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에서 주수도는 ‘교주’ 그 자체였다”
<현장> 35만명 사업자 울린 주수도, 피해액 최대 2조원 육박
A(남, 54세)씨는 요즘들어 하루하루 한숨으로 날을 지샌다. 지난 2003년 3월까지 국내 모 농업관련 회사에서 일한 그는 회사가 외국계 기업으로 팔려가는 바람에 구조 조정 돼, 18년간 일하던 회사를 떠나야했다. 하루아침에 다니던 회사에서 쫓겨난 A씨는 어떡하든 직장을 구해보려고 전전긍긍했지만 더 이상 세상은 A씨를 필요로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택시기사도 해보았고 허드렛일도 해봤지만 평생 책상 일에만 익숙한 그가 새로운 일에 적응하기도 힘들었다. 그러던 차에 주위 사람이 A씨에게 ‘제이유(JU)’라는 다단계 판매업체를 소개시켜주었다. 지난 1999년 (주)JTN으로 출발한 JU그룹(회장 주수도)은 세계적 다단계 업체인 ‘암웨이’를 제치고 국내 최대 다단계 판매업체로 등극한 업체.
공유 마케팅? 허구적 논리에 35만명 사업자 현혹
특히 지난 2002년부터 주수도(50) 회장이 개발했다는 신종 다단계 판매기법인 ‘소비자생활 마케팅(혹은 공유마케팅)’으로 지난 해에만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JU그룹은 사회저명인사들의 대거 참여와 일부 언론사들의 보도에 힘입어 다단계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통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이러한 언론보도가 가능했던 배경으로 일부에서는 주 회장이 일부 신문사에 자금을 대고 출판물을 제작하게 후원했고, 또 신문사 주최의 각종 행사에 수억원에 이르는 후원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했다는 배경을 들고있다.
JU그룹의 이른바 ‘공유 마케팅’이란, 상위사업자가 하위사업자인 회원들을 계속해서 확보해야만 사업자의 수익(후원 수당)이 늘어난다는 일반적인 다단계 업체들의 사업방식과는 달리, 사업자가 물건을 구매하기만 해도 물건가의 최대 250%를 후원수당으로 지급한다는 것.
단 각 물건마다 일정의 포인트 비율을 매겨(JU에서는 이를 PV, 즉 price value라고 한다) PV가 높은 물품을 구매 할수록 해당사업자에게 쌓이는 포인트가 높도록 설정했다.
이렇게 하여 일정정도의 포인트에 도달한 사업자는 JU로부터 구매물품의 최대 2백50%까지 수당을 지급받는다는 논리였다. 쉽게 정리해, 1백원어치의 물품을 구매한 사업자가 최대 2백50원에 이르는 후원수당을 받는다는 것.
JU그룹의 화려한 자문 인사들과 일부 언론의 대서특필에 매료당한 A씨는 2004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JU그룹 다단계 판매 사업자로 뛰어든다. A씨는 5개월만에 2억 5천만원에 가까운 물품을 구매했고, 급기야 아파트 담보 융자금 1억 7천만원을 대출 받아 다단계 판매사업물품구입 비용으로 썼다.
사업시작 처음 2~3개월 가까이는 JU그룹이 선전한 대로 후원수당이 그런대로 나왔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수당이 1/3, 1/4로 계속 줄어들더니 4개월 째 부터는 아예 수당이 지급되지 않았다. A씨는 사측에 항의도 해 보았지만 그때마다 JU그룹은 “더 많은 수당을 받기위해서는 새로운 공유기법을 따라야 한다”면서 포인트제 지급 방식을 계속 변경해 나갔고 A씨 역시 이미 투자한 금액이 있기에 울며겨자 먹기로 JU그룹의 방침을 따라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루하루 고통의 나날이었다. 앞서 지적한대로 JU그룹의 공유마케팅 전략은 JU그룹이 출고하는 모든 물품에 동일한 PV를 적용해 포인트가 쌓이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사업자가 더 많이, 더 빨리 포인트를 쌓아 후원수당을 받기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잘 팔리는 물품보다,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PV가 높은 물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PV가 높은 물품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물건의 최대 10배까지 높게 책정되는 어이없는 경우가 발생했다.
