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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변수' 출현에 한나라당 초긴장

정동영 열린우리당 'DJ 방북' 5.31선거재료로 활용

노무현 대통령의 9일 남북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나섰다. 정가에 오랫 동안 나돌아왔던 '10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내년 대통령선거에 중대변수로 작용할 것은 물론, 당장 열린우리당이 5.31지방선거에 이 문제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노대통령 발언에 민감반응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1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은 북핵문제와 대북문제 해결을 위한 기조로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의 바탕 위에서 진행돼야 한다 ▲국제적 협력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3가지 원칙이 있다"며 "정부나 대통령이 우리의 주장을 참조해서 국민을 불안하지 않도록 투명하게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대통령 발언의) 내용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이런 발언이 우리 국민정서에 맞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남북간에는 협상해야 할 일이 많은데 협상시 내놓을 것을 미리 양보하겠다고 하면 정상적인 협상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물질적 지원은 그런대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제도적 양보는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만약 연방제 등에 대한 양보를 뜻하는 것이라면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므로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5.31선거에서 우리당 이겨야 DJ 방북 성공"

한나라당은 그러나 이날 노대통령 발언에 대해선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김대중 전대통령 방북에 대해선 극도로 말을 아꼈다. DJ 방북을 문제시할 경우 김 전대통령이 한나라당 요구를 받아들여 방북시기를 4월에서 6월로 늦춰준 데 대한 결례가 되는 동시에, 차기 대선을 위해서라도 DJ를 직접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물적토대 중 일부인 극보수세력들이 DJ방북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조직하고 있는 데다가, 열린우리당이 DJ방북을 5.31지방선거에서의 호남표 결집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한나라당이 언제까지 이런 태도를 유지할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실제로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은 9일 당초 잡혔던 강원 일정을 포기하고 광주로 급히 내려와 “온 국민의 축하 속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성공적인 방북이 이뤄져 교착상태에 처한 6자 회담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지만 선거에서 우리당이 패퇴하면 민주-개혁-평화세력이 패퇴하게 되고, 이는 김 전 대통령의 방북 길에 심대한 장애를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을 크게 자극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DJ 방북에 이어 노무현-김정일간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개헌론이 부상하는 등 현재 한나라당에게 유리한 내년도 대선정국에 일대 파란이 일 것으로 판단하는 시각도 존재해 앞으로 남북정상회담은 정국의 최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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