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족의 반란', 강봉균+<조선일보> 연합
강봉균 "김근태는 좌파", <조선> "분양원가 공개는 반시장적"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등을 강력반대해 열린우리당내에서 질타를 받고 있는 관료 출신 강봉균 정책위의장이 3일 분양원가 공개 등을 요구하는 김근태 의장 등을 '좌파'로 비난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강 의장 주장을 격찬하며 대대적 지원사격을 폈다. '건설족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양상이다.
강봉균 <조선일보>와 인터뷰서 김근태 등에 색깔공세
4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3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김근태 의장이 당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 의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김 의장이) 백의종군하거나, 다른 길로 가야 한다. 갈라서는 것이 해결 방법은 아니지만 생각을 바꾸든가,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대북 포용정책 등을 놓고 김 의장과 갈등을 빚어온 강 정책위의장은 김 의장의 정책노선을 비판하면서 ‘좌파’라는 말까지 썼다. 그는 “좌파라고 하면 딱 좋겠는데, 그럴 수는 없고…”라며 “(김 의장과 같은) 그런 목소리가 여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요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권오규 경제부총리 등 정부 쪽과는 토론이 가능한데, (여당에는) 합리적 의견에도 승복하지 않는 세력이 있다”고도 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정책 실패 이유에 대해서도 “(2005년) 8·31 대책 때 공급확대 없이 세금만 올리는 수요억제책은 오히려 집값을 올린다고 반대했는데 청와대가 밀어붙였다”고 청와대를 비난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개입 움직임에 대해 “단임 대통령은 정권 경쟁에서 배후지원세력은 될 수 있지만 주역이 될 수는 없다”며 “노 대통령은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자신이 목소리를 높이게 된 이유에 대해 “당내 숫자는 많지만 목소리를 내지 않던 중도 실용파 의원들을 대신해 악역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한나라당에 중산층을 많이 빼앗겼다”며 “통합신당은 대북·경제 정책에서 중산층을 끌어안는 쪽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여당 지지율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는데, 원인을 진단해 보면 대북정책에 있어서 국제공조보다 민족공조를 더 중시하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친북좌파…”라고 했다가 이 표현을 취소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고위 당정협의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문제와 관련, 당시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과 윤광웅 국방장관도 ‘한반도 해역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고도 PSI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고 보고했고, 참여에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며 “그런데 (정부와 김근태 의장은) 북한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핵 실험 이후 한반도 문제를 푸는 데 현명한 처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금강산 관광은 북한 주민과 차단된 프로젝트로 북한 개방효과가 의문인 사업”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강 정책위의장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노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김 의장의 의장직 사퇴와 함께 노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현 여권의 정책노선과 흐름을 같이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사설, 강봉균 격찬하며 분양원가 공개 맹비난
<조선일보>는 강 정책위의장의 이같은 인터뷰를 '중도실용파 강봉균의 직견탄'이란 제목으로 3면 톱기사로 대서특필한 데 이어, 4일 별도로 사설을 통해 그의 주장을 격찬하며 분양원가 공개, 반값 아파트 등을 '반시장적 정책'이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사설은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무현정부의 부동산세금 정책과 노대통령의 분양원가 공개 지시를 질타한 강 정책위의장의 주장을 소개한 뒤, "그가 좀 더 일찍 바른 소리를 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의미 있는 얘기"라며 "여당의 정책 총괄 책임자가 자기 입으로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이 정권의 부동산정책은 ‘실패작’이라고 털어놓은 것이다. 다음은 임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올해까지 섣불리 반시장적 정책을 밀어붙이려다 또 시행착오를 저질러선 안 된다는 뜻"이라고 격착했다.
사설은 이어 노무현 정권기간 집값 폭등을 적시한 뒤, "이 정부는 기본적으로 집값을 결정하는 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학 원론마저 거들떠보지 않았다"며 "2002년 한 해 53만호였던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2006년 33만호로 줄었다. 특히 수도권지역 공급을 졸라매는 바람에 2003년만 해도 새집 열 채 중 여섯 채가 수도권에 지어졌던 것이 지난해엔 열 채 중 세 채꼴로 줄었다. 이런데도 수도권 집값이 폭등하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또한 "반값 아파트와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주장 같은 반시장적 정책이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며 "올해도 정부와 집권당이 물을 낮은 데서 높은 데로 흐르게 할 수 있다고 억지를 계속 부리는 한, 국민의 고통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값 아파트'는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의 주장이자 한나라당의 당론이며, 분양원가 공개는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년초 전격 선언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이를 '정부와 집권당의 억지'로 사실을 왜곡해 매도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미 한나라당을 '집권당'이라고 생각, 이같은 착각(?)을 했는 지도 모르는 일이다.
