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수구꼴통'의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 한나라당을 '수구꼴통'으로 불리게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분석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심재철 의원은 이와 관련, "수구꼴통과 보수의 차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며 "중요한 점은 도대체 국민들은 뭘 보고 한나라당을 수구꼴통으로 인정하는지 그 점을 심층 여론조사를 통해 제대로 짚어야 하는데 그런 원인분석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뷰스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선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가 무엇인지 제대로 짚어야 한다"며 "그런 것은 이미지의 문제인데 어떤 점이 그런 이미지를 초래하는지 제대로 짚어야 하지만 여태껏 그런 원인분석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고건 전 총리에 대해선 박근혜 대표의 "고 전 총리는 한나라당에 어울리는 분"이라는 발언에 동의하면서 심 의원은 "그 분의 성향으로 볼 때 고건 전 총리가 상대적으로 덜 보수적인 민주당이나 좌편향인 열린우리당과 손을 잡는 것은 아귀가 안 맞는 일"이라며 "그렇게 컬러가 맞지 않으니 파열음이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심 의원은 이어 "고 전 총리와 한나라당은 손을 잡을 수만 있으면 좋은 일"이라며 "같이 대선후보로 뛰어도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당내 소장파와 중도세력의 모임인 미래모임의 후보단일화에 대해 심 의원은 "후보단일화가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도 "후보 문제가 나오면 얘기는 달라지기 때문에 미래모임은 더 갈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발전연 대표로서 심 의원이 더 이상 미래모임의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나온 발언이라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다음은 심재철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뷰스앤뉴스(이하 뷰스) : 최근 전당대회나 차기 대선과 관련, 본인의 견해를 자주 밝히고 있는데 이번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 계획인가.

심재철 의원(이하 심재철) : 그 부분은 아직 검토 중이다. 등록마감일 전에는 결정해야 되니 조만간 결정할 것이다. 당선여부 등에 대해 주변의 의견 등을 듣고 있다.

뷰스 : 언론 등을 통해 친(親)이명박계로 분류되고 있는데.

심재철 : 나는 어느 계보에도 속하지 않고 중립적이다. 발전연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분류되고 있는 것 같다. 발전연의 이재오-홍준표 의원 등이 과거 선거운동에서 이명박 시장과 함께 했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어느 계열에 속해 있지는 않다.

뷰스 : 최근 이명박 시장의 발언에 '착각도 유분수'라고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선 탈(脫)이명박이 아니냐는 해석도 한다.

심재철 : 중립적인 입장에서 잘못된 것을 비판하는 것이지 원래 이명박계도 아닌데 탈이명박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미래모임, 더 갈라질 가능성도 있다"

뷰스 : 발전연 대표로서 그동안 함께 했던 미래모임 활동에 더 이상 참석할 수 없다고 했다. 미래모임의 취지가 후퇴하는 것인가.

심재철 : 미래모임의 취지에는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후보 문제로 들어가면 발전연에서도 후보가 있는데 발전연 대표로서 미래모임에서 활동하기가 답답해진다. 미래모임이 각 모임들의 대표가 아니라 개인이 모인다고 해도 현직 대표가 가면 발전연이 통째로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제부턴 참여하기 곤란하다.

뷰스 : 미래모임의 독자적 후보가 가능하다고 보나.

심재철 : 낼 수도 있다고 본다.

뷰스 : 이재오 원내대표는 원래부터 당 대표에 출마키로 했는데 미래모임에 처음에는 참여했다 이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심재철 : 원칙은 원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원칙 다음 단계로 가면 후보 문제가 나온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1+1=2'라는 것처럼 답이 뻔한 얘기였다. 미래모임에서 발표한 원칙 5가지는 맞는 얘기다. 그러니 5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것이다. 그러나 후보 문제가 나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 때문에 미래모임은 앞으로도 더 갈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 개연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후보라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것인데 어떤 식으로 해나갈 지가 문제다.

뷰스 : 발전연에서 이재오 원내대표와 심 의원 두 명이 출마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시각도 있다.

심재철 : 같이 출마해도 1인 2표제이기 때문에 별 문제는 안 될 것으로 본다.

뷰스 : 향후 대선주자가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나.

심재철 : 우선 경제와 교육을 살리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경제에선 기업의 투자의욕을 다 꺾어놓고 돈 가진 사람을 나쁜 X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이를 치유해야 한다. 또한 교육에도 경쟁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평균의 개념으로 가고 있는게 문제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더 잘할 수 있게 수월성 교육을 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차기 대선주자는 국민통합을 시켜야 한다. 지금처럼 갈라지고 쪼개고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을 분열시키지 않고 통합시킬 사람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 대외적으론 그런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뷰스 : 이에 가장 근접한 인사는 누구일까?

