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만 '슈퍼추경', 쓸 돈은 7조3천억 불과
민주 "도저히 수용불가", 새누리 "대기업때리기 멈춰야"
그러나 여기에는 세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12조원이 들어가 있는만큼 순수한 세출 확대는 기금 증액을 포함해 7조3천억원이어서 경기부양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2013년 추가경정예산안'에서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을 위해 17조3천억원의 추경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추경은 경기 마중물로, 0.3%포인트 정도 성장에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다"며 "하반기에는 3%대의 성장률을 회복하고 연간 전체로는 2%후반의 성장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이번 추경으로 2.3%로 예상되는 올해 성장률을 2.7~2.8% 정도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실질 세수지출 7조3천억원 중 40%(3조원)는 부동산 활성화, 일자리 확충, 서민 안정에 투입된다. ▲국민주택기금 1조원 출자 등 서민 주거안정 1조4천억원 ▲일자리 창출 4천억원 ▲저소득층ㆍ취약 계층 지원 3천억원 등이다.
또 ▲중소기업과 수출기업 지원에는 1조3천억원이 배정되고 ▲나머지 3조원은 취득세 감면 연장에 따른 지방 세수 보전 등 지방 재정 확충에 쓰인다.
추경 재원의 대부분인 15조8천억원을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이밖에 한은 잉여금 확대(2천억원), 세출감액(3천억원), 세계잉여금(3천억원)과 기금 자체 재원 활용분 등으로 약 1조원 가량을 마련한다.
이처럼 이번 추경은 외형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직후인 2009년 편성한 28조4천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이나, 세수 부족분 12조원을 빼면 실제로 경기부양에 쓸 수 있는 돈을 얼마 안돼 경기부양 효과가 의문시되고 있다.
변재일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추경안"이라며 "세입보전용 추경으로 세출확대용은 5조3천억에 불과하다. 지난 1일에 발표한 부동산 대책 지원 내용이 1조4천억이고, 세수 감소에 따른 지방 세수 지원에 1조가 들어가면 실질적으로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는 2조9천억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일자리창출 예산안은 4천억에 불과하다. 이런 예산을 어떻게 시급한 민생경제를 위해, 일자리 위해 만든 추경이라 판단하겠나"라며 일자리창출 추경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민주당은 정부의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벼뤘다.
새누리당도 얼마 안되는 세출확대만 갖고는 경기부양이 힘들다며, 이를 '대기업 때리기' 중단의 명분으로 앞세우고 나섰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 예산액이 제법 커 보이지만 세입경정을 뺀 세출예산은 4조원에 불과하고 사업이 별로 많지 않다"며 "추경이 겨냥하는 목표가 국내총생산 성장률 기준으로 3%도 안 되기 때문에 고용 진흥 효과가 별로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진짜 중요한 것은 기업 투자의욕을 고취해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데 있다"며 "정부가 앞장서 기업투자가 제대로 되도록 종합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단기적 시각을 갖고 대중 인기에만 영합하는 식의 접근을 하면 경제를 살려내기 어렵다"며 "인기영합적 정책과 법률만 먼저 통과되면 실제 경제활동은 자꾸 위축되고 일자리창출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대기업 때리기 중단을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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