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미 달러화 약세와 나이지리아와 이란 등 지정학적 변수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 등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백20달러 벽을 넘어섰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3.65달러(3.1%) 오른 배럴당 119.9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써 WTI는 1년 전과 비교해 94% 나 급등했다.

유가가 1백2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1983년 원유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월가에서는 유가 불안요인이 계속될 경우 조만간 배럴당 1백30달러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6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3.79달러(3.3%) 오른 배럴당 118.35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달러 가치가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터키의 이라크 공격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감과 나이지리아 무장세력의 석유시설 공격, 이란의 핵포기 요구 거부 등이 공급차질에 대한 우려를 촉발시키면서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미국의 서비스업경기가 예상 밖으로 확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난 것도 석유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유가를 상승시켰다.

달러화는 이날 유로화에 대해 1.55달러 선을 넘어 거래돼 지난 2일의 1.5424달러에 비해 가치가 떨어졌다.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1년간 14% 하락했다.

석유산업 보고서인 <쇼르크 보고서>를 펴내고 있는 발행인 스티븐 쇼르크는 "만일 배럴당 1백20달러 선에서 특별한 계기를 찾지못한다면 시장은 배럴당 1백10-1백20달러선에서 유가가 오가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그러나 만약 유가 상승 방향으로 계기가 이뤄진다면 유가는 배럴당 1백25달러에서 1백30달러 사이를 오가는 등 1백30달러선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유가 급등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의 야후 인수 철회 등에 따라 미국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88.66포인트(0.68%) 하락한 1만2969.54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6.41포인트(0.45%) , 나스닥지수는 12.87포인트(0.52%) 각각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