A씨가 구매한 버섯세트역시 1상자에 10만원에 육박해 도저히 일반인에게 판매하기가 어려웠다. 그가 JU그룹과 사업하던 9개월 동안, 3억 6천만원치의 물품을 구매했지만 그 중 유일하게 팔아 본 것은 고작 3백만원치에 불과하다. 그것도 그가 18년동안 재직하던 회사 후배에 통사정 해, 추석 선물세트로 직원들에게 나눠준 버섯세트 3백만원어치가 전부다.
“비참하더군요. 난감해하던 후배 얼굴 보기도 민망했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먹고 살 길도 없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나더군요. 그래도 이제껏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A씨처럼 JU그룹 사업자들은 하나같이 터무니없는 고가의 회사 물품에, 아예 물건을 팔 생각조차 없게 만든다고 한다. 심지어 사측에서도 수시로 구매한 물품을 사업자에게 납품하지 않고 미루는 일이 잦아, 결국에는 서류에서만 물품이 오고가는 일이 발생했다.
주수도, 신던 양말 벗어 냄새맡으며 “우리 JU 양말은 냄새도 안나...”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물건을 구매하기만 해도 물건가의 2백50%까지 수당이 지급된다”는 JU그룹의 선전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주수도 회장은 자신이 직접 회원들에게 주입식 교육을 반복적으로 실시해 이같은 의심을 무마시켰다.
주 회장은 JU그룹의 사내방송인 ‘JU 인터넷 방송’에 매일 아침마다 출연, 전날의 매출실적과 사업자들을 독려하는 일을 펼쳐 나갔다. 한 사업자는 “주수도 회장이 전 세계에 유래없는 화상 회의시스템을 매일같이 하며 사업자들을 챙기는 것을 보고 꽤 인상이 깊었다”며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강의하는 것에 대해 ‘무한한 열정’까지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주 회장은 사업자들에게 “암웨이를 이겨 대한민국의 수많은 중소기업을 살려야 한다”면서 “사업자 모두가 부자가 되면 본인은 과감하게 내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대한민국의 평화 재단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주 회장의 강연은 JU그룹의 물품을 최대한 사업자들이 많이 구매하도록 독려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 하루는 주 회장이 화상회의에서 “우리 JU 양말은 아무리 신어도 냄새가 안난다”며 “난 이 양말을 일주일이나 신었는데 냄새가 안나”라고 자신이 신고있던 양말을 벗어 냄새까지 맡아 보였다고 한다.
또 주 회장은 9만원에 이르는 비누세트를 선전하며 “이 비누는 우리가 특수한 재질로 자체개발한 것으로, TV 옆에만 놓아둬도 전자파를 흡수하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발언도 했다고 피해 사업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주 회장이 그 날 들고나온 물품은 화상회의 직후 날개돋힌 듯 사업자들로부터 주문쇄도가 이루어진다. 이유는 회장이 직접 선전하는 물품이 PV가 높게 책정돼 포인트가 빨리 적립되기 때문.
이런 터무니없는 주 회장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35만명에 달하는 JU그룹 사업자들은 그를 신뢰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본사에서 이뤄지는 주 회장 특강에 아침부터 사람이 몰려 그를 기다렸다. 사업자들은 그의 강의를 듣기위해 번호표까지 받으며 줄을 섰다. 한 피해사업자는 “주수도는 JU에서 그야말로 ‘교주’였다. 아니 교주보다 더 했다”고 증언했다.
전직의원.장관 등 사회 저명인사들이 자문위원, 주수도 신뢰하게 된 결정적 이유
물론 주수도 회장 개인만 보고 사업자들이 전폭적으로 JU그룹을 신뢰한 것은 아니다. JU그룹이 내세우는 이른바 자문위원 명단이 사업자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쌓게 만들었다. 44명에 이르는 JU그룹 자문위원 명단에는 ▲4선 국회의원 출신의 B ▲전직의원이자 학습지 대표인 C ▲전 경찰총경 D ▲국내 방송사 간부 E 등이 포진 돼 있다.
한마디로 전직의원, 판사, 군 장성, 심지어 대학 학장까지 JU그룹 자문위원은 우리 사회 각계 각층의 저명인사들이 골고루 망라된 셈이었다. 마당발로 통하는 주 회장은 이들 이외도 정관계, 언론, 재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인맥을 과시하며 JU그룹의 원활한 사업을 위해 수백억원대의 로비자금을 살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 사업자는 “아니 XX 의원이나 TV에서나 늘 보던 높은 사람들이 JU방송에 직접나와 주수도 회장님, 회장님 그러는데 어떤 사람이 이 회사가 사기꾼 집단이라고 의심이나 했겠냐”고 반문했다.
