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朴대통령에게 '국정조사 촉구' 서한
"대통령 결단 없다면, 민주당은 싸울 수 밖에 없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노웅래 비서실장을 통해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달한 서한에서 "대통령의 침묵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만약 미국에서 CIA가 대선에 개입하고 FBI가 이를 은폐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면, 이와 관련해 대통령이 아무 말없이 침묵하고 있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이 하루속히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6월 임시국회가 며칠 남지 않았다. 끝내 대통령의 침묵이 계속되고 집권당의 국정조사 합의파기 상황이 계속 이어지다가 6월 국회가 이대로 끝나버린다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더욱 심각한 위기에 놓일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려는 대통령의 결단이 없다면, 민주당은 기어코 싸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민주당이 당당하게 싸우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내일이 어두워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빠른 결단이 있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난 대선과정에서 박근혜 후보가 국정원의 개입사실을 알고 있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후보 당시 '여직원의 인권문제'라고 말한 것은 잘못된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점에 대해서는 국민앞에 대통령의 사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대국민사과도 요구했다.
그는 "국정조사는 즉각 시작돼야 한다"며 "대통령을 흔들기 위한 국정조사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정원과 경찰, 검찰 등 국가 기관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다 엄격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여야가 신속하게 논의해 개혁안을 마련해야한다. 이는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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