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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리비아 국교 정상화'로 북한-이란 압박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에 외교 복원, 제재 조치 해제

미국이 리비아와의 26년 만에 국교를 복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외교정상화가 이란에 대한 외교적 압박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아 이란과 북한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美, '리비아, 테러지원국에서 삭제, 외교 정상화'

15일(현지시간) AP통신등 주요 언론들은 미 국무부가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한편 26년간 단절됐던 국교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1979년 이후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시키고 1980년부터는 공식 외교 관계도 단절해 왔다. 미국은 또 1986년에는 리비아에 대한 경제조치를 발표하는 한편 무하마드 카다피 대통령의 숙소를 공습해 양국간 적대적 관계가 심화돼왔다.

그러나 리비아가 지난 1988년 2백7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팬암기 폭파 사건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 개선되기 시작한 양국 관계는 지난 2003년 리비아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한다는 발표가 있자 2004년 미국이 리비아에 대한 금수조치를 해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데이비드 웰치 미 국무부 중동 차관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조만간 이 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해 국교 복원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리비아가 핵개발 노력을 포기하고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조한 대가”라며 외교 정상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리비아식 모델로 북한과 이란 악박

AP통신은 미국이 지난 4월 연례 '국가 테러리즘 보고서'에서 리비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원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국무부가 지난달 리비아를 테러 지원국으로 재분류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명단에서 전격 배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무부의 결정에 대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리비아와의 국교를 정상화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일부 미국 관리들은 지난 2003년 리비아의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를 '리비아식 모델'이라며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접근 방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웰치 차관보도 이날 "오늘 발표는 국제사회 규범을 따르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북한과 이란 같은 나라의 변화를 촉구함에 있어 리비아는 중요한 모델"이라고 밝혀 리비아와의 국교 정상화가 북한과 이란을 타깃으로 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외교정상화와 관련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원 확보 차원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리비아가 미국의 국가안보 우려에 대해 언급했기 때문에 결정이 내려졌다"고 부인했다.

미국은 이번 국교정상화 발표에 따라 앞으로 45일 안에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의회 승인이 내려지면 15일 이내에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외교 사무소를 대사관으로 승급시킬 예정이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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