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퇴임을 앞둔 정상명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수사', `삼성 비자금 의혹' 등 현안과 관련해 검찰 후배들에게 "최근 정치적 사건이 많지만 검찰은 유ㆍ불리를 생각하지 말고 공명정대하게 수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총장은 22일 발간된 검찰 전자신문 `뉴스 프로스'와 가진 특별 인터뷰에서 30년 간의 검사 생활을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당장의 조그만 이익을 탐내서, 원칙에 잠시라도 눈을 감는다면 결국에는 원칙과 이익을 둘 다 잃게 된다"며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사안의 본질이 무엇인지 집중하면 의외로 답이 간단한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정 총장은 "지난 2년 동안 재임하면서 하루하루를 검찰총장으로 근무하는 첫 날처럼 희망으로 시작하고, 마지막 날처럼 후회없이 정리하는 심정으로 생활했다"며 "사랑하는 검찰 가족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독립성을 지키는데 최우선의 목표를 두고 일했고, `일 잘하는 검찰'이 되기 위해 100대 과제를 추진했다"며 "국민에게 사랑받는 검찰을 만드는데 조그만 밀알과 같은 존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정 총장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최근 삼성의 `로비 대상 검사' 명단 공개로 특별수사ㆍ감찰본부까지 설치하게 된 현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조직의 명예가 손상되고 신뢰가 떨어지는 일이 생겼을 때"라며 "검찰은 무엇으로 사는 조직입니까. 오직 명예 밖에 없다. 국민으로부터 받는 신뢰와 스스로에 대한 긍지가 훼손되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프고 견디기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때는 전임자에게 조언을 구한 적이 많았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을 만들기 위해 정책홍보 분야를 위해 노력해 큰 성과를 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검찰이 돼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