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 국민적 비판을 산 영어몰입교육과 관련,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다"고 오해의 산물임을 강조하며 적극 진화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20일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가진 교육과학기술부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지난번 인수위 때 잘못 알려졌는데 '영어로 몰입교육을 한다'고 모든 학교들이 이렇게 돼 우리 아이들을 영어과외를 더 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오해가 생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모든 과목을 몰입해서 영어로 한다든가, 이런 과도한 정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건 아주 먼 훗날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학부모들이 자칫 오해해서 미리 영어과외를 더 해야 한다는, 심화됐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분명히 정책을 확정지어 발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사교육비 증가 우려에 대해서도 "현장에 나가보면 초등학교 아이들의 영어수준이 상당히 차이가 많아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아이들은 그걸 따라가려면 영어과외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영어과목만 (영어로) 한다고 해도 과외를 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분명히 영어공부는 과외받지 않더라도, 학교가 차이가 나는 아이들이라도 편안하고 재미있는 영어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안을 만들어 발표해야 한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그 점에서 안심하고 '학교에 맡겨도 되겠구나'란 생각을 하게 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안을 만들 것을 교육부에 지시했다.

그는 최근 대학교육협의회나 각 대학에서 발표하는 대학입시 전형에 대해선 "진일보하고 있고, 정부가 지향하는 일에 다소 따라오고 있다고 한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많은 대학들이 입시에서 수시, 정시를 구분해서 논술을 보는 곳, 안 보는 곳이 있는데 논술을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대학들이 많아 다행스럽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내신이나 수능시험을 자유롭게 대학이 자율적으로 평가하고 기준을 삼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정도만 해도 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이어 "2단계에 가서 수능과목을 줄이는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시면 좋겠다"며 "그 과목(수능에서 빠진 과목)이 정상교육이 되겠느냐는 걱정을 하지만 내신성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육과학기술부와 관련, "역대 교육부 장관은 바깥에 있을 때는 대화가 통했는데 교육부 장관만 오면 변한다. 왜 그런지 나는 알 수가 없다"며 "김도연 장관은 과학기술자이기 때문에 변하지 않을 것이다. 평소에 가지고 있는 교육과 과학기술적 소신을 잘 펴나갈 것이라고 확신을 갖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저는 교육부가 대한민국 모든 교육기관에 너무 군림해 왔다고 지적한다"며 "대학도, 모든 교육기관들이 교육부 앞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교육부가 해 왔는데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를 바꿔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까지는 학생들만 피나게 경쟁했다"며 "학부모도 경쟁했지만, 학교는 경쟁한 일이 없다. 선생님도 경쟁할 필요가 없었다. 이래가지고는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없다. 자율을 주면서 적절한 경쟁을 해서 거기에 경쟁원리에 의해 발전을 해야 한다"고 말해 교원평가제가 실시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