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경영' 롯데그룹, 세븐일레븐도 명예퇴직
1988년 창사이래 처음. 건설-면세점-석유화학 동시 부실화
세븐일레븐의 희망퇴직은 국내 최초로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한국에 상륙시킨 1988년 법인 설립 이래 처음이다.
세븐일레븐은 15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대상은 만 45세 이상 사원 또는 현 직급 10년 이상 재직 사원이다.
대상자에게는 18개월 치 급여와 취업 지원금, 자녀 학자금 등을 준다. 신청 기한은 다음 달 4일까지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48억원, 2023년 551억원 등 2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4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위기감이 확산돼 왔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4월 인수한 미니스톱의 국내 2천600여개 점포에 대한 브랜드 전환과 동시에 수익성이 낮은 기존 점포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2022년 1만4천265개였던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3천130개까지 줄었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희망퇴직은 올해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롯데쇼핑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이 지난 6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지난 8월에는 롯데면세점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롯데온은 2020년 출범 이래 매년 1천억원 안팎의 손실을, 롯데면세점도 중국 단체관광객이 끊기자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며 고전했다.
앞서 롯데지주는 지난 8월 1일자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롯데건설이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로 그룹의 총력 지원에도 '밑빠진 독'이 되고, 그간 그룹의 '머니 카우' 역할을 해온 롯데케미칼도 주된 시장이었던 중국의 석유화학 시설 확충으로 판로가 막히면서 그룹 전체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SK그룹의 뒤를 이어 롯데그룹이 리밸런싱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비주력계열사 전체나 지분 일부의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벌써부터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롯데 주류 계열사 등 알짜 계열사들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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