건설족의 반격
강봉균 정책위의장과 <조선일보>의 만남은 건설족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대선 국면을 맞아 열린우리당은 물론, 한나라당까지 나서 분양원가 공개-반값 아파트 공급 등에 적극 나서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건설족의 핵심주체인 관료들과 보수언론이 대대적 반격에 나선 게 아니냐는 풀이다.
강 정책위의장은 열린우리당 부동산특위에서 유일하게 분양원가 공개를 반대해 여러 차례 '공개비판'의 대상이 됐다. 열린우리당은 재경부장관 출신인 그가 권오규 경제부총리, 박병원 재경차관, 이용섭 건교장관 등 관료들과 연합해, 분양원가 공개 등에 적극 저항하고 있는 것을 '건설족 관료들의 저항'으로 규정하며 강력 비판해왔다.
강 정책위의장이 분양원가 공개 등을 주장하는 김근태 의장을 "좌파"라고 규정하며 색깔공세를 펴고 나선 것은 열린우리당에서 축출위기에 몰린 그의 마지막 저항으로 풀이된다. 국민 90%가 수년전부터 강력 요구하고 있는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색깔공세를 편 것은 강 정책위의장이 처음이 아니다.
김진표 열린우리당 의원도 경제부총리를 맡고 있던 지난 2003년 10.29 부동산대책 발표 당시 분양원가 공개가 빠진 데 대한 국민적 비난이 쇄도하자 "젊은 네티즌을 중심으로 좀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것 같은데, 정부 입장에서는 더 강력한 것은 사회주의적인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파문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조선일보>가 강봉균 정책위의장의 "김근태 좌파" 발언을 전하며 "관료·기업인 출신 여당의원들의 뜻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풀이한 것은 강봉균 뿐 아니라 김진표 등 여타 관료출신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생각도 엇비슷함을 보여주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강봉균과 <조선일보>의 연합과 관련,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열린당에서 문을 두드리는 의원들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바로 관료출신 의원들을 의미한 게 아닌 지 모르겠다"며 "<조선일보>가 강 정책위의장을 전폭 지원하고 나서는 것을 보니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강봉균 <조선일보>와 인터뷰서 김근태 등에 색깔공세
4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3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김근태 의장이 당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 의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김 의장이) 백의종군하거나, 다른 길로 가야 한다. 갈라서는 것이 해결 방법은 아니지만 생각을 바꾸든가,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대북 포용정책 등을 놓고 김 의장과 갈등을 빚어온 강 정책위의장은 김 의장의 정책노선을 비판하면서 ‘좌파’라는 말까지 썼다. 그는 “좌파라고 하면 딱 좋겠는데, 그럴 수는 없고…”라며 “(김 의장과 같은) 그런 목소리가 여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요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권오규 경제부총리 등 정부 쪽과는 토론이 가능한데, (여당에는) 합리적 의견에도 승복하지 않는 세력이 있다”고도 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정책 실패 이유에 대해서도 “(2005년) 8·31 대책 때 공급확대 없이 세금만 올리는 수요억제책은 오히려 집값을 올린다고 반대했는데 청와대가 밀어붙였다”고 청와대를 비난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개입 움직임에 대해 “단임 대통령은 정권 경쟁에서 배후지원세력은 될 수 있지만 주역이 될 수는 없다”며 “노 대통령은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자신이 목소리를 높이게 된 이유에 대해 “당내 숫자는 많지만 목소리를 내지 않던 중도 실용파 의원들을 대신해 악역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한나라당에 중산층을 많이 빼앗겼다”며 “통합신당은 대북·경제 정책에서 중산층을 끌어안는 쪽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여당 지지율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는데, 원인을 진단해 보면 대북정책에 있어서 국제공조보다 민족공조를 더 중시하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친북좌파…”라고 했다가 이 표현을 취소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고위 당정협의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문제와 관련, 당시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과 윤광웅 국방장관도 ‘한반도 해역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고도 PSI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고 보고했고, 참여에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며 “그런데 (정부와 김근태 의장은) 북한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핵 실험 이후 한반도 문제를 푸는 데 현명한 처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금강산 관광은 북한 주민과 차단된 프로젝트로 북한 개방효과가 의문인 사업”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강 정책위의장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노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김 의장의 의장직 사퇴와 함께 노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현 여권의 정책노선과 흐름을 같이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사설, 강봉균 격찬하며 분양원가 공개 맹비난
<조선일보>는 강 정책위의장의 이같은 인터뷰를 '중도실용파 강봉균의 직견탄'이란 제목으로 3면 톱기사로 대서특필한 데 이어, 4일 별도로 사설을 통해 그의 주장을 격찬하며 분양원가 공개, 반값 아파트 등을 '반시장적 정책'이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사설은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무현정부의 부동산세금 정책과 노대통령의 분양원가 공개 지시를 질타한 강 정책위의장의 주장을 소개한 뒤, "그가 좀 더 일찍 바른 소리를 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의미 있는 얘기"라며 "여당의 정책 총괄 책임자가 자기 입으로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이 정권의 부동산정책은 ‘실패작’이라고 털어놓은 것이다. 다음은 임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올해까지 섣불리 반시장적 정책을 밀어붙이려다 또 시행착오를 저질러선 안 된다는 뜻"이라고 격착했다.
