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이 '손학규 영입론' 꺼내든 속내
[김행의 '여론 속으로']<32> '트로피 와이프'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게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손 전 지사는 ‘미래형 지도자’ 로서는 한나라당에서 유일하게 자격이 있단다. 그러면서 "손 전 지사는 하루빨리 한나라당에서 나와야 한다"며 "(나와)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순결주의자’인 노무현 대통령은 즉각 반격했다. 그는 6일 열린당 지도부와 만나 손 전 지사 영입론을 비판했다. 그는 "남의 당 경선하는 사람을 모시고 와야 한다는 정치 감각이라면 문제가 있다. 내부에서 사람을 먼저 구하고 준비하다가 외부 사람이 있으면 태우고 가야 한다. 남의 양어장에 와서 낚싯대만 던져 놓으면 되는가"라고 말했다.
정동영은 노대통령의 말마따나 정치감각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그랬다면 여당의 당의장이 되고 잠재적 대권주자로까지 부상할 수 있었을까? 분명 나름에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대체 그의 셈법은 무엇일까?
최근 정동영과 손학규는 여론조사에서 순위가 바뀌었다. 정동영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손학규보다 순위가 앞섰다. 고건 전 국무총리의 사퇴 전까진 이명박, 박근혜, 고건, 정동영, 손학규 순이었다. 고 전 총리의 사퇴 후엔 일시적으로 고 전 총리의 표가 정동영 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정동영이 한때 10% 근처까지 치고 올라가기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민심이 흐름이 뚜렷하게 달라졌다. 손학규가 서서히 뜨기 시작한 것이다. ‘마의 5%’벽이 깨졌다. 지지율 순위도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정동영 순으로 바뀌었다. 지금 모든 여론조사에서 손학규는 3등이다. 그는 한길리서치가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8.9%의 지지를 얻었다. ‘저평가 우량주’가 ‘재평가 우량주’가 되었다.
이런 시점에 정동영은 불쑥 ‘손학규 영입론’을 들고 나왔다. 거의 사망선고를 받은 당을 살리기 위한 자기희생인가. 천만에. 그는 지금 초조한 것이다. 일단은 4위로 밀렸지만 지지율은 점점 더 추락추세다. 이러다 ‘대권급’에서 내려와야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몸값을 올리는 것이 시급하다. 몸값을 올리는 방법은 두 가지다. 스스로의 실력으로 승부를 보거나 남에게 의지하는 것이다. 전자는 이미 어려워졌다. 실력은 만천하에 공개됐다. 이제 남에게 의지해 몸값을 올려야 한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방법은 잘나가는 사람 옆에 서서 자신을 동급으로 만드는 것이다.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는 말은 그런 뜻이다. ‘재평가 우량주’와 붙어보겠다는 것이다.
‘트로피 와이프’(Trophy Wife) 라는 말이 있다. 지난 90년대 전후 미국에서 많은 성공한 CEO들이 조강지처를 버리고 젊고 스마트한 여자와 재혼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그때 이런 아내를 ‘트로피 와이프’라고 불렀다. 승리한 사람이 트로피를 챙겨가듯이 매력적인 여성을 데려간다는 뜻이다.
트로피 와이프와 함께 멋진 미소를 짓는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들, 그리고 출세한 사람들을 보면 그게 뭐 그리 자랑스러운 일인가 싶지만 미국인들은 그들을 성공한 사람들로 인정해준다. ‘트로피 와이프’를 옆에 세워서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세상이다. 사회적으로 출세하고 알려진 사람들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심리도 다 이에 속한다.
지금 정동영에게 손학규만큼 매력적인 트로피 와이프가 있을까? 자신도 ‘재평가 우량주’로 다시 주목받고 싶은 것이다. 진심으로 손학규가 열린당으로 와서 경선에 참여할 것이라고는 믿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손학규를 포함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진대제 전 장관 등이 자신과 경선에서 맞붙는 장면을 유권자들에게 상상토록 해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만으로도 열린당의 추락한 이미지를 벗어 버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현재 그는 어떤 위치인가. 당내에서도 ‘대권주자 출마’를 포기하고 2선으로 후퇴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구나 그는 열린당 창당 주역으로 작금의 열린당 현실에 책임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열린당 소속의원들은 ‘손학규 영입론’을 말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살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동영은 ‘손학규 영입론’을 얘기해선 안된다. 여론도 그가 노무현과 함께 물러나야 되는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쪽이 많다.
이 순간 그의 가장 용기있는 선택은 오히려 ‘대권불출마 선언’아닐까? 그런 후에 대권급 후보를 물색해야 한다. 일단 당내에서 경쟁력 있는 인물이 있는가부터 찾아야 한다. 조강지처는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 남편 뒷바라지를 해 왔는데 남편이 성공하니까 제일 먼저 조강지처부터 버리는 꼴이니 열린우리당 의원들로선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노대통령이 ‘정치감각’ 운운하며 비웃을 만하다. 좀처럼 여론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을 조언하고 싶다. 이래저래 손학규만 몸값이 오르게 됐다. 정동영은 과연 트로피와이프를 얻을 때까지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일까?
