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김대중 "좌파선동, 국민에게 먹혀들고 있다"
"이명박 너무 나대 국민신뢰 잃어. 앞으로 5년이 걱정"
김대중 고문은 이날 오후 <조선닷컴>에 특별기고한 'MB, 세상을 너무 얕봤다'라는 글을 통해 이 대통령의 시대적 과제를 경제살리기, 좌파척결, 한미동맹 복원으로 규정한 뒤, "이 대통령은 이런 정책노선을 수행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서 좌초하고 있다"며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정책수단을 잘못 선정한 때문이고 한편으로는 자신을 과신하거나 ‘국민지지’를 과대평가한 자만심에 기인한다. 한마디로 너무 나댄 결과"라며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지율 동반폭락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 고문은 이어 "사람들이 실망하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정권이 ‘부자들의 클럽’이라는 점 때문"이라며 "누구나 ‘재산이 많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재산을 어떻게 취득했는가가 문제’라는 일반론을 수긍하면서도 재산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을 고깝게 보는 것이 현실"이라며, 부동산투기를 통한 축재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을 마치 있는자에 대한 시기인양 해석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상대적 박탈감과 괴리감·이질감을 여지없이 작동시키는 것으로, 결코 이성으로 소화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재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합리적으로 취득했을 가능성이 희박해지며 또 돈 많은 사람들이 돈 없고 힘 없는 다수 국민들의 처지를 돌보는 정치를 할 턱이 없다는 자괴감까지 유발하던 차였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작금의 쇠고기 파동과 관련, "마침내 '이런 부자들이 국민이 먹는 쇠고기를 수입하는 데 있어 국민건강을 백안시 했다'는 좌파의 선동이 기회를 포착했고 이것이 먹혀들고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라며 "쇠고기수입 협상에서 한국 측이 ‘검역주권을 포기했다’거나 ‘미국사람 먹는 고기는 30개월 미만짜리이고 우리는 미국사람 안 먹는 고기를 수입하는 것’이라는 등등의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밑바닥에는 ‘쇠고기’ 자체보다 ‘MB가 너무 잘난 척한다’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안다’는 등의 역겨움이 깔려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은 친(親)기업 정책에서도 독선적인 면을 보였다. 친기업과 친노조는 반드시 대립적인 것이 아닐 수 있는데도 그는 노조세력을 끌어안는 모습에 인색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행사다운 행사 하나 제대로 연출하지 않은 MB에게 노조가 애정(?)을 가질 리 없다"며 "그가 비(非)노조를 넘어 반(反)노조로 내몰리는 날, 그의 친기업정책 역시 험난한 길에 들어설 것이다. 이미 그런 조짐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며 최근 노동계의 심상치 않는 반이명박 기류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이 자신의 대북정책이 역풍에 내몰릴 가능성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도 관심거리다. 지금은 그의 ‘비핵·개방·3000’ 구상에 따라 일방적 대북 퍼주기에 브레이크가 걸려 있지만, 앞으로 세계적인 식량난의 여파와 대북지원의 중단에 따른 북한의 기아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을 때 어떤 타협 내지 굴복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며 "그것은 곧 그의 대북지원 중단정책의 한계를 드러내는 일이며 이때 동포살리기를 내세운 국내 좌파의 역공이 국민에게 먹혀들어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의 자기과신(過信)과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의 ‘강제된 리더십’은 한·미관계 복원 문제에서 더욱 두드러졌다"며 "미국은 오랫동안 동맹국과 약소국을 다루어온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노련한 강대국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그 정수(?)를 이 대통령에게 구사했고 이 대통령은 그것에 쉽게 넘어가 크게 고무된 듯하다"며 한미정상회담을 부시에게 이 대통령이 패한 게임으로 평가했다.
그는 "나라의 운용에 있어 드라마틱한 반전은 조심스레 다뤄야 한다"며 "그는 대미·대노조·대북문제 등에 있어 단계적·점진적 전환을 도모했어야 했다. 그야말로 일거에 우향우로 가기보다 우선 반(半)우향우부터 시작해서 ‘좌파 10년’에 익숙해진 국민적 사고를 걸러내는 접근법을 썼더라면 그의 정치는 보다 순항했으리라 본다. 그것이 좌파의 설 자리를 서서히 제거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은 이 대통령의 정치력 부재(不在), 자기에 대한 과신, ‘조언을 듣는 자세’의 부족 등이 빚어낸 직접적인 결과"라며 "그는 청와대와 내각을 구성하는 데 있어 인선(人選)을 잘못함으로써 국민의 빈축을 샀고 당내 비주류 또는 친박근혜 세력을 제대로 수용할 줄 모르는 자만심으로 인해 정치적 승자로서의 입지를 업그레이드 하는 데도 실패했다. 거기다가 이제 좌파에 또다시 ‘촛불’을 허용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MB의 시련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5년이 걱정이다"라고 향후 상황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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