이준석 "국회해산권" 강변에 이상돈 "尹 계엄 옹호"
3차토론후 '퀀텀 점프' 호언했던 이준석 호된 역풍에 직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준석 후보에게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그 권한이 있었다면 계엄을 안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며 "이 얘기 듣고 무서웠다. 윤석열이라면 국회 해산하고 계엄하고도 남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회 해산권 가진 나라가 있나. 우리 역사를 봐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 정권 때 한 일"이라며 "얘기는 독재 정권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로 들린다"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에 "국회 해산권은 실제 내각제 국가에서 많이 운용한다. 군대로 해산하는 거 아니다. '다시 선거하자, 국민 민의를 묻자'는 의미로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으나, 권 후보는 "내각제에서 당연히 국회 해산권이 있다. (국회가) 총리 불신임 당연히 할 수 있고, 서로 견제가 된다. 우리는 대통령제여서 국회가 없어지면 (대통령) 견제 기능이 없다. 대통령 1인 치하가 되는 거다. 독재 유도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국회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선거 다시 하는데, 왜 독재가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나아가 이재명 후보 아들의 과거 논란을 언급하며 권 후보에게 “민노당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 얘기할 때 ‘여성의 성기나 이런 곳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 이랬다면 이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 후보의 '국회 해산권' 주장은 여성신체 발언 등과 맞물려 여론의 비판을 자초했다. 3차 토론을 마치면 자신의 지지율이 '퀀텀 점프'할 것이라던 호언과 정반대로 상황이 흘러가는 양상이다.
헌법학자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토론에서 의회 독재를 막기 위해서 대통령에게 국회 해산권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거론됐다"며 "12. 3 사태 후에 여권에서 계엄을 옹호하기 위한 논리로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면 대통령도 국회를 해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말하자면 윤석열이 국회를 해산할 수 없어서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격"이라며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대선 후보로 나왔다면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입헌주의와 대의민주주주의, 그리고 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며 이준석 후보를 맹질타했다.
그는 "우리에게도 대통령이 국회 해산권을 갖고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바로 1972년 10월 유신 후 만들어진 유신 헌법과 전두환의 5공 헌법이었다. (내가 대학 3학년 때 유신 사태가 발생했고 몇몇 어용 교수가 만들어낸 유신헌법을 보고 나는 그만 절망해 버렸다)"며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가 혼용된 이원적 정부에선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할 수 있도록 했는데, 독일 바이마르 헌법과 프랑스 5공헌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두 제도의 장점을 결부시켰다고 생각했으나 이는 정국 혼란과 히틀러의 등장을 초래하고 말았다"며 "이원적 정부를 탄생시킨 1958년 프랑스 헌법은 식민지 문제를 두고 혼란에 빠진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 드골을 대통령으로 초빙하기 위한 위인설관(爲人設官)식 제도로 보편적 타당성을 결여한 헌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987년 헌법 체제가 수명을 다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고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을 삭제해서 대통령제의 원형으로 복원했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며 "대통령이 국회 해산권을 갖고 있지 않아서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이 국회 안에 있다는 사실은 일종의 코미디"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 후보의 여성 신체 발언에 대해서도 "방송은 물론이고 공적인 자리에서 올려서는 안 되는 단어를 거침없이 입에 올렸다는 점에서 세계 정치사에 없는 기록을 세운 꼴"이라며 "미국 같으면 대선 후보가 F word(Fxxx)나 N word(Nxxxx)를 공식 토론에서 입에 올린 격이다. 미국도 요즘은 정치 수준이 형편없어 졌으나 이 같은 경우라면 진행자가 토론을 중단시켰을 것이고 그런 발언을 한 후보는 그것으로 끝이 났을 것"이라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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