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거짓말 하고, 법원 가서도 거짓말 해!"

동부지검 검사, 제이유 '거짓자백-위증' 강요 파문

검사가 제이유사건을 수사하면서 피의자에게 거짓 자백과 위증을 강요한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제이유 사건과 관련, 불구속 기소됐던 강정화(47.여)씨는 5일 국가인원위에 "검찰의 부당한 수사로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내면서 이 사건을 담당한 동부지검 담당검사의 수사 과정을 녹취한 테이프 일부를 공개했다.

테이프에는 검사가 서울동부지검 301호실에서 지난해 9월 22일 김모 전 제이유 상품 담당 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면서 김씨에게 거짓 자백과 법원에서의 위증을 강요하는 내용이 녹음돼 있다. 당시 담당 검사는 5시간 동안 김씨를 조사하면서 강씨에게 거짓 증언을 집요하게 강요했다.

▶검사 "내가 시키는대로 해 주겠어요? 도와줘, 깨끗하게..."
▶김씨 "깨끗하게 하는 김에 도와줘요?"

▶검사 "응, 도와줘. 이건 김00씨(상품담당이사) 진술이 아주 절대적이거든. 여기서 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진짜 어떻게 보면 연결고리 아니예요. 강정화와 둘 사이에... 그러니까 해결해 줘야지. 김00가 나자빠지면 우리는 해결이 안 나, 아무리 봐도..."

▶김씨 "상대방이 위증을 증명하면 어떻게 됩니까?"
▶검사 "잘못됐다는걸 어떻게 입증해요? 입증할 방법이 없잖아요. 본인이 다 관여한 일인데. 아무도 모르는데, 오직 김00만 알고 있는건데. 이건 확실히 보장하고, 재판에서 김00가 잘 이야기 하면 되지..."

▶김씨 "거짓말하라고요?"
▶검사 "거짓말하고 법원에 가서도 거짓말하세요. 그게 실체에 맞아. 거짓말이든 뭐든. 이게 핵심이야. 내가 원하는 게 이거거든. 이렇게 진술한 거로 하면 돼."

▶김씨 "진술한 걸로 하라고요?"
▶검사 이렇게 진술하고, 이게 맞아. '저는 사실 피해자나 마찬가집니다' 이런 말로 유리하게 써 줄께... 자이스트 납품과 관련하여 강정화로부터 한푼 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이거 하나 서명하고 가!"

▶김씨 "시간을 주세요."
▶검사 "희생타를 날려, 뭘 생각하겠다는 거야? 못하겠다 이거야? 진짜 별 거 아니야. 김씨가 같이 기소되면서 해주면 나로선 깔끔해. 강정화도 잡고, 이재순도 잡고. 이재순은 옷만 벗으면 돼."

▶김씨 "그러면 검사님 와꾸(틀)에 딱 맞죠."
▶검사 "그렇지, 어떻게 알았어요? 그러면 모든 게 해결되고 이해도 가고 아주 명쾌합니다."

그러나 김씨는 끝내 허위 신문조서에 서명하지 않았고 이에 검사는 "괜히 무슨 검사가 진술을 강요했네, 그런 소리하면 안 돼. 서로 비밀에 관해선 지킬 건 지켜가면서 그렇게 하자고"라며 비밀을 지킬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그후 검사는 김씨와 강씨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의 거짓자백 및 위증 강요로 또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제이유사건. ⓒ연합뉴스


문제의 녹취록을 폭로한 강씨는 제이유가 판매한 학습지를 생산하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원가와 납품가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2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의 분당 오피스텔을 사들이기도 해 의혹을 샀다. 이재순 전 비서관은 얼마 전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번 녹취록은 검찰 수사의 객관성에 대한 근원적 불신을 야기해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검사는 즉각 해당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최병성 기자

관련기사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