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의사 "원활? 尹, 딱 2시간만 응급실 와봐라"
"갈 때까지 갔다. 앞으로 한두달 못 버틸 것"
남궁인 교수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같이 말하며 "현실과 괴리가 너무 심한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응급실 뺑뺑이' 사태는 의사수 부족 때문에 원래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취지야 당연히 필요하다. 그냥 당연한 얘기"라면서도 "지금 저희는 당장에 환자들이 죽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너무 강대강이라서 전공의 복귀는 전혀 가망이 없다. 지금 이 정부가 이 정책을 밀어붙이면 가망이 없다. 게다가 지금 저희 같은 필수의료라든지 중증센터가 있는 곳에 의사가 유입될 수가 없다. 지금 이 위험한 의료행위를 버티는 걸 보고 '나도 저기 가서 일을 해야 되겠다'라고 생각할 의료진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서부권역센터인 이대목동병원 상황에 대해서도 "권역센터는 지금 서울에서 가장 중증환자를 받는 곳이다. 그래서 적어도 이걸 컨트롤할 수 있는 의사가 2, 3명 정도가 동시에 근무해야 적어도 제대로 된 진료가 이루어진다"며 "그런데 지금은 저 혼자다. 올해 2월부터 계속 6개월간 혼자 당직을 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어제 있었던 일이다. 저 혼자 당직을 서고 있는데 심정지 환자 둘이랑, 뇌출혈 하나랑, 뇌경색 환자 하나랑, 심근경색 의증 환자가 한 명이 왔다. 모조리 1시간 내로 다 왔다"며 " 일단은 제가 근처라서 수용을 했다. 5명 다 살았다. 그런데 사실 원칙대로라면 이 5명을 나눠서 봐야 된다. 적어도 둘이나 셋 정도가 심정지 하나 정도는 나눠서 봐줘야 된다. 그런데 다 살아나기는 했다. 운이 좋아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심정지가 난다든지 다른 의식이 떨어진다든지 다른 뭐 사망사건이 난다든지가 전혀 대처가 안 되는 거다. 아주 위험한 의료행위를 지금 하고 있다. 그분들도 그냥 운이 좋아서 살아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자신 등을 '헌신적 의료인'이라고 치켜세운 데 대해서도 "저는 그냥 직장인이니까 다니는 거다. 저는 직장 못 그만둬서 다니고 있다"며 "제가 일하는 이유는 의료개혁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뛰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향후 상황에 대해서도 "사실 지금 응급실 폐쇄를 한다, 일부 단축운영을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거 자체가 벌써 갈 데까지 간 거다. 저희 입장으로는 이거는 직장을 폐쇄한다는 뜻"이라며 "전국의 모든 병원이 다, 모든 권역센터가 이렇게 다 나오고 있는 게 딱 모든 병원이 버틸 때가 이쯤 되는 거다. 한두 달이 고비인 것 같다. 이제 다 닫기 시작하면 이제 다른 병원도 '우리도 인력이 부족하니까 닫자'라고 결정을 하기 시작할 거다. 그러다 보면 전국적으로 못 버티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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