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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초선들 "盧 너무 제멋대로다"

<현장> 盧대통령 비판 봇물, "盧 왜 분양원가 공개 반대하나"

열린우리당의 진로를 모색하기 위해 초선의원들이 마련한 15일 토론회에서 여당의 지난 2년간의 실정(失政)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까지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비대위 지도부가 워크숍을 통해 공식 채널 이외에는 당의 단합을 위해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주문한지 단 하루만의 일이다. 이날 토론회는 지역민들의 민심을 의원들의 말을 빌려 전한다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노대통령 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반대하나"

'5.31 민심수렴을 위한 의원 토론'이라는 제목으로 국회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민병두 의원의 주제 발표가 끝난 뒤 본격화된 토론회에서 김재윤 의원(제수 서귀포 남제주)은 노 대통령이 반대 입장을 밝혀온 아파트 분양원가와 관련,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면 가격을 잡을 수 있는데 참여정부가 왜 반대하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전체국민의 90%가 찬성하는 분양원가 공개에는 반대하면서 부동산 세제만으로 아파트 투기를 잡겠다는 노대통령이 이중성을 비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아무리 집권여당이라도 언론에 너무 대립각을 세웠고 설익은 정책을 남발해 검증되지 않은 대안으로 정책 만들기에 결국 실패했다"고 자성했다.

박영선 의원은 "부동산 대책의 주요 타깃인 고가.다주택.땅부자에 대한 중과방침의 정책방향은 맞았지만 공시지가 상승과 실거래가 반영에 따른 충분한 검토가 부족했다"며 "거래세도 세율인하 조치는 있었지만 실거래가액 적용으로 실제 부담이 증가해 추가인하 조치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무조건적으로 부동산정책 고수를 주장하는 청와대를 비판했다.

신학용 의원(인천 계양 갑)은 "배고픈 생활이 계속되는데도 불구하고 투명사회를 이야기하는데 역사에 남는 뭐가 되겠다고 현 상황을 무시하느냐"며 "무능한 정부보다 부패한 정부가 더 좋다는 말이 신문에 날 정도가 아니냐.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역주민 말을 비는 형식을 통해 "대통령이나 김병준씨나 참모들 제발 말 좀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하더라"고 노대통령에게 입조심을 주문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 등 초선의원 10여명이 15일 국회에서 5.31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분석과 민심수습 및 당의 진로모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려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대통령 너무 제멋대로다"

노현송 의원(서울 강서 을) 역시 지역주민 말을 빌어 "대통령을 뽑아주고 탄핵 때도 보호해줬더니 너무 자기 멋대로다 라고 하더라"며 "인사문제도 결정적으로 너무나 독선적이고 오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으며 싫게 밉게만 비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오제세 의원(충북청주 흥덕 갑)은 경제문제를 거론하며 "그간 국민이 경제가 거듭 어렵다고 하는데 정부와 대통령은 경제가 어렵지 않다는 이야기만을 해왔다"며 "국민이 어렵다고 하는 말에서 출발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노무현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반기업노선을 전면개편해서 친기업노선으로 가고, 일자리 창출에 정부와 여당이 `올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추진해온 정부여당의 개혁노선에 대해서도 "개혁과 진보가 친북, 반미, 반기업, 사학법, 언론법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친북, 반미가 아니더라도 국민이 이를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개혁이 될 수 없다"며 "노선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영민 의원(충북 청주 흥덕 을)은 "이번 선거를 교훈으로 내년 대선에서는 정계개편이든 후보전술이든 집권 전략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며 "국가 운영전략에서 희망적이고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데 국가를 경영할 능력이 없는데 집권하면 뭐 하는냐"고 질타했다. 노 의원은 "회초리를 맞은 여당이 아파해야 회초리가 멈추지 끝까지 버티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노무현대통령의 탈당 등 당청갈등이 몰고올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노대통령 비판을 자제하려는 우리당 지도부의 생각과는 반대로, 노대통령을 향한 일반 의원들의 발언은 위험수위를 넘어서는 양상이다.

이날 모임을 지켜본 한 당 관계자는 "현 상태가 계속되다간 2008년 4월 총선에서 재선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초선의원들 사이에 팽배하다"며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도 드러났듯 각기 성향이 다른 의원들이 과연 단일한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씁쓸한 소감을 밝혔다.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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