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업체 "정부, 원가 50%에 공급하라니. 생산중단"

정부 '탁상행정'에 마스크업계 반발. "명분도 의욕도 완전 상실"

2020-03-06 09: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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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스크업체가 6일 정부가 생산원가의 50%로 생산물량을 10배 늘리라고 통보했다고 폭로하며 '생산 중단'을 선언하는 등 정부의 '탁상행정'이 또다시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다.

치과용 마스크를 하루 1만여장씩 생산 공급해온 마스크 제조업체 '이덴트'는 이날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자부심을 갖고 생산해왔던 이덴트 마스크 생산이 중단됨을 알려드린다"며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이덴트는 "그동안 정부시책에 따라 생산된 전량을 그 다음날 치과로 공급하고 있었음에 불구하고 정부가 마스크 제조업체에 생산량 80%를 일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두가지 생산중단 이유를 밝혔다.

이덴트는 우선 "그동안 단가가 싼 중국산 원단과 필터를 사용하지 않았고 서울 홍제동에서 한 대의 기계를 돌리면서 한국 근로자 3명을 고용해 생산단가가 중국산과 비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달청에서는 생산원가 50% 정도만 인정해주겠다는 통보와 일일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생산수량 계약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하루 생산량 200통(1만장)에서 240통(1만 4400장)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인원을 1명 더 충원했고, 매일 2시간 연장근로와 토요일, 일요일 연장근무로 인한 각종 수당지급 등이 있었지만 마스크 값을 1원도 올리지 않았다"며 "부르는 대로 돈을 주겠다는 중국에도 1장도 안팔았다"고 강조했다.

이덴트는 그러면서 "더이상 손실을 감수하면서 마스크를 생산해야 하는 명분도, 의욕도 완전히 상실한 상태"라고 정부에 극한 절망감을 토로했다.

이덴트는 또한 "정부가 마스크 제조업체에 일관된 지침을 적용해 마스크가 꼭 필요한 의료기관(치과의원)에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것조차 불법이라는 지침을 내려 앞으로 공급이 불가하게 됐다"며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점 진심으로 죄송하고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정부는 전날 마스크 제조사의 공적 의무공급 비율을 현 50%에서 80%로 높이고, 시중에서 4천원대에 팔리는 마스크도 장당 1천500원에 팔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코로스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필터, 알코올 등 국제원자재값이 폭등해 과연 1천500원에 공급이 가능하겠냐는 회의가 제기됐고, 결국 마스크업체의 생산 중단으로까지 이어지기에 이르러 또다시 정부의 탁상행정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은 이와 관련,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 공급가를 "동일가로 해서 1천500원으로 지금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스크업체들이 정부가 원가의 50%에 사들이려 한다고 반발하는 데 대해선 "그 부분은 지금 조달청에서 담당하고 있어서...생산 원가를 충분히 보상해 준다가 기본 원칙이다. 그런데 일부 아주 고가품에 대해서는 아직 어떻게 그걸 조치할지 그건 개별 기업하고 조달청하고 협상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그렇게 생각이 된다"며 조달청으로 공을 떠넘겼다.

박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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