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승복하냐' 질문에 ".....", 사실상 경선불복

3차 국민 선거인단의 이낙연 압도적 지지, 거센 후폭풍 예고

2021-10-10 20: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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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0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과반 득표로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경선 결과에 대해 승복하냐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경선 개표 결과후 만난 기자들이 3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 결과 자신이 62.37%의 압승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누적 결과 이 지사가 가까스로 과반을 획득해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하게 된 것과 관련, '승복하냐'고 여러 차례 물었으나 끝내 답을 하지 않았다.

과거 2007년 이명박-박근혜 경선때 극한적 공방 끝에 이명박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이겼을 때 박근혜 후보가 현장에서 즉각 승복을 선언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지지자들이 "사사오입 부정경선"을 외치며 경선 불복을 외치자, "고맙다. 제 정리된 마음은 정리되는대로 말하겠다"며 "차분한 마음으로, 책임이 있는 마음으로 기다려 주길 바란다. 오늘은 여기서 여러분과 헤어진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선관위가 이 지사 과반 득표를 선언하자 이 지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기는 했지만, 이 지사의 후보 수락 연설 20여분간 눈을 감은 채 향후 대응을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낙연 캠프는 경선 결과 발표뒤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캠프는 3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가 압승을 거둔 것은 대장동 사태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폭발적으로 급증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며, '결선투표 없는 민주당 후보 확정'을 수용할지 여부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도사퇴한 정세균, 김두관 후보들의 표를 무효표 처리하지 않았을 경우 이 지사가 과반특표할 수 없었음을 강조하며 당 지도부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어, 이낙연 지지자들의 경선 불복 움직임이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실제로 긴급대책회의후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홍영표 의원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낙연 필연캠프는 10일 밤 소속의원 전원이 긴급회의를 가졌다"며 "당 대선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제기를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선후보 경선후보의 중도사퇴 시 무효표 처리가 결선투표 도입의 본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며 "필연캠프는 11일 이와같은 이의제기서를 당 선관위 공식 접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여, 사실상 경선 불복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낙연 지지자 수백명은 빗속에도 불구하고 이날 밤 늦게까지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사사오입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선 불복 집회를 열었다. 이낙연 캠프 정운현 공보실장은 집회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당내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검찰의 대장동 수사에서 이 지사의 책임론이 불거질 경우 '후보 교체론'이 공론화될 개연성도 높아 민주당은 대선후보 확정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과 진통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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