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회장, 김상조 앞에서 경제정책 '작심 비판'
손경식 "기업들 불안해하고 있다" vs 김상조 "노동존중 변함없다"
손 회장은 이날 아침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서 열린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초청 경총 회장단 정책간담회'에서 "지금은 민간의 경제 활력을 되살려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 경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부 경제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손 회장은 우선 주52시간제에 대해 "주52시간제 같은 획일적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으로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물론 선택적 근로시간제, 특별연장근로 같은 보완조치가 반드시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최근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 중소기업 계도기간 부여 같은 보완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기업 현장의 기대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법으로 시행시기를 1년 이상 늦추어 주는 입법 조치도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손 회장은 정부가 추진중인 상법, 공정거래법 등의 개정에 대해서도 "기업 경영을 제약하는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기업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부가 기업에 부담을 주는 하위법령 개정과 국민연금에 의한 경영권 행사 확대까지 추진하고 있어 기업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중단을 촉구했다.
그는 규제완화에 대해서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신기술과 신산업이 자라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과감하고 획기적인 규제혁신과 더불어 연구개발(R&D)등 혁신성장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법인세율에 대해서도 "기업들이 투자 여력을 늘려나갈 수 있도록 법인세율 인하와 투자세액공제제도 확대 조치를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며 "법인세율 인하는 세계 주요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대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오히려 최근에 인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내적으로 민간 실물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기업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을 보다 적극적으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적극 검토해 '경제 살리기'에 대한 정부의 확실한 메시지가 기업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상조 실장은 주52시간제와 관련, "그제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계도기간 부여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보완책을 발표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국회 입법이 절실하다"며 "탄력근로제 등 입법을 위해 경총이 좀 더 노력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뜬금없이 경총에게 공을 떠넘겼다.
김 실장은 "강대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4차 산업혁명 물결, 인구구조의 변화 등 당면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한국경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경제의 양식이 변화하고 있어 과거의 낡은 방식만 고집하면 뒤처진다.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기업에 혁신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혁신과 함께 공정과 포용도 포기할 수 없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가치"라며 "공정과 포용이 없는 혁신은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사회통합을 저해해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를 표방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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