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화동인 4-5호, 개발 전에 대장동 땅 32% 확보
남욱-정영학이 주도. 대장동 개발도 쥐락펴락
2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대장동 일대 등기부등본을 분석한 결과 2009년 11월과 12월에 154건의 토지 계약이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동 일대에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9년 동안 신고된 거래 건수 194건 중 80%에 이르는 거래가 2009년 말에 집중된 것이다.
2009년 말에 대장동 토지 거래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것은 부동산개발회사 ‘씨세븐’이 기존 지주로부터 땅을 한꺼번에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 개발 회사에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2009년경 자문단으로 참여했다. 당시 씨세븐이 계약한 토지 면적은 29만 m²로, 대장동 개발사업 전체 면적(91만 m²)의 31.8%에 이른다. 토지 매입을 위해 지급한 계약금만 1천200억원이다.
이후 남 변호사는 씨세븐이 설립한 프로젝트파이낸싱금융투자(PFV)의 대표로 선임됐고 정 회계사는 이 PFV에 돈을 댄 회사들의 대표와 임원직을 맡았다. 기존 토지주들과 공인중개사들은 이 작업을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주도했다고 전했다. LH가 기존 공영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상태에서 땅 작업을 한 셈.
실제 2010년 6월 LH가 공영개발을 포기하면서 대장동 사업은 민간 단독사업으로 전환됐다. 이후 2010년 10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공영개발로 다시 바꿨다. 이 시장은 그러다가 그후 민관합동 개발 방식으로 바꾸었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민관합동 방식의 공영개발로 바뀌면서 민간의 수익이 급증했다. 씨세븐 주도로 설립한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가 민간 단독 개발을 전제로 예상했던 수익은 2009년 기준 2천967억원이었다. 반면 실제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가 받은 배당금과 분양수익은 최소 8천500억원으로 폭증했다.
한 시행사 대표는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2009년부터 대장동 토지를 확보해둔 대장PFV 및 관계사 대표이자 임원인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영향력이 컸을 수밖에 없다”며 “그 덕에 두 사람이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대표를 맡아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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