피해자 최대 20만명 줄 소송 예고, “피해 가정 공중 분해 될 수도”
결국 35만명에 달하는 사업자들에 약속한 수당과 물품을 제 때 공급하지 못한 JU그룹은 최근 극심한 경영난을 겪게 됐고, JU 사업자 52인은 지난 14일 서울동부 지검에 주수도 회장을 비롯한 일부 계열사 이사들을 사기죄로 고소했다.
이번 주 회장에 대한 고소에 참여한 ‘제이유사업피해자 고소인 모임’(고소모, cafe.daum.net/jugosoin)은 “주수도가 ‘조금만 기다려라’라며 또다시 우리를 현혹시키고 있다”며 “우리가 지금 원하는 것은 당장 JU그룹 사업을 못하게 하고 주수도를 즉각 구속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JU그룹에 일말의 희망을 갖고 JU그룹을 지속시키는 것은 더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하는 길”이라며 “일단 주수도를 구속시키고 그가 쌓아두었다는 비자금과 전 재산을 찾아내 피해 사업자들에게 보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35만명의 JU그룹 사업자 중 최소10만에서 최대 20만에 이르는 사업자들이 피해자들로 추정되고, 관련업계에서는 이들 피해사업자들의 전체 피해액을 2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사업자의 10%에 해당하는 3만 5천명에 달하는 사업자가 평균 2~3억원대의 사기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업계의 한 종사자는 “만약 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수억원대를 날린 사업자들의 가정이 공중 분해될 것”이라며 “다가올 ‘JU 대란’이 사회전체를 흔들어 놓을만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소모 등 피해사업자들은 이 달 말, 2차 고소인단을 구성해 검찰에 주 회장을 추가로 고소하기로 하는 등 향후 피해사업자들의 줄 소송이 예고되고 있다.
이 사건을 맡고있는 서울 동부지검 형사 6부(부장검사 김진모)는 검찰 출두에 불응하고 있는 주수도 회장에 대해 지난 19일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검거에 나섰다. 그러나 도피중인 주 회장은 22일 JU 사내 뉴스를 통해 “더 이상의 배신, 모함, 시체에 칼꼽기는 제발 제이유 안에서 일어나서는 안된다”며 거듭 사업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검찰은 체포조를 구성해 주 회장 검거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주 회장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이후 A씨는 택시기사도 해보았고 허드렛일도 해봤지만 평생 책상 일에만 익숙한 그가 새로운 일에 적응하기도 힘들었다. 그러던 차에 주위 사람이 A씨에게 ‘제이유(JU)’라는 다단계 판매업체를 소개시켜주었다. 지난 1999년 (주)JTN으로 출발한 JU그룹(회장 주수도)은 세계적 다단계 업체인 ‘암웨이’를 제치고 국내 최대 다단계 판매업체로 등극한 업체.
공유 마케팅? 허구적 논리에 35만명 사업자 현혹
특히 지난 2002년부터 주수도(50) 회장이 개발했다는 신종 다단계 판매기법인 ‘소비자생활 마케팅(혹은 공유마케팅)’으로 지난 해에만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JU그룹은 사회저명인사들의 대거 참여와 일부 언론사들의 보도에 힘입어 다단계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통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이러한 언론보도가 가능했던 배경으로 일부에서는 주 회장이 일부 신문사에 자금을 대고 출판물을 제작하게 후원했고, 또 신문사 주최의 각종 행사에 수억원에 이르는 후원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했다는 배경을 들고있다.
JU그룹의 이른바 ‘공유 마케팅’이란, 상위사업자가 하위사업자인 회원들을 계속해서 확보해야만 사업자의 수익(후원 수당)이 늘어난다는 일반적인 다단계 업체들의 사업방식과는 달리, 사업자가 물건을 구매하기만 해도 물건가의 최대 250%를 후원수당으로 지급한다는 것.
단 각 물건마다 일정의 포인트 비율을 매겨(JU에서는 이를 PV, 즉 price value라고 한다) PV가 높은 물품을 구매 할수록 해당사업자에게 쌓이는 포인트가 높도록 설정했다.
