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회장 "태영 약속 안지켜. 채권단 동의 매우 어려울 것"
사재 출연 규모나 SBS 매각은 거론 안해
강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개최된 채권단 설명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강 회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천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400억원만 태영건설에 지원했다"며 "블루원 지분 관련 자금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사용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지만, TY홀딩스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하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과 채권단에서는 태영그룹이 SBS와 같은 알짜 계열사만 남기고 부실이 커진 태영건설의 정상화를 포기하는 '꼬리 자르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강 회장은 "태영 측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는 원래 약속한 조항을 끝까지 지켜달라고 촉구했고, 그에 대한 확약을 오늘 채권단 회의에서 공표해주길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아쉽게도 채권단에 태영 측은 구체적인 자구 계획안을 제시하지 않고 단지 '그냥 열심히 하겠으니 도와달라'는 취지로만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비판했다.
강 회장은 "상식적으로 채권단 75%가 이 제안에 동의한다고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자구안 이행에 대한) 약속을 채권단에 꼭 다시 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태영건설이 자구안 계획에 대한 이행 확약을 할 경우 SBS 매각 등 추가 대안을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태영이 제시한) 4가지 자구안에 대한 확약이 이뤄지면 그걸 가지고 채권단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재 추가 출연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도 "만일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워크아웃 과정에서 자금이 필요하다"며 "그런 경우가 되면 (사재 출연 등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강 회장은 "대주주가 문제 해결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와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주주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사회적·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태영건설은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천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계열사인 에코비트의 매각을 추진해 매각자금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안을 발표했다.
또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을 하겠다는 내용도 자구안에 포함됐다.
그러나 채권단 관심 사항인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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