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치' 피겨 GP파이널, 마땅한 아이스링크 없다?
목동링크, 고양 어울림누리 시설 열악. 국제기준에 미달
이 대회의 진행을 주관하게 될 대한빙상경기연맹(이하 빙상연맹)은 전국의 아이스링크를 보유한 각 지방자치단체에 유치 의향서를 보낸 결과 서울시와 고양시로부터 유치 의향을 받았고, 그 결과 경기장소로 목동 아이스링크 또는 올해 초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를 치러낸 고양시 덕양구 소재 어울림누리 얼음마루를 물망에 올려두고 있다.
동계올림픽 기준, 관중석 7천석 이상에 20-25개 룸 확보 필요
참고로 ISU는 동계올림픽을 치르는 아이스링크에 대해서만 7천석 이상의 관중석 규모를 요구할 뿐 ISU 주관의 4대륙 대회나 그랑프리 대회에는 관중석 규모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나 그랑프리 파이널을 개최할 경기장에 대해 최소 20-25개의 룸을 보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준에 따르자면 목동아이스링크나 어울림누리는 관중석 규모면에서는 걸릴 것이 없다. 그러나 일정 수 이상의 룸 확보의 기준에서 보면 6개의 룸을 보유한 목동 아이스링크는 기준에 미달하고 어울림누리만이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어울림누리만이 그랑프리 파이널 개최의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세계적 권위의 대회를 치르기에는 시설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참고로 김연아가 시니어 데뷔 첫 시즌인 2006-2007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던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아이스 팰리스' 아아스링크의 경우 1만2천300여석의 관중석 규모였고,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경기장이자 2007-2008 시즌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렸던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아이스링크의 경우 관중석 규모가 8천여석 수준이었다.
분명 목동 아이스링크(5천100여석)나 어울림누리(2678석)와는 큰 차이가 나는 규모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대회 기간중 취재진과 기타 경기진행에 필요한 좌석을 미리 유보석으로 빼 놓을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로 일반 관중이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관중석은 훨씬 줄어들게 된다.
이에 대해 국내 피겨 팬들은 대체적으로 어울림누리 빙상장은 관중석이 지나치게 적어 적합하지 않다며, 어울림누리 개최를 반대하고 있다. 앞서 어울림누리에서 열렸던 4대륙 대회에서 한 차례 혹독한 '티켓확보 전쟁'을 치른 경험때문이다.
올림픽 체조경기장 개조 등 '제3의' 장소 확보 고려해 볼 만
그 결과 팬들은 목동 아이스링크 내지 제3의 장소를 경기장소로 확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제3의 장소를 요구하는 팬들은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수용인원 1만5천명) 등 다른 용도의 체육관 내지 장소를 특설 아이스링크로 개조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빙상연맹은 체조경기장의 개조요구에 대해 체조경기장의 관리주체가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아닌 국민체육진흥공단이어서 절차상 문제가 있고, 특설로 설치되는 아이스링크인 만큼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달 19일부터 잠실 학생체육관(7천2백여석)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아사다 마오, 스테판 랑비엘 등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팅 스타플레이어들이 출연하는 아이스쇼가 개최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체조경기장 내지 다른 용도의 공간을 개조하는 방법이 전혀 불가능한 방법은 아닌 것이 사실이다.
2008-2009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는 김연아의 대회 3시즌 연속 우승이 달려 있는 대회라는 점에서 국내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팬들은 김연아가 그동안 타국에서 텃세에 시달려가며 2연패를 이뤄냈지만 홈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 만큼은 수많은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속에 3연패를 달성해 주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빙상연맹이 아이스링크 문제에 대한 묘안을 내놓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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