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이라도 탈세했다면 옷 벗겠다"던 이용훈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사건 수임료로 받은 5천만원에 대한 세무 신고를 하지 않아 2천만원에 이르는 세금을 탈루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대법원장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이 대법원장은 변호사로 재직하고 있던 지난 2003년 4월~2005년 6월까지, (주)진로와 소송을 벌였던 ‘세나인베스트먼트’(골드만삭스의 페이퍼 컴퍼니)의 소송 대리인을 맡아 수임료로 2억5천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 대법원장은 해당 수임료 중 지난 2004년 6월에 받은 성공보수금 5천만원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소득 5천만원의 신고 누락에 따라 이 대법원장은 소득세 36%와 주민세 3.6% 등 모두 2천여만원에 이르는 세금을 탈루한 것.

언론보도를 통해 탈루 사실이 밝혀지자 이 대법원장은 3일 대법원을 통해 배포한 해명자료에서 “2004년 상반기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를 하던 중 세무사 사무실 직원이 옮겨 적는 과정에서 실수를 해 결국 종합 소득세 신고가 일부 누락됐다”며 “단순 실수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세금을 일부 뒤늦게 납부하게 된 점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문이 계속 확산되자 이용훈 대법원장은 4일 오전 직접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변호사를 시작하면서 관심거리는 십일조 헌금을 어떻게 하느냐 였다"며 "신앙인으로서 돈을 어떻게 관리해왔는지 이해해 달라"며 고의적 탈세 사실을 부인했다.

이 대법원장은 또 "10원이라도 탈세했다면 직을 버리겠다"던 종전의 자신 발언과 관련해선 "그때까지는 내가 몰랐기 때문에 상황이 그렇게 돼서 얘기한 것이다"며고 말해, 대법원장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시선을 싸늘하며 한나라당 등 야당의 비난공세가 시작돼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