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17대 후반부 원내대표로 12일 초대 당대표를 두번 지내고 대통령선거에도 출마했던 권영길 의원을 선택했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가진 민주노동당은 권영길 신임 원내대표와 함께 최순영 의원을 수석부대표로, 이영순 의원을 공보부대표로 하는 원내 지도부 구성을 최종 완료했다.

심상정 수석부대표는 신임지도부 구성에 따른 마지막 브리핑에서 "1기 원내대표단은 의원과 당 모두 초선으로 걸음마를 배우면서 뛸 수밖에 없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2기 지도부가 당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권영길 신임원내대표는 선출 뒤 "당 대표직을 맡았을 때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이 든다"며 비정규직 관련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평택 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 민주노동당이 추진해온 현안을 올바르게 해결하는 데 원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출범하는 권영길 원내대표 체제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여러 선결 과제를 우선 풀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윤철 진보정치연구소 연구실장은 "대선 전까지 일단 위상에 걸맞는 원내전략과 가시적인 성과가 체감되도록 전향적인 조치들이 나와 줘야 할 것"이라며 "진보정당다운 새로운 전형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선출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대선후보의 당직 금지 문제도 향후 권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최근 김기수 최고위원등 당내 일각에서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대선후보들은 원내대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관리형 대표선출론'을 제기해 논란을 빚은 바 있으나 아직 결론을 맺지 못한 상태다.

이와 함께 권 대선후보인 그가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게 되면서 2008년 대선 후보군이 협소해질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고위 당작지는 "원내대표직이 대선후보 독주체제를 낳아서는 개인뿐 아니라 당으로서도 커다란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우선 타 후보들이 이념과 정책으로 그와 경쟁을 벌이면서 당내 경선이 활성화 되고 이 과정에서 당이 활로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08년 총선과 그 이후를 위해서는 차기 지도자군을 확보하고 성장시키는 일도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당직자는 "우선 유일하게 지역구를 가진 권영길 대표의 창원 지역은 5. 31 선거 결과로만 볼 때 재선에는 빨간불이 들어왔고, 비례대표인 노회찬 의원도 지금상태라면 수도권 지역구에서의 당선이 어렵다"며 "18대 총선에서 지역구에서 전패한다면 개인의 정치생명은 물론 당의 운명도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