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의원들, 이 난리통에 '운동권 특혜법' 발의

설훈 등 73명, '자녀 입학-취업 특혜' 담은 민주유공자 예우법 발의

2021-03-29 13: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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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통제불능 상태로 폭발하고 있는 와중에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이 '민주유공자 예우법'을 집단 발의, '민심 불감증'이 심각한 상태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했다.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청련 세대'인 설훈 민주당 의원은 유신 반대 투쟁과 6월 민주항쟁 등 국민 기본권 신장에 기여한 유공자를 예우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민주당 의원 68명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 3명, 열린민주당·정의당 소속 의원 각 1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법안은 유신반대투쟁과 6월민주항쟁 등 국민 기본권 신장에 기여한 민주유공자와 유족 또는 가족에 대해 △교육지원 △취업지원 △의료지원 △대부 △양로지원 △양육지원 및 그 밖의 지원을 실시토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들은 법안 설명을 통해 "현행법은 민주화 운동 중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만 법률에 근거해 관련자들을 국가유공자와 민주유공자로 예우하고 있다"면서 "이에 유신반대투쟁, 6월 민주항쟁 등 국민의 기본권 신장에 기여한 민주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실시하는 법률을 제정해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과 그 유족 또는 가족에게 국가가 합당한 예우를 함으로써 민주사회 발전과 사회정의 실현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법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추진됐으나 '운동권 특혜' 논란으로 좌초됐고, 21대 국회 들어서도 지난해 우원식 의원이 동료의원 20여명과 같은 이름의 법안을 발의했다가 뭇매를 맞고 실패한 바 있다.

특히 이 법은 민주화운동 부상자·사망자·행방불명자의 배우자나 자녀에게 중·고교와 대학 등의 수업료를 전액 지원하고, 이들이 정부나 공공기관, 민간기업에 취직을 원할 경우 최대 10%의 가산점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중·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이들이 입학 의사를 밝히면, 학교는 입학 정원의 3~6% 범위 이내에서 이들을 입학시켜줘야 한다. 정부·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도 이들을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한다.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는 의료 지원, 장기 저금리 대출, 양육·양로·요양 지원 등도 포함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고작 자기 자식이 남의 자식에게 갈 기회 빼앗아 특혜를 누리는 사회를 만들려고 민주화운동 한 거냐"라며 "민주당 사람들의 문제가 이거다. 자기들 운동 좀 했다고 자기 자식들이 특혜를 누리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번에 발의된 민주유공자 예우법도 동일한 특혜를 담고 있어, 당내 일각에서조차 "가뜩이나 기득권세력화 됐다고 비판받는 운동권 출신들이 4.7 재보선과 정권 재창출을 망치기로 작심한 게 아니냐"는 울분이 터져나오고 있다.

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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