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는 순서대로" 저주, 지방대들 '사상최악' 정원미달
학령인구 감소에 취업난, 코로나사태 가세
10여년 전부터 나돌아온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망할 것"이라던 지방대학들의 공포가 본격적으로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양상이다.
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신입생 정원 미달로 인해 올해 전국 대학들의 추가모집 대상은 162개대 2만 6천129명으로 지난해보다 배이상 많은 1만6천299명이나 급증했다.
대부분은 졸업후 취업난이 상대적으로 심한 지방대학들로, 지방소재 대학 추가모집인원은 2만3만767명으로 전국의 91%를 차지했다. 이 역시 전년 8천930명보다 166%나 급증한 수치다.
지방 국립대학들조차 정원 미달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상황은 악화일로다.
부산의 경우 부산대를 포함해 부산지역 14개 4년제 대학이 충원해야 하는 인원은 모두 4천62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교대만 정원을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추가모집 인원 1천266명보다 무려 3.7배나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다다.
전북 지역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전북대 등 전북도내 4년제 대학 6곳의 추가모집 인원은 2천209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 560명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다다.
광주-전남지역도 사정은 대동소이해, 전남대에서 140명 미달했다. 특히 전남대 사범대학의 일부 과 등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조선대, 호남대 등 마찬가지였다.
충북 지역도 극동대, 충청대, 대원과학대들이 예외없이 신입생 미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혹독한 대학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대학 교직원들의 고용 불안도 커지는 등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역대 대선때마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지역표'를 의식해 경쟁적으로 대학인가를 내준 데 따른 필연적 귀결이다.
이 난리통에도 지역에 대학 신설을 약속하는 공약은 계속 나오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대목이다. 지난해 자연인구마저 감소로 돌아섰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부동산값 폭등 등으로 부메랑으로 세계최악의 저출산율를 기록중이며 대학졸업생들의 극심한 취업난으로 대학 기피 현상마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후 '비대면 교육'이 확산되면서 강력하고 심도깊은 콘텐츠로 무장한 인터넷 강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대학은 말 그대로 벼랑끝 위기에 직면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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