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8일 차기 총선 공천 시기를 이명박 정권 출범후로 하자는 이재오 의원 등 이명박계의 주장에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느냐"고 강력 반발, 공천 갈등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 참석차 국회에 등원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 작업도 중요하지만 공천도 굉장히 중요한 것 아닌가"라며 "한나라당은 공당인데 들리는 말이나 보도를 보면 공천이 많이 늦춰진다는 것 같다"고 공천 연기 움직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이 공당인데 당원들과 국민들이 그렇게 늦춰야 되는 이유를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느냐"라며 이명박계의 주장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또 당권-대권 분리 논란과 관련해서도 "당헌당규에 나와있는대로 해야죠. 당연한 거죠"라며 이명박계의 당정청 일치 주장을 정면으로 일축했다.

그는 이명박 당선인과 회동과 관련, "곧 만나게될 것 같다.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이라고 말해 이 당선인과 만날 경우 이같은 입장을 개진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가 오랜 침묵을 깨고 이같은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공천을 둘러싸고 이명박계와 박근혜계의 계파 싸움은 사실상 본격화할 전망이다.

박근혜계는 이명박계가 총선 공천 시기를 내년 2월 이 당선인 취임이후로 미루자는 주장에 대해 총선을 불과 한달 앞두고 공천을 단행함으로써 박근혜계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 고사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