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우리가 촛불의 배후가 되어드리겠다"
<현장> 7천여명 운집, 시민들 '사제단'에 감사 표시
서울시가 잔디 교체를 명목으로 파헤쳐놓은 광장에는 7천여명(경찰 추산 1천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시국미사를 함께 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직장인들을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합류하고 있어 가두행진이 시작되는 오후 8시께는 1만여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시국미사 이틀째, 7천명 운집
사제단 총무 김인국 신부의 사회로 진행되고 있는 시국미사는 더 많은 시민들의 참석을 위해 30여분간 지여됐으며 경찰은 이날도 태평로 방향을 전경버스로 통제하고 있다. 경찰은 광화문 사거리에도 전경버스를 수십여대 배치하고 왕복 1개 차선을 통해 교통을 소통시키고 있다.
김 신부는 시국미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임채진 검찰총장이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을 불순세력이라고 하셨는데 우리 사제단이 그 불순세력이 되어드리겠다"고 말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그는 이어 "임채진 검찰총장, 어청수 경찰청장,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우리의 촛불은 어둠을 밝히고 몸과 마음을 맑게하는 촛불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제단은 이날도 가두행진의 선두에 설 예정이며 을지로~명동~종로를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와 평화적인 집회 마무리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사제단의 시국미사는 2일에도 이어지며 민주노총도 이날 오후 현대자동차 등 완성4사를 비롯해 금속연맹, 화섬연맹 위주로 총파업 투쟁에 나선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이틀째 침묵기도회 개최
이에 앞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이날 김효석 목사를 비롯한 관계자 10여명이 오후 3시부터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이틀째 침묵 기도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3일까지 매일 오후 3시에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침묵기도회를 열고 오는 5일 저녁에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1천명 기독인 합창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또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비롯해 한국기독교장로회, 구세군 등도 개신교계 합동으로 대한성공회대성당에서 오후 4시부터 시국기도회를 연다.
시민들 "사제단 신부님들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한편 이날도 사제단의 서울광장 천막농성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격려와 감사를 전했다.
시민 강영화(35)씨는 "난 종교가 없지만 어제 보도를 통해 시국미사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며 "국가와 국민을 걱정하는 신부님들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신부님들이 단식농성을 마칠때까지 매일 미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째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는 대학생 강모(25)씨도 "물대포와 곤봉, 방패에 맞으면서도 과연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자주했었다"며 "하지만 종교계가 이렇게 나서 시민들의 촛불이 정당했다는 것을 보여주니 위로도 되고 힘도 많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참에 카톨릭으로 개종이라도 해야겠다"고 웃으며 다시 서울광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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