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불교, '서울광장 원천봉쇄' 무력화
금주 잇따라 시국미사-법회 개최. 종교행사는 '집시법 열외'
현행 집시법으론 종교계의 시국집회를 막을 수 없으며, 종교지도자들을 강력 진압할 경우 신자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사제단, 30일 저녁 서울광장 시국미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30일 오후 6시 시청광장에서 국민 존엄을 선언하고 국가권력의 회개를 촉구하는 비상시국회의 및 시국미사를 봉행한다. 사제단이 도심 한 가운데에서 대규모 시국미사를 갖는 것은 1987년 6월항쟁이래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회의는 시국미사가 끝나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광장을 출발점으로 재차 촛불행진을 벌일 예정이며 사제단도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사제단은 "천주교는 타종교를 존중한다. 그러므로 타종교인, 무종교인이라도 천주교를 존중하시는 분은 누구든지 제한없이 참례하실 수 있다"며 시국미사에 일반인들도 참석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사제단은 또 "미사는 집시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므로 그 누구도 불법집회라고 할 수 없다"며 '학문, 예술, 체육, 종교, 의식, 친목, 오락, 관혼상제 및 국경행사에 관한 집회에는 제6조부터 제12조까지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집시법 제15조 (적용의 배제)를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불교계, 7월4일 시국법회
최근 '사찰이름 삭제' '어청수 경찰청장 선교포스터' 등으로 현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불교계도 오는 7월4일 서울시청 앞에서 시국법회를 봉행키로 했다.
수경스님(화계사 주지)과 불교환경연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교계단체 대표들과 활동가들은 29일과 30일 조계사 설법전에서 잇따라 연석회의를 갖고 7월 4일 서울광장에서 시국법회를 봉행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계사, 도선사, 불광사, 화계사, 길상사, 능인선원 등 서울시내 주요사찰과 불교환경연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참여불교재가연대, 전국교사불자연합회, 인드라망, 대한불교청년회, 나누며하나되기운동본부, YBA 등 불교계 사찰과 단체들이 대거 참여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교계의 불만이 얼마나 큰가를 실감케 했다.
이들은 가칭‘시국법회 추진위원회’을 조직해 시국법회를 봉행키로 결정하고 추진위원장은 화계사 주지 수경스님 등 3인이 맡기로 했다.
이밖에 개신도의 YMCA와 NCC정의평화위원회 등 기독교계에서도 6월 30일 경찰청 항의방문에 이어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매일 침묵기도회를 열고, 오는 7월3일 시국기도회를 여는 등 이번주를 '폭력정권 규탄 기독교 행동주간'으로 선포했다.
이같은 종교계의 잇따른 서울광장 집회 계획 발표에 대해 당초 29일부터 서울광장 원천봉쇄를 통해 촛불집회를 무력화하려던 경찰은 크게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천주교 30일, 불교계 7월4일 등으로 시국집회가 계속될 경우 대책회의가 구상하고 있는 7월2일과 7월5일 대규모 집회 계획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서울광장 원천봉쇄를 통해 촛불을 끄려던 계획에 일대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경찰이 과연 예기치 못한 복병으로 출현한 종교계 집회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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