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은 5일 당 지도부의 '공천 배제 예외조항' 삽입 요구에 대해 "공심위의 결정을 당 최고위원회에서도 바꿀 수 없도록 당규가 개정된 만큼 공심위의 결정을 누구도 바꿀 수 없다"며 일축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이슈와 사람'과 인터뷰에서 "당의 생각과 제 생각이 다른 점이 많다"며 "입장변화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특히 손 대표가 직접 나서 예외조항 삽입을 요구한 데 대해 "무엇이 당을 위한 것인가, 무엇이 국가를 위한 것이고, 무엇이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냐"라고 반문한 뒤, "손 대표가 공심위의 결정을 엉망으로 보고 계신 것은 아닌가"라며 일침을 가했다.

그는 예외조항 요구 명분인 '억울한 사람'에 대한 배려 주장에 대해서도 "소위 비리전력자로 거론되는 분들 중에는 아깝지만 훌륭한 분도 있고, 당에 기여한 사람도 많다"면서도 "그러나 어떻든 법원으로부터 판결을 받았다면 국민 보기에 어떻게 비치겠냐를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공천배제 기준과 관련해 구체적 사정을 늘 고려한다면 경중이 있게 되고, 좀 더 중한 사람과 좀 더 가벼운 사람을 가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그래서 선을 긋게 된 것"이라고 말해, 개별심사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개혁공천에 따라 국민들이 달라졌다고 느끼면 특정지역의 탈락에도 불구, 전체적으로는 수 백만표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박재승 위원장이 강경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예정된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박재승 위원장과의 면담 일시와 장소를 잡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위원장도 서울 모처에서 사회원로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여론 수렴 작업을 펴고 있다. 원로들은 박 위원장의 개혁 공천에 대해 전폭적 지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박 위원장이 원칙론에서 후퇴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여 당 지도부를 곤혹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