사설은 이어 노무현 정권기간 집값 폭등을 적시한 뒤, "이 정부는 기본적으로 집값을 결정하는 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학 원론마저 거들떠보지 않았다"며 "2002년 한 해 53만호였던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2006년 33만호로 줄었다. 특히 수도권지역 공급을 졸라매는 바람에 2003년만 해도 새집 열 채 중 여섯 채가 수도권에 지어졌던 것이 지난해엔 열 채 중 세 채꼴로 줄었다. 이런데도 수도권 집값이 폭등하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또한 "반값 아파트와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주장 같은 반시장적 정책이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며 "올해도 정부와 집권당이 물을 낮은 데서 높은 데로 흐르게 할 수 있다고 억지를 계속 부리는 한, 국민의 고통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값 아파트'는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의 주장이자 한나라당의 당론이며, 분양원가 공개는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년초 전격 선언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이를 '정부와 집권당의 억지'로 사실을 왜곡해 매도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미 한나라당을 '집권당'이라고 생각, 이같은 착각(?)을 했는 지도 모르는 일이다.
건설족의 반격
강봉균 정책위의장과 <조선일보>의 만남은 건설족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대선 국면을 맞아 열린우리당은 물론, 한나라당까지 나서 분양원가 공개-반값 아파트 공급 등에 적극 나서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건설족의 핵심주체인 관료들과 보수언론이 대대적 반격에 나선 게 아니냐는 풀이다.
강 정책위의장은 열린우리당 부동산특위에서 유일하게 분양원가 공개를 반대해 여러 차례 '공개비판'의 대상이 됐다. 열린우리당은 재경부장관 출신인 그가 권오규 경제부총리, 박병원 재경차관, 이용섭 건교장관 등 관료들과 연합해, 분양원가 공개 등에 적극 저항하고 있는 것을 '건설족 관료들의 저항'으로 규정하며 강력 비판해왔다.
강 정책위의장이 분양원가 공개 등을 주장하는 김근태 의장을 "좌파"라고 규정하며 색깔공세를 펴고 나선 것은 열린우리당에서 축출위기에 몰린 그의 마지막 저항으로 풀이된다. 국민 90%가 수년전부터 강력 요구하고 있는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색깔공세를 편 것은 강 정책위의장이 처음이 아니다.
김진표 열린우리당 의원도 경제부총리를 맡고 있던 지난 2003년 10.29 부동산대책 발표 당시 분양원가 공개가 빠진 데 대한 국민적 비난이 쇄도하자 "젊은 네티즌을 중심으로 좀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것 같은데, 정부 입장에서는 더 강력한 것은 사회주의적인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파문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조선일보>가 강봉균 정책위의장의 "김근태 좌파" 발언을 전하며 "관료·기업인 출신 여당의원들의 뜻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풀이한 것은 강봉균 뿐 아니라 김진표 등 여타 관료출신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생각도 엇비슷함을 보여주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강봉균과 <조선일보>의 연합과 관련,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열린당에서 문을 두드리는 의원들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바로 관료출신 의원들을 의미한 게 아닌 지 모르겠다"며 "<조선일보>가 강 정책위의장을 전폭 지원하고 나서는 것을 보니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