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7일 600여명을 정리해고, 항공업계 대량 감원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후 정리해고 대상 직원 중 동점자와 휴직자를 제외한 605명에게 오는 10월 14일자로 정리해고한다고 개별 통보했다. 정리해고 대상에는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도 포함됐다.

지난달말 98명의 희망퇴직자 정리에 이은 추가 감원으로, 이로써 남은 인원은 590명이 됐다. 이는 지난 3월 말 코로나19 사태로 셧다운 당시 직원 수가 1천680명가량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5개월여만에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사측이 이처럼 대량 감원을 한 것은 이스타항공을 사겠다는 예비투자자들이 최대한 슬림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감원을 하면서 경영 정상화 이후 전원 재입사를 약속했다.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 인수 기업을 선정해 다음달 중 M&A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이스타항공 측에 인수 의사를 나타낸 곳은 기업 4곳과 사모펀드 등을 포함해 10여곳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대량 감원에 반발해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8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대량 정리해고 철회와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재출연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 대량 감원이 최근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이 무산된 아시아나항공 등 여타 항공사들의 릴레이 감원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어, 그간 정부 지원 등으로 감원을 미뤄온 항공업계에 본격적으로 감원 태풍이 몰아닥치기 시작한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