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최대 전리품은 '8월 경선' 확정
[김행의 '여론 속으로']<41> 이명박 역시 장사 잘하는 CEO
역시 이명박, 장사 잘하는 CEO다. 그는 ‘여론조사 반영비율 산정 시 비당원 투표율 하한선 보장(67%)’ 조항을 전격 양보함으로써 큰 장사를 했다. “크게 양보하는 사람이 이긴다”는 조언이 통했을까? 그보단 치밀한 계산이 뒷받침됐을 게다.
이 전 서울시장이 챙긴 이문을 살펴보자. 우선 ‘통 큰 정치인’이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 한나라당의 경선룰은 애초 혁신안에서 경준위안→강재섭 중재안→이번 이명박안까지 계속해서 바꾸었고 그 때마다 시끄러웠다.
경선 룰에 대한 수정 요구는 항상 이명박 전 시장 쪽이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본인 말마따나 "3번이나 양보했다". 그런 상황에서 강재섭 중재안이 나왔다. 한나라당은 분당 위기로까지 치닫는 듯 보였고, 급기야 14일 이 전 시장이 ‘67% 하한선 보장’을 양보하면서 최종적으로 ‘이명박안’이 탄생했다.
박 전 대표 측도 수용했다. 사실 그간의 경위를 보면, 원칙을 기준으로 할 때 양보해 온 쪽은 늘 박 전 대표쪽이었는데 오히려 이 전 시장이 ‘양보한 쪽’이 됐다. 이 전 시장은 긴급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내가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기업인 출신다운 치밀한 계산이다. 박 전 대표측에서 보자면 ‘기가 막힌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그러나 내면을 따져 보면 ‘하한선 보장(67%)’은 별 실리도 없는 조항이었다. 이 전 시장 캠프에서조차 “67%를 보장 받는다 해도 실제 투표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하지 않는가? “유의미한 표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조항 때문에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라는 판단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두말 필요 없이 잘한 판단이다.
실리적으로 큰 득도 의미도 없으면서도 이-박 간 최대 갈등 요인으로 비췄던 ‘67% 보장’을 치우는 대신, 이 전 시장은 다른 조항을 통해 실리를 톡톡히 챙겼다. 우선, 선거인단이 20만에서 23만 1천6백52명으로 3만여명 늘어났다. 당연히 ‘민심’쪽에서 앞선다는 이 전 시장쪽에 유리하다.
또한 순회경선 대신 전국 동시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면 당연히 국민 참여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하다. 결국 이 전 시장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고, 박 전 대표측은 둘 다 잃은 모양새다.
게다가 이 전 시장은 풍전등화의 위기로 내몰린 강재섭 대표도 살려냈다. 강 대표가 ‘안도했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겠는가. ‘친박’쪽 사람을 확실한 ‘친이’로 바꾼 것이다. 당내 검증을 앞두고 있는 이 전 시장은 적진에서 큰 우군을 얻은 셈이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이 가장 확실하게 챙긴 이문은 ‘8월 21일 이전(대선 120일 전)’ 경선실시다. 만약 이번 ‘양보(?)’가 없었다면 자칫 한나라당 경선은 10월 이후까지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 때가 어느 시점인가. 확실한 범여권후보가 등장할 시점이다.
자, 이제 이-박 간 지지율 특성을 살펴보자. 현재 이 전 시장은 38%내외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28%내외 지지율과 비교하면 약 10%포인트 정도 앞서는 수치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의 지지율엔 어느 정도 ‘거품’이 포함되어 있다. 바로 호남과 서울 및 수도권에서의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 2002년 노무현 후보를 찍었던 표, 진보-개혁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지지율까지 포함되어 그간 박 전대표를 앞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표는 시간이 흐르면 빠지게 마련이다. 거의 50%를 육박하던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12월 대선이 다가 오면서 ‘잠재적 범여권’표가 표 이동을 시작했던 것이다. 이 표는 확실한 여권주자가 등장하면 ‘반드시 빠지는 표’다.
반대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확장성은 적지만, 이 전 시장과는 겹치지 않는 ‘확고한 지지기반’이 있었다. 때문에 10월까지만 경선을 끌 수 있었다면, 이-박 간 여론조사 지지율은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뒤바뀌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었다. 그 때쯤이면, 범여권주자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을 수 없어서다.
그러나 이번에 8월 21일 이전 경선 실시가 합의됨에 따라 이 가능성은 전무해졌다. 이제 이 전 시장은 3개월여만 더 우위를 지키면 된다. 현 정치상황을 보면, 3개월 내에 여권의 확실한 주자가 나오긴 틀렸다. 그러니 결국은 여권후보에게 갈 지지표가 한나라당 경선 직전까지는 이 전 시장에게 머물 공산이 크다. 게다가 이번 ‘큰 양보(?)’는 하락세로 돌아섰던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을 다시 반등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 전 시장측은 ‘10월 이후 경선’이 ‘매우 위험하다’는 판단을 했음직하다. 이 계산을 안했다면 그건 선거캠프도 아니다. 결국 이번 이 전 시장은 결단은 ‘시간의 여신’을 잡기 위한 고도의 계산된 정치게임이었다. 그리고 일단 성공했다. 박 전대표의 반전전략이 궁금하다.