이렇게 하여 일정정도의 포인트에 도달한 사업자는 JU로부터 구매물품의 최대 2백50%까지 수당을 지급받는다는 논리였다. 쉽게 정리해, 1백원어치의 물품을 구매한 사업자가 최대 2백50원에 이르는 후원수당을 받는다는 것.
JU그룹의 화려한 자문 인사들과 일부 언론의 대서특필에 매료당한 A씨는 2004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JU그룹 다단계 판매 사업자로 뛰어든다. A씨는 5개월만에 2억 5천만원에 가까운 물품을 구매했고, 급기야 아파트 담보 융자금 1억 7천만원을 대출 받아 다단계 판매사업물품구입 비용으로 썼다.
사업시작 처음 2~3개월 가까이는 JU그룹이 선전한 대로 후원수당이 그런대로 나왔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수당이 1/3, 1/4로 계속 줄어들더니 4개월 째 부터는 아예 수당이 지급되지 않았다. A씨는 사측에 항의도 해 보았지만 그때마다 JU그룹은 “더 많은 수당을 받기위해서는 새로운 공유기법을 따라야 한다”면서 포인트제 지급 방식을 계속 변경해 나갔고 A씨 역시 이미 투자한 금액이 있기에 울며겨자 먹기로 JU그룹의 방침을 따라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루하루 고통의 나날이었다. 앞서 지적한대로 JU그룹의 공유마케팅 전략은 JU그룹이 출고하는 모든 물품에 동일한 PV를 적용해 포인트가 쌓이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사업자가 더 많이, 더 빨리 포인트를 쌓아 후원수당을 받기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잘 팔리는 물품보다,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PV가 높은 물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PV가 높은 물품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물건의 최대 10배까지 높게 책정되는 어이없는 경우가 발생했다.
A씨가 구매한 버섯세트역시 1상자에 10만원에 육박해 도저히 일반인에게 판매하기가 어려웠다. 그가 JU그룹과 사업하던 9개월 동안, 3억 6천만원치의 물품을 구매했지만 그 중 유일하게 팔아 본 것은 고작 3백만원치에 불과하다. 그것도 그가 18년동안 재직하던 회사 후배에 통사정 해, 추석 선물세트로 직원들에게 나눠준 버섯세트 3백만원어치가 전부다.
“비참하더군요. 난감해하던 후배 얼굴 보기도 민망했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먹고 살 길도 없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나더군요. 그래도 이제껏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A씨처럼 JU그룹 사업자들은 하나같이 터무니없는 고가의 회사 물품에, 아예 물건을 팔 생각조차 없게 만든다고 한다. 심지어 사측에서도 수시로 구매한 물품을 사업자에게 납품하지 않고 미루는 일이 잦아, 결국에는 서류에서만 물품이 오고가는 일이 발생했다.
주수도, 신던 양말 벗어 냄새맡으며 “우리 JU 양말은 냄새도 안나...”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물건을 구매하기만 해도 물건가의 2백50%까지 수당이 지급된다”는 JU그룹의 선전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주수도 회장은 자신이 직접 회원들에게 주입식 교육을 반복적으로 실시해 이같은 의심을 무마시켰다.
주 회장은 JU그룹의 사내방송인 ‘JU 인터넷 방송’에 매일 아침마다 출연, 전날의 매출실적과 사업자들을 독려하는 일을 펼쳐 나갔다. 한 사업자는 “주수도 회장이 전 세계에 유래없는 화상 회의시스템을 매일같이 하며 사업자들을 챙기는 것을 보고 꽤 인상이 깊었다”며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강의하는 것에 대해 ‘무한한 열정’까지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주 회장은 사업자들에게 “암웨이를 이겨 대한민국의 수많은 중소기업을 살려야 한다”면서 “사업자 모두가 부자가 되면 본인은 과감하게 내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대한민국의 평화 재단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주 회장의 강연은 JU그룹의 물품을 최대한 사업자들이 많이 구매하도록 독려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 하루는 주 회장이 화상회의에서 “우리 JU 양말은 아무리 신어도 냄새가 안난다”며 “난 이 양말을 일주일이나 신었는데 냄새가 안나”라고 자신이 신고있던 양말을 벗어 냄새까지 맡아 보였다고 한다.