심재철 : 그 부분은 국민들이 선택할 일이라고 보고 내가 답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호남, 계층적으론 젊은 층에 다가갈 대책 마련해야"

뷰스 : 대외적인 조건을 말했는데 그렇다면 대선주자의 대내적인 조건은 어떤 것이 있다고 보나

심재철 : 현재 제일 큰 문제는 한나라당이 수구꼴통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취약지점인 호남 지역과 계층적으로 젊은 계층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호남쪽으로는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임명직 최고위원 중 한 명을 호남으로 배정해야 하고, 계층적으로는 대학교에 한나라당의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민노당 학생조직도 있는데 한나라당도 이를 구축해야 한다.

뷰스 : 차기 전대에서 선출될 당 대표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심재철 : 당 대표의 경우도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또 하나는 영입을 통해서라도 최고의 전략가를 모셔 차기 대선을 향한 메시지 개발에 서둘러야 한다. 이는 정책, 홍보적 측면에서의 역할이다. 정책적 측면에선 당의 정책을 정교하게 가다듬고 정책을 패키지로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나라당의 통일정책이 뭐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레고블록식으로 정책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이를 조립하면 전체 패키지가 만들어지는 식으로 해야 한다. 이를 계속 세일즈 마케팅해야 한다. 홍보에서 마케팅 개념을 대폭 도입해야 할 것이다. 당 대표에게는 그런 관점을 주문하고 싶다.

뷰스 : 지난 번에 대선후보 선출시기를 늦추자고 했는데 홍준표 의원은 패배주의적 발상이라고 했고, 흠 있는 후보를 뽑으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공격의 소지를 받을 만한 인물을 후보로 선출해선 안 된다는 의미인데?

심재철 : 과거 이회창 씨의 경우 허위사실로 공격을 당했다. 상대방이 허위사실로 난도질하는 것은 나중에 무죄로 판명돼 봐야 소용이 없다. 그런 것을 겪었기 때문에 대선후보 선출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것이다. 흠 없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흠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허위사실로 난도질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왜 한나라당이 수구꼴통 이미지 갖게 되었는지 원인 찾아야"

뷰스 : 한나라당이 수구꼴통의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고 했는데 수구꼴통과 한나라당이 지향하는 보수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보나.

심재철 : 그 부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중요한 점은 도대체 국민들은 뭘 보고 수구꼴통으로 인정하는지 그 점을 심층 여론조사를 통해 제대로 짚어야 한다, 원인분석이 되면 대책이 나올 것이다.

우선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런 것은 이미지의 문제인데 도대체 어떤 점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발생했는지 제대로 짚어봐야 한다. 그런데 여태껏 아무도 원인분석을 해본 적이 없다. 별로 없는 것이 아니라 전혀 없다. 근원치료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뷰스 : 후보 단일화 등 최근 소장-중도파들의 주장은 대외적으론 효과가 있어 보이지만 당내 지지기반 세력에겐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이들을 설득시킬 방안은 무엇인가.

심재철 : 한나라당 지지계층의 중심적인 세력들은 폐쇄적인 사람들은 아니다. 보수라고 해서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진단하고 판단하는데는 진보냐 보수냐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김정훈 의원이 미래모임과 관련, 비판적 시각을 보였던 것도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파워 스트러글(권력투쟁)의 문제로 봐야 한다. 그 문제의 본질은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전혀 아니다. 한쪽의 파워가 죄어오는 느낌을 가지니까 견제구를 날리는 것으로 봐야 한다.

뷰스 : 심 의원은 당내에서 중간의 위치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장파와 영남보수세력간의 융합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심재철 : 융합이 말로 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흉금을 터놓고 얘기들을 나누면 되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경우를 보면 그런 얘기가 통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건 전 총리는 성향으로 보면 한나라당에 맞아"

뷰스 : 박세일 전 의원이 고건-민주-국중을 아우르는 범우파 연합론을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의 반한나라당 연합과 비슷한 전선 형성인데, 어떻게 보나?

심재철 : 그 부분은 정확한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고건 전 총리가 열린당에 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성향으로 보면 오히려 한나라당에 맞는다고 본다. 고 전 총리가 상대적으로 덜 보수적인 민주당이나 좌편향인 열린당과 손을 잡는 것은 아귀가 안 맞는 일이다. 그러니 파열음이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 전 총리도 세력화 때문에 그런 행보를 보이는 것 같은데 이는 분명히 파열음이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념적 컬러가 맞지 않으니 당연한 일 아닌가.

고건 전 총리와 한나라당은 손을 잡을 수만 있으면 좋다고 본다. 같이 대선후보로 뛰어도 좋다. 그런데 본인은 그러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 혼자 움직여야 승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성향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한나라당에 어울리는 분이라는 뜻이다. 70 평생 살아온 세계관을 바꿔 좌편향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뷰스 : 고건 전 총리를 평가하자면?

심재철 : 현재 국민들의 인기를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