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국민재난지원금 등 '헬리콥터 돈풀기' 시동

자영업자 보상-지역화폐 예산 증액 등 '돈풀기 대선전략' 논란

2021-10-29 12:57:04

확대 축소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와 예산국회를 통해 '입법과 예산 심사'에서 이재명 후보의 공약이 많은 국민들에게 체감될 수 있도록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 역시 대선후보로 확정되기 전부터 사석에서 "정권심판 여론이 워낙 강해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며 "유일한 돌파구는 국민들이 '이재명이 되면 이렇게 달라지겠구나'라고 피부로 실감할 수 있게끔 예산과 입법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후보측은 대장동 사태로 궁지에 몰리면서 이같은 '예산 승부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단계적 일상회복 점검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 모두가 입은 피해에 비해서 국가지원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경제 회생과 국민들의 헌신과 협력에 대한 위로와 보상 차원에서 추가의 지원이, 일반적 지원이 또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전국민재난지원금 추진 방침을 밝혔다.

그는 지원금 규모에 대해선 "코로나 초기에 가계 지원, 소위 재난지원금 또는 재난기본소득 금액을 말씀드린 바가 있다. 최소 1인당 100만원은 되지 않겠느냐고 말씀드렸다"며 "그게 일부 집행되긴 했는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 지원금 규모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턱없이 적다는 게 분명하다. 어느 정도 규모가 적절할지는 저희가 함께 논의 중인데 대폭 늘려서 추가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는 건 분명하다"며 대규모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재원 확보 방법에 대해선 "이번 정기국회 국면에서 최대한 확보를 해보고 다음 추경도 신속하게 하는 방법까지 감안해 가능한 방법을 찾겠다"며 가뜩이나 내년도 예산이 매머드인데 여기에 추경 편성까지 시사했다.

그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코로나 손실보상에 대해서도 "실제 손실보상액이 매우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하한을 올리는 방법도 당과 협의 중"이라며 대폭 증액을 시사한 뒤, "직접 행정명령 대상은 아닌데 그에 준하는 피해를 입은 업종 기업 또는 자영업자 수가 약 80만에서 100만명 정도 된다고 하기에 이 부분에 대한 손실보상에 준하는 지원방안도 강구돼야 한다"며 손실보상 대상에서 빠진 여행업, 헬스업체에 대한 별도의 지원 방침도 밝혔다.

앞서 이 후보는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올해 대폭 삭감된 지역화폐 예산의 복원을 공개적으로 민주당에 요구했고, 송영길 대표는 25일 "21조 원에서 6조 원으로 축소했는데 증액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심의하겠다”며 “지역화폐 예산은 이 후보도 지적했다"며 대폭 증액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밖에 기본소득, 기본주택 등 '기본시리즈'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천문학적 재원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이 후보의 '헬리콥터 돈풀기'식 대선전략은 향후 거센 후폭풍과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내년도 예산을 '이재명식'으로 전면 재편하는 과정에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특히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전국민재난지원금 등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어 극한 충돌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 이 후보측이 홍남기 경질 요구도 할 수 있어, 그럴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권과의 충돌로도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리 친문핵심 등 이낙연계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등에 강한 알러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이를 대선공약으로 만드는 과정에 계파갈등이 재연될 개연성도 높다.

야권의 대대적인 '포퓰리즘 비난' 공세도 예상된다. 가뜩이나 문재인 정권 5년간 국가부채가 폭증한 상황에서 내년도 대선을 의식한 이 후보의 전국민재난지원금 등을 용인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국들은 내년부터 재정건전성을 의식해 긴급예산 편성으로 전환한 상황에서 한국만 돈풀기를 더욱 확대할 경우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박태견,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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