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초저출산 지속시 2050년부터 마이너스 성장"

주거-고용-양육 3대 불안이 주범. '망국 심화'에도 여야는 정쟁만

2023-12-03 15: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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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2050년께 성장률이 0% 이하, 즉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강력 경고가 나왔다.

3일 한은의 심층 보고서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영향·대책'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당 15∼49세 사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지난해말 0.78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고, 인구 1천만명 이상 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다.

출산율 하락 속도도 가장 빨라 1960∼2021년 합계출산율 감소율(86.4%·5.95→0.81명)은 세계 1위다.

추세대로라면, 한국은 2025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3%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46년 일본을 넘어 OECD 회원국 중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큰 나라가 된다.

저출산의 핵심 원인은 고용·주거·양육 둥 3대 불안 때문이었다.

고용불안의 경우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등 청년 일자리의 질도 갈수록 나빠지면서 치열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15∼29세 임금금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2003년 31.8%에서 2022년 41.4%로 9.6%포인트 높아졌다.

취업자의 결혼의향 비율(49.4%)은 비취업자(38.4%)를 웃돌았지만, 비정규직(36.6%)의 경우 오히려 비취업자보다도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

높은 생활비, 그중에서도 살인적 주거비용이 출산을 가로막는 치명적 걸림돌이었다.

주거·교육·의료비 관련 각 질문을 던진 결과, 주거비 정보를 접한 미혼자 그룹의 결혼의향 비율(43.2%)이 전체 미혼자 평균(47.2%)보다 뚜렷하게 낮았다.

자녀 지원(양육)에 대한 의무감이 큰 그룹(자녀 혼인 이후까지)의 결혼의향율(43.7%)은 의무감이 작은 그룹(고교 졸업까지·50.6%)을 큰 폭으로 밑돌았다.

한은은 이같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질 측면의 일자리 양극화) 완화, 높은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하향 안정 및 수도권 집중 완화, 교육과정 경쟁 압력 완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올해는 3분기 출산율이 0.7명까지 급락해 올해 총 출산율이 0.7명 선까지 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망국 현상'에 가속이 붙기 시작한 양상이나, 여야는 말로만 초저출산을 걱정할 뿐 정쟁에 바빠, 과감한 부동산거품 빼기 등 범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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