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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 파문

<경향> 정부문건 입수, '광고주 업체대표'도 포함시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 부처에 언론사 간부들과 언론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광고주, 산하 단체장 등에 대한 '성향조사'를 지시한 문건이 폭로돼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12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경향>은 11일 언론을 관장하는 정부 부처가 인수위의 지시로 지난 3일 산하기관들에 해당 기관장과 상임이사, 감사 등에 대해 출신지와 함께 성향·최근 활동사례 등을 조사토록 요청한 정부 공문서를 입수했다.

‘인수위 요청자료’로 명기된 공문에 따르면, 인수위는 성향 조사 대상으로 ‘언론사 사장단 및 편집국장, 정치부장, 문화부장의 명부’를 요청하며 이들에 대해 ‘약력과 성향을 포함’하도록 지시했다. 조사대상에는 주요 종교신문사도 포함됐다.

인수위는 또 조사대상으로 해당 부처 산하의 ‘주요 단체장, 상임이사, 감사’와 함께 언론사의 ‘주요 광고주 업체대표’를 포함하는 동시에, ‘신문·방송·광고·주요 종교신문 및 방송·케이블 중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방송사 대표’에 대한 성향조사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해당부처는 공문에서 ‘직책·성명·생년(출신지 포함)·최종학력(전공 포함)·주요경력·성향·최근활동·연락처’의 8가지 항목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표 형태로 작성, 당일(3일)까지 보고하도록 산하기관에 전달했다.

<경향신문>은 이와 관련, "과거 5공 등 독재정권들이 사회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은밀하고 광범위하게 정-관-종교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과 언론인들의 성향과 활동상황 등을 파악한 이른바 '정치사찰'을 연상시킨다"며 "특히 언론사 재정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광고주들도 조사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차기정부가 '시장 자율'을 명분으로 친재벌-친자본 언론 중심의 시장 재편을 통해 보수진영의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하려는 언론통제정책 기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이 11일 단독 입수한 언론사 간부 등의 성향조사 요청 공문. 해당 부처는 공문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요청에 따라 직책, 성명, 생년 등 인적사항과 함께 성향을 표 형태로 정리해 보고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경향닷컴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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