또 주 회장은 9만원에 이르는 비누세트를 선전하며 “이 비누는 우리가 특수한 재질로 자체개발한 것으로, TV 옆에만 놓아둬도 전자파를 흡수하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발언도 했다고 피해 사업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주 회장이 그 날 들고나온 물품은 화상회의 직후 날개돋힌 듯 사업자들로부터 주문쇄도가 이루어진다. 이유는 회장이 직접 선전하는 물품이 PV가 높게 책정돼 포인트가 빨리 적립되기 때문.
이런 터무니없는 주 회장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35만명에 달하는 JU그룹 사업자들은 그를 신뢰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본사에서 이뤄지는 주 회장 특강에 아침부터 사람이 몰려 그를 기다렸다. 사업자들은 그의 강의를 듣기위해 번호표까지 받으며 줄을 섰다. 한 피해사업자는 “주수도는 JU에서 그야말로 ‘교주’였다. 아니 교주보다 더 했다”고 증언했다.
전직의원.장관 등 사회 저명인사들이 자문위원, 주수도 신뢰하게 된 결정적 이유
물론 주수도 회장 개인만 보고 사업자들이 전폭적으로 JU그룹을 신뢰한 것은 아니다. JU그룹이 내세우는 이른바 자문위원 명단이 사업자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쌓게 만들었다. 44명에 이르는 JU그룹 자문위원 명단에는 ▲4선 국회의원 출신의 B ▲전직의원이자 학습지 대표인 C ▲전 경찰총경 D ▲국내 방송사 간부 E 등이 포진 돼 있다.
한마디로 전직의원, 판사, 군 장성, 심지어 대학 학장까지 JU그룹 자문위원은 우리 사회 각계 각층의 저명인사들이 골고루 망라된 셈이었다. 마당발로 통하는 주 회장은 이들 이외도 정관계, 언론, 재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인맥을 과시하며 JU그룹의 원활한 사업을 위해 수백억원대의 로비자금을 살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 사업자는 “아니 XX 의원이나 TV에서나 늘 보던 높은 사람들이 JU방송에 직접나와 주수도 회장님, 회장님 그러는데 어떤 사람이 이 회사가 사기꾼 집단이라고 의심이나 했겠냐”고 반문했다.
피해자 최대 20만명 줄 소송 예고, “피해 가정 공중 분해 될 수도”
결국 35만명에 달하는 사업자들에 약속한 수당과 물품을 제 때 공급하지 못한 JU그룹은 최근 극심한 경영난을 겪게 됐고, JU 사업자 52인은 지난 14일 서울동부 지검에 주수도 회장을 비롯한 일부 계열사 이사들을 사기죄로 고소했다.
이번 주 회장에 대한 고소에 참여한 ‘제이유사업피해자 고소인 모임’(고소모, cafe.daum.net/jugosoin)은 “주수도가 ‘조금만 기다려라’라며 또다시 우리를 현혹시키고 있다”며 “우리가 지금 원하는 것은 당장 JU그룹 사업을 못하게 하고 주수도를 즉각 구속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JU그룹에 일말의 희망을 갖고 JU그룹을 지속시키는 것은 더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하는 길”이라며 “일단 주수도를 구속시키고 그가 쌓아두었다는 비자금과 전 재산을 찾아내 피해 사업자들에게 보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35만명의 JU그룹 사업자 중 최소10만에서 최대 20만에 이르는 사업자들이 피해자들로 추정되고, 관련업계에서는 이들 피해사업자들의 전체 피해액을 2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사업자의 10%에 해당하는 3만 5천명에 달하는 사업자가 평균 2~3억원대의 사기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업계의 한 종사자는 “만약 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수억원대를 날린 사업자들의 가정이 공중 분해될 것”이라며 “다가올 ‘JU 대란’이 사회전체를 흔들어 놓을만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소모 등 피해사업자들은 이 달 말, 2차 고소인단을 구성해 검찰에 주 회장을 추가로 고소하기로 하는 등 향후 피해사업자들의 줄 소송이 예고되고 있다.
이 사건을 맡고있는 서울 동부지검 형사 6부(부장검사 김진모)는 검찰 출두에 불응하고 있는 주수도 회장에 대해 지난 19일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검거에 나섰다. 그러나 도피중인 주 회장은 22일 JU 사내 뉴스를 통해 “더 이상의 배신, 모함, 시체에 칼꼽기는 제발 제이유 안에서 일어나서는 안된다”며 거듭 사업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검찰은 체포조를 구성해 주 회장 검거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주 회장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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