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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 간 딴따라'들의 시선끌기 선동?

<매경> "문제의 '개념 연예인' 상당수는 잊혀진 스타들"

미국 쇠고기 전면개방 파문을 계기로 인터넷상에 '개념 연예인'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 소신을 거침없이 밝히는 대중연예인들을 일컫는 말이다.

정부-보수언론 맹비난, "미친 발언" "매니저가 대신 써"

정부나 보수언론들은 당연히 '개념연예인'의 출현에 마뜩찮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가 지난 5일 사설을 통해 가장 먼저 소신발언을 한 탤런트 김민선을 향해 "미친 발언"을 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포문을 열었고, 다음날인 6일 다른 보수신문들도 이들을 비난하는 행렬에 동참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6일 국무회의에서 "일부 연예인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비판의 수준을 넘어서 사실이 아닌 글을 게재하는 경우가 있어서 알아봤다"며 "연예인 본인보다는 매니지먼트 회사나, 다른 사람이 쓴 글이 그 연예인의 이름으로 올린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일이 있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하겠다"며 '인기관리' 차원의 행위로 규정하며 단속방침을 밝혔다.

<매경> "문제발언한 연예인 상당수는 잊혀진 스타들"

7일에는 <매일경제>가 이들의 뒤를 이어 연예인 비난행렬에 가세했다. <매경>의 문모 기자는 '연예인들의 무분별한 막말'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스타의식으로 충만한 일부 연예인들이 자신의 영향력과 지지세력을 등에 업고 중요한 사회적 이슈를 감정적이고 소모적인 논쟁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위험천만하다"며 "특히 일부 연예인들이 `이름 알리기` 마케팅으로 이번 쇠고기 사태를 이용한다면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라며 이들의 행위를 인기마케팅의 일환으로 몰아붙였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대중문화 평론가가 "이번 쇠고기 사태에 대해 감정적 발언을 한 연예인 중 상당수가 다소 잊혀진 스타들"이라며 "과감한 발언으로 인터넷상에서 `개념 있는 연예인`이라는 칭찬까지 받는 것은 염려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쓰기도 했다. 시쳇말로 '한물 간 연예인'들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광우병 공포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식의 주장이었다.

그는 "연예인들의 정치ㆍ사회적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덩달아 이들 스타의 사회적 책임론도 강조돼야 한다. 전문가가 아니니까 사실과 관계없이 `막말해도 된다`는 식의 특권은 곤란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민선의 홈피에 흘러나오는 "긴 밤 지새우고..."

정부와 보수신문의 위압적 융단폭격에 당연히 당사자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과 압박은 대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예로 가장 먼저 소신발언을 한 탤런트 김민선은 <조선일보>의 "미친 발언"이란 비난후 주위 친지들로부터 '걱정의 전화'를 많이 받으며 본인도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민선은 그러나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내릴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민선의 미니홈피에서는 언제부턴가 "긴 밤 지새우고..."라는 양희은의 '아침 이슬'이 흘러나오고 있다.

네티즌들 다수도 정부와 보수신문의 접근방식에 비판적이다. "아직도 대중연예인을 '딴따라'로 여기며 우습게 내려다 보는 발상" "연예인을 선거운동이나 따라다니는 액세서리 정도로 여기는 우월주의의 표출"이라는 질타가 인터넷상에 잇따르고 있다.

박금자 <뉴시스> 실장 "50년대식 꽉 막힌 사고에 갇혀있어"

6일 밤, 민간통신사 <뉴시스>의 박금자 편집위원실장이 '개념연예인' 논란에 대한 한편의 묵직한 칼럼을 썼다. 제목은 '촛불집회의 안과 밖'이었다.

"몇 정치인과 언론은 촛불집회의 주최측은 정치적 선동을 하는 사람들로, 집회 참여자들은 정치논리에 휘말린 생각 없는 사람들로 간주한다. 그들에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친 연예인들은 ‘개념 없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집회는 사회안정과 민주주의 실현을 해치는 병리적인 현상이라는 50년대식 꽉 닫힌 사고에 갇혀있다. 그들은 광우병에 대한 방역이나 예방은 현재의 발생 숫자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장차 발생할지도 모르는 가능성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논리를 무시한다.

일본 같은 나라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얼마나 철저한 기준을 세워 두었는지 모르는 체 한다. 밤낮 ‘선진국을 배우자’면서 말이다. 아마 ‘집회는 나쁜 것’이어서 집회의 목소리는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보수진영이 선진국의 교범으로 생각하는 미국에선 할리웃스타들의 정치적 발언권이 대단하다. 할리웃 출신 레이건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했고, 국내 보수진영은 레이건을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중 한명으로 꼽고 있다. 아마도 한국에서도 연예인 출신이 대통령이 돼야만 '개념 연예인'을 한 수 아래로 내려다 보는 시선이 사그러들 모양이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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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12 5
    다즈라

    연예인들의 발언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우리 스스로 생각해야 할 때 아닌가요?
    이 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많은 사람의 잘못된 발언과 행동으로 사회가 혼잡해져 가고 있는것 같아서 맘이 아프네요..

  • 16 20
    헛소리질질

    이미 뇌에 구멍이 났을걸?
    저중에 미국가서 햄버거 안먹은 년놈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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