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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대선 준비할 참모진은 누구?

당 대표때 친박화(親朴化)시킨 당직자가 기반세력

"내 사전에 사조직은 없다. 공조직만 있을 뿐이다."

16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그만큼 그는 사조직을 싫어한다.

부친이 차지철 경호실장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간 헤게모니 싸움 때문에 희생됐다고 보고 비선(秘線)조직을 혐오할 정도로 싫어한다는 주위의 전언도 있고, 계보 정치의 적나라한 모습을 직간접적으로 보고 '계파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갖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그런 박 의원도 이제는 조직을 만들 수밖에 없지 않냐는 관측을 한다. 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 공조직을 다시 가동할 수 있지만, 그 때까지는 당직이 없는 터라 기댈 공조직이 없는데 그 치열한 당내 경험을 어떻게 25평 의원회관에서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박 의원을 잘 아는 인사는 "박 의원은 절대 조직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를 하는 한 계보 정치는 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지난 10여년동안 지켜왔는데 이 원칙을 스스로 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개인 사무실을 내더라도 사랑방과 같은 자그마한 공간일 뿐, 사령부와 같은 캠프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세 불리기를 통해 당내 경선을 치루겠다면이야 필요성이 있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직접 한 사람 한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지지를 얻겠다는 입장이이서 굳이 큰 사무실이 필요하지도 않고, 조직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당 대표직에 물러남으로써 한나라당 대권 레이스에 뛰어든 박 의원. 그가 큰 사무실을 내든, 작은 사무실을 내든 정가는 그의 향후 행보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인사가 만사이기 때문이고 박대표 주변에 모일 사람을 보면 대권주자로서의 박대표의 역량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대표 맡으면서 인연 맺은 당직자 상당수 친박화(親朴化)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박 의원의 조언그룹은 15, 16, 17대 의원 활동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보좌진과 당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호흡을 맞춘 참모조직, 당내 친박(親朴)의원들, 외곽의 조언 그룹으로 나뉜다.

박 의원은 자신이 전권을 행사한 두 차례의 당직 개편을 통해 김무성, 김형오, 허태열, 유승민, 전여옥, 유정복 의원과 이성헌 전 의원 등을 친박으로 만들었다.

대표적인 예가 전여옥 의원. 한나라당에 입당하기 전 그는 박근혜 대표를 신랄하게 비판한 논객중 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입당한 뒤 박 대표 지근거리에서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친박이 되었다고 고백할 정도다.

그러나 최근 들리는 바에 따르면 이들을 향한 박 의원의 신뢰는 사람에 따라 정도가 다르다. 예전에는 오고가는 분위기였는데 오는만큼 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측근 3인방이니, 책사니 하던 표현도 이제는 '구문'이라는 것이다.

원인은 친박이면서도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박 의원의 의중을 정확히 헤아리지 못하고 돌출행동을 하거나, 박 의원의 지지가 하향기에 있을 때 경쟁자 그룹과 은밀한 소통을 하는 등 미덥지 않은 행위와 처신들을 한 탓이라고 한다.

한 예가 박 의원이 '서진(西進) 정책' 차원에서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김대중 전대통령과의 화해에 찬 물을 끼얹는 DJ 원색비난 등에 대한 돌출행위다. 이럴 때마다 박 의원은 골머리를 앓곤 한다.

16일 이임식을 갖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이날로 일반 의원으로 돌아갔으나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향후 정가의 폭풍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이병기, 김무성, 유승민, 전여옥 흔들림 없는 측근 4인방

그런 점에서 볼 때 현재까지 이견이 없는 박 대표의 핵심 측근들은 이병기 여의도 연구소 고문과 김무성, 유승민, 전여옥 의원과 의원회관 소속인 이재만, 이춘상과 당직자인 김선동 대표 비서실 부실장이라는데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재만, 이춘상 보좌관은 박 대표가 의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98년부터 인연을 맺어 현재까지 박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하고 있다. 김선동 대표 비서실 부실장은 고대를 졸업하고 고대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뒤 청와대 정무비서실 행정관, 국회부의장 정무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이회창 전 총재의 정치특보였던 이병기 여의도연구소 고문은 청와대 비서관, 안기부 차장 등의 경력으로 정보수집, 분석에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경제, 정치 사안별 전문가 그룹 있으나 드러나진 않아

박 대표를 지원하는 외곽 그룹 중에는 교수 및 전문가 집단, 언론계 인사들도 있다고 한다.

측근에 따르면 이들로부터 정치, 경제 등 사안이 생길 때마다 조언을 받는다. 박정희 정권시절 고위관료를 지낸 남덕우 전 총리,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치열씨 등 원로들은 말 그대로 조언을 해줄 뿐이고, 이들 외곽그룹이 박 대표의 구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의 확실한 경제 코드인 '감세, 작은정부, 성장' 등도 이들이 심어준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그들의 면면이 누구인지 드러난 적은 거의 없다. 기껏해야 방석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표학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정도다.

이들 물밑 싱크탱크들은 그러나 경제통인 이명박 서울시장과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특히 경기가 급속히 침체국면에 접어드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향후 대선에서 '경제'가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 박 대표에게 확실한 경제플랜을 제시하기 위해 물밑에서 다각적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대표가 이사로 있는 유러코리아 재단 인맥도 눈여겨 봐야 한다. 대북사업을 활발하게 벌이는 유럽코리아 재단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박 대표의 만남에 다리를 놓은 곳이기도 하다.

박 의원 8월말 이후 대선 참모 진용 구체화 할 듯

16일 이임식을 기점으로 대표에서 의원으로 돌아온 박근혜 의원은 당분간 자택에서 조용히 몸을 추스르는 동시에 대선 구상에 몰두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피습으로 인한 얼굴상처가 다 아물지 않은 만큼 외부강연이나 해외여행은 한동안 자제할 예정이며, 당초 7월말~8월초로 예상됐던 선거 참모 진용 구성도 8월말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선거 진용을 구축 한 후 중국과 인도,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 해외 방문을 많이 나설 예정으로 알려진다. 박 의원은 이미 지난 11일 닝푸쿠이(寧賦魁) 중국 대사와의 만찬에서 '새마을 운동' 특강 요청을 받았고, 9월께로 예상되는 방중때 특강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가 도시-농촌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35만명의 공무원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을 세울 정도로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는 선친의 '새마을 운동' 등 선친의 유산이 그에게 적잖은 도움을 주는 양상이다.

향후 박 의원의 일거수일투족은 계속 정가의 관심을 모을 것이며, 그의 정치력 정도에 따라 그에게 몰려들 인적 자원의 수준도 정해질 전망이다.
정경희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3 2
    떠돌이

    정기자님
    기사 잘 읽었습니다.
    기사를 쉽게 쓰는 것 같아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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