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으로 얻게 될 양도차익 4조5천억원 가운데 1천억원을 한국에 사회발전기금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또 외환은행 매각 이익 중 7천2백50억원을 과세 논란이 끝날 때까지 국내 은행에 예치해 놓고, 스타타워 매각 차익에 대한 추징세금 1천4백억원도 법적인 결론이 내려지면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론스타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앞서 칼라일이나 뉴브리지캐피탈의 전례를 흉내낸 것으로, 론스타가 적정한 선에서 파문을 매듭짓고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꼼수로 풀이되고 있다.

쇼트 부회장 "한국 법 따르고 당국 조사에도 협력"

17일 재경부에 따르면, 론스타 미국 본사 엘리스 쇼트 부회장은 지난 14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보낸 팩스 서한을 통해 "세금 추징에 론스타가 응할지 한국 정부가 걱정하고 있음을 이해한다"며 "한국의 법과 규제에 따르는 것은 물론 현재 진행 중인 사법당국과 세무당국의 조사에도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론스타는 이와 별도로 외환은행 매각으로 얻게 될 양도차익 4조5천억원 가운데 1천억원을 한국에 사회발전기금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또 외환은행 매각 이익 중 7천2백50억원을 과세 논란이 끝날 때까지 국내 은행에 예치해 놓고, 스타타워 매각 차익에 대한 추징세금 1천4백억원도 법적인 결론이 내려지면 납부하겠다고 덧붙였다.

론스타의 뒤늦은 '도마뱀 꼬리끊기'

론스타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종전의 고압적 태도와는 180도 달라진 것이어서,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론스타는 그동안 스타타워 매각 차익에 대한 국세청의 세금 추징에 대해 국세심판원에 소송을 내는 등 세금 추징에 강력 반발했었다. 또한 지난해 3차례의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해 강력반발하는가 하면, 4조5천억원의 외환은행 매각차익에 대해서도 "정당한 투자의 대가"라고 강변해왔다.

또한 지난달 23일 국민은행을 외환은행 우선매각협상자로 선정하는 조인식에 서명한 뒤 쇼트 론스타 부회장이 잠적, 그와의 대화를 희망하던 정부 당국자들을 황당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러던 론스타가 입장을 바꿔 1천억원의 사회기부를 포함해 일부 세금 납부 의사를 밝힌 것은 최근 검찰이 론스타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론스타는 앞서 제일은행 매각을 통해 거액의 차익을 남긴 뉴브리지캐피탈이나, 한미은행 매각을 통해 역시 거액을 챙긴 칼라일의 전례를 따라 사회기부금과 세금납부라는 생색내기를 통해 외환은행 의혹을 조기매듭짓기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제일은행을 매각해 1조15천억원의 이익을 냈던 뉴브리지캐피털은 2백억원의 기부금을 냈고, 한미은행 매각을 통해 7천여억원의 차익을 거둔 칼라일은 국세청의 추징세금을 즉각 냈다.

론스타 내부사정에 밝은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뉴브리지나 칼라일은 국내에서 경영을 주도하는 반면, 론스타는 미국에서 직접 콘트롤하는 까닭에 한국내 정서에 밝지 못하다"며 "뉴브리지나 칼라일이 몇 푼 안되는 기부금이나 세금을 내고 빠져나간 반면, 론스타는 한푼이라도 안내려고 버티다가 그것이 안되니까 막판에 뉴브리지나 칼라일 흉내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몇푼 안되는 기부금과 세금을 내고 빠져나가려는 외국투기자본의 전형적 '도마뱀 꼬리끊기'라는 분석이다.

4조5천억 외환은행 매각 차익 중 론스타 몫은 20%

이 관계자는 론스타가 유사시 세금추징에 대비해 7천2백50억원을 국내에 예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면에 대해서도 이렇게 전했다.

"외환은행 매각을 통해 론스타가 얻게되는 4조5천억원 가운데 론스타에게 돌아갈 이익은 20% 정도로 알고 있다. 나머지 80%는 론스타에게 돈을 맡긴 투자가들 몫이다. 이들 투자가는 한국정부가 론스타에 세금을 매기더라도 그 부담은 론스타가 떠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론스타가 법적 처리를 깔끔하게 하지 못해 이런 사태가 발생한 만큼 론스타 책임이라는 논리다.

따라서 론스타가 1천억원을 사회에 기부하고 7천2백50억원을 국내에 예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최악의 경우 자신에게 배당되는 이익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에 다름아니다. 그러나 론스타가 실제로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외환은행을 조속히 팔고 한국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또하나의 언론플레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