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위인설관' 논란 당헌당규 개정 강행

"부정부패 기소돼도 직무정지 안해", "당대표 사퇴시한도 예외"

2024-06-10 11: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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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0일 대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했다. 아울러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될 경우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는 당헌도 폐지하기로 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1심 재판에서 '대북송금'으로 징역 9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이재명 대표도 조만간 기소될 게 확실시되자, 민주당이 전방위 방어에 나선 모양새여서 '위인설관'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대선 출마 시 사퇴 시한을 '대통령 선거일 전 1년까지'로 규정한 기존의 당헌 25조 2항의 조항은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을 달리할 수 있도록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이 최고위에서 통과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헌·당규 조항은 예외조항이 없기 때문에 완결성이 부족하다"며 "국민의힘에 있는 예외조항을 거의 그대로 인용해 이번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국민의힘을 끌고 들어가기도 했다.

당규 개정안은 오는 12일 당무위 의결로, 당헌 개정안은 17일 중앙위 의결까지 거쳐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당무위, 중앙위 모두 친명이 장악한 상태여서 통과는 기정사실화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르면 이 대표가 만일 대표직 연임 뒤 2027년 대선에 출마하려 할 경우 2026년 3월에는 사퇴해야 하나, 이번 개정으로 2026년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까지 지휘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나 대선을 준비하는 게 가능해졌다.

최고위는 아울러 당직자가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등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되면 사무총장이 그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한 '당헌 80조' 역시 폐지하기로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검찰 독재 정권하에서 이 대표와 야당 의원들에 대해 무리한 수사와 기소가 이뤄지고 있다"며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이밖에 귀책 사유로 재·보궐선거가 발생했을 때는 후보를 내지 않도록 하는 '무공천 규정' 역시 이번에 삭제하고, 국회의장 후보 및 원내대표 경선에 권리당원 투표 20％를 모바일·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반영하는 등 '당원권 강화' 조항도 반영하기로 했다.

이같은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 여당은 물론이고, 당내 일각에서도 '위인설관'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저는 이 대표가 대통령이 꼭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번과 같은 '위인설관' 방식의 당헌·당규 개정을 구태여 추진할 필요가 있나"라고 반문한 뒤, "무리한 개정은 국민으로부터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조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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