정치적 ‘순결주의자’인 노무현 대통령은 즉각 반격했다. 그는 6일 열린당 지도부와 만나 손 전 지사 영입론을 비판했다. 그는 "남의 당 경선하는 사람을 모시고 와야 한다는 정치 감각이라면 문제가 있다. 내부에서 사람을 먼저 구하고 준비하다가 외부 사람이 있으면 태우고 가야 한다. 남의 양어장에 와서 낚싯대만 던져 놓으면 되는가"라고 말했다.
정동영은 노대통령의 말마따나 정치감각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그랬다면 여당의 당의장이 되고 잠재적 대권주자로까지 부상할 수 있었을까? 분명 나름에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대체 그의 셈법은 무엇일까?
최근 정동영과 손학규는 여론조사에서 순위가 바뀌었다. 정동영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손학규보다 순위가 앞섰다. 고건 전 국무총리의 사퇴 전까진 이명박, 박근혜, 고건, 정동영, 손학규 순이었다. 고 전 총리의 사퇴 후엔 일시적으로 고 전 총리의 표가 정동영 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정동영이 한때 10% 근처까지 치고 올라가기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민심이 흐름이 뚜렷하게 달라졌다. 손학규가 서서히 뜨기 시작한 것이다. ‘마의 5%’벽이 깨졌다. 지지율 순위도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정동영 순으로 바뀌었다. 지금 모든 여론조사에서 손학규는 3등이다. 그는 한길리서치가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8.9%의 지지를 얻었다. ‘저평가 우량주’가 ‘재평가 우량주’가 되었다.
이런 시점에 정동영은 불쑥 ‘손학규 영입론’을 들고 나왔다. 거의 사망선고를 받은 당을 살리기 위한 자기희생인가. 천만에. 그는 지금 초조한 것이다. 일단은 4위로 밀렸지만 지지율은 점점 더 추락추세다. 이러다 ‘대권급’에서 내려와야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몸값을 올리는 것이 시급하다. 몸값을 올리는 방법은 두 가지다. 스스로의 실력으로 승부를 보거나 남에게 의지하는 것이다. 전자는 이미 어려워졌다. 실력은 만천하에 공개됐다. 이제 남에게 의지해 몸값을 올려야 한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방법은 잘나가는 사람 옆에 서서 자신을 동급으로 만드는 것이다.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는 말은 그런 뜻이다. ‘재평가 우량주’와 붙어보겠다는 것이다.
‘트로피 와이프’(Trophy Wife) 라는 말이 있다. 지난 90년대 전후 미국에서 많은 성공한 CEO들이 조강지처를 버리고 젊고 스마트한 여자와 재혼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그때 이런 아내를 ‘트로피 와이프’라고 불렀다. 승리한 사람이 트로피를 챙겨가듯이 매력적인 여성을 데려간다는 뜻이다.
트로피 와이프와 함께 멋진 미소를 짓는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들, 그리고 출세한 사람들을 보면 그게 뭐 그리 자랑스러운 일인가 싶지만 미국인들은 그들을 성공한 사람들로 인정해준다. ‘트로피 와이프’를 옆에 세워서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세상이다. 사회적으로 출세하고 알려진 사람들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심리도 다 이에 속한다.
지금 정동영에게 손학규만큼 매력적인 트로피 와이프가 있을까? 자신도 ‘재평가 우량주’로 다시 주목받고 싶은 것이다. 진심으로 손학규가 열린당으로 와서 경선에 참여할 것이라고는 믿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손학규를 포함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진대제 전 장관 등이 자신과 경선에서 맞붙는 장면을 유권자들에게 상상토록 해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만으로도 열린당의 추락한 이미지를 벗어 버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현재 그는 어떤 위치인가. 당내에서도 ‘대권주자 출마’를 포기하고 2선으로 후퇴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구나 그는 열린당 창당 주역으로 작금의 열린당 현실에 책임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열린당 소속의원들은 ‘손학규 영입론’을 말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살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동영은 ‘손학규 영입론’을 얘기해선 안된다. 여론도 그가 노무현과 함께 물러나야 되는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쪽이 많다.
이 순간 그의 가장 용기있는 선택은 오히려 ‘대권불출마 선언’아닐까? 그런 후에 대권급 후보를 물색해야 한다. 일단 당내에서 경쟁력 있는 인물이 있는가부터 찾아야 한다. 조강지처는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 남편 뒷바라지를 해 왔는데 남편이 성공하니까 제일 먼저 조강지처부터 버리는 꼴이니 열린우리당 의원들로선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노대통령이 ‘정치감각’ 운운하며 비웃을 만하다. 좀처럼 여론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을 조언하고 싶다. 이래저래 손학규만 몸값이 오르게 됐다. 정동영은 과연 트로피와이프를 얻을 때까지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일까?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