이 전 서울시장이 챙긴 이문을 살펴보자. 우선 ‘통 큰 정치인’이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 한나라당의 경선룰은 애초 혁신안에서 경준위안→강재섭 중재안→이번 이명박안까지 계속해서 바꾸었고 그 때마다 시끄러웠다.
경선 룰에 대한 수정 요구는 항상 이명박 전 시장 쪽이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본인 말마따나 "3번이나 양보했다". 그런 상황에서 강재섭 중재안이 나왔다. 한나라당은 분당 위기로까지 치닫는 듯 보였고, 급기야 14일 이 전 시장이 ‘67% 하한선 보장’을 양보하면서 최종적으로 ‘이명박안’이 탄생했다.
박 전 대표 측도 수용했다. 사실 그간의 경위를 보면, 원칙을 기준으로 할 때 양보해 온 쪽은 늘 박 전 대표쪽이었는데 오히려 이 전 시장이 ‘양보한 쪽’이 됐다. 이 전 시장은 긴급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내가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기업인 출신다운 치밀한 계산이다. 박 전 대표측에서 보자면 ‘기가 막힌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그러나 내면을 따져 보면 ‘하한선 보장(67%)’은 별 실리도 없는 조항이었다. 이 전 시장 캠프에서조차 “67%를 보장 받는다 해도 실제 투표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하지 않는가? “유의미한 표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조항 때문에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라는 판단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두말 필요 없이 잘한 판단이다.
실리적으로 큰 득도 의미도 없으면서도 이-박 간 최대 갈등 요인으로 비췄던 ‘67% 보장’을 치우는 대신, 이 전 시장은 다른 조항을 통해 실리를 톡톡히 챙겼다. 우선, 선거인단이 20만에서 23만 1천6백52명으로 3만여명 늘어났다. 당연히 ‘민심’쪽에서 앞선다는 이 전 시장쪽에 유리하다.
또한 순회경선 대신 전국 동시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면 당연히 국민 참여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하다. 결국 이 전 시장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고, 박 전 대표측은 둘 다 잃은 모양새다.
게다가 이 전 시장은 풍전등화의 위기로 내몰린 강재섭 대표도 살려냈다. 강 대표가 ‘안도했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겠는가. ‘친박’쪽 사람을 확실한 ‘친이’로 바꾼 것이다. 당내 검증을 앞두고 있는 이 전 시장은 적진에서 큰 우군을 얻은 셈이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이 가장 확실하게 챙긴 이문은 ‘8월 21일 이전(대선 120일 전)’ 경선실시다. 만약 이번 ‘양보(?)’가 없었다면 자칫 한나라당 경선은 10월 이후까지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 때가 어느 시점인가. 확실한 범여권후보가 등장할 시점이다.
자, 이제 이-박 간 지지율 특성을 살펴보자. 현재 이 전 시장은 38%내외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28%내외 지지율과 비교하면 약 10%포인트 정도 앞서는 수치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의 지지율엔 어느 정도 ‘거품’이 포함되어 있다. 바로 호남과 서울 및 수도권에서의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 2002년 노무현 후보를 찍었던 표, 진보-개혁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지지율까지 포함되어 그간 박 전대표를 앞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표는 시간이 흐르면 빠지게 마련이다. 거의 50%를 육박하던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12월 대선이 다가 오면서 ‘잠재적 범여권’표가 표 이동을 시작했던 것이다. 이 표는 확실한 여권주자가 등장하면 ‘반드시 빠지는 표’다.
반대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확장성은 적지만, 이 전 시장과는 겹치지 않는 ‘확고한 지지기반’이 있었다. 때문에 10월까지만 경선을 끌 수 있었다면, 이-박 간 여론조사 지지율은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뒤바뀌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었다. 그 때쯤이면, 범여권주자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을 수 없어서다.
그러나 이번에 8월 21일 이전 경선 실시가 합의됨에 따라 이 가능성은 전무해졌다. 이제 이 전 시장은 3개월여만 더 우위를 지키면 된다. 현 정치상황을 보면, 3개월 내에 여권의 확실한 주자가 나오긴 틀렸다. 그러니 결국은 여권후보에게 갈 지지표가 한나라당 경선 직전까지는 이 전 시장에게 머물 공산이 크다. 게다가 이번 ‘큰 양보(?)’는 하락세로 돌아섰던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을 다시 반등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 전 시장측은 ‘10월 이후 경선’이 ‘매우 위험하다’는 판단을 했음직하다. 이 계산을 안했다면 그건 선거캠프도 아니다. 결국 이번 이 전 시장은 결단은 ‘시간의 여신’을 잡기 위한 고도의 계산된 정치게임이었다. 그리고 일단 성공했다. 박 전대표의 반전전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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