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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극우세력과 연대해 정치복귀하나

조갑제 “이회창, 김대중 본받아 정치 복귀하라” 촉구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최근 극우집회에서 현정부 비판 강연을 한 데 이어, 극우논객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도 이 전 총재의 정치복귀를 촉구하고 나서 이 전 총재가 극우세력과 함께 정치활동을 재개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조갑제 “이회창 해악은 새발의 피”

조 대표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이회창씨가 김대중씨에게서 배울 점들>이라는 글을 통해 “김대중씨는 김정일에게 약점이 잡힌 상태에서 반역적이고 사기적인 6.15 선언을 만들어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뜨린 과오로 해서 정치가로 기록되지 못하고 정상배로 평가될 것”이라고 비난하면서도 “그의 이런 악행에도 불구하고 프로 정치인으로서 그의 집념과 부지런함과 성실함을 배워야 할 사람이 있다. 바로 이회창씨”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씨가 나라에 끼친 해악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김대중씨에 비교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 정도”라고 주장하며 “그럼에도 이씨는 꼭 무슨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칩거하여 애국운동과 거리를 두고 있다”고 이회창씨의 정치복귀를 촉구했다.

그는 이어 “두 번이나 대통령 선거에 나와서 각각 1천만 표씩 받았던 사람은 죽기 전에는 정치에서 은퇴할 수가 없는 운명이 된다”며 “정계에서 은퇴하는 것은 정당생활을 하지 않고 대통령 선거에 나서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이다. 남북무장대치상황에서는 정치의 본질이 체제와 개인의 생존이므로 어떤 국민도 이민을 가지 않고서는 정치에서 은퇴할 수가 없다”고 재차 정치복귀를 촉구했다.

그는 또 “이회창씨는 정치적 행동을 해야 할 국민으로서의 의무가 있다”며 “이씨는 김대중씨의 방북책동을 저지하는 국민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는 대통령이 되려고 한 사람으로서의 의무, 한 시민으로서의 의무, 그리고 은퇴가 불가능한 정치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그에게 요구하는 행동이다”라며, 오는 4월로 예정된 김대중 전대통령의 방북을 막기 위한 극우세력의 행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회창의 심상치 않은 행보

조 대표의 이같은 이회창 복귀 주장은 일개 극우논객의 주장으로 치부할 수도 있으나, 이 전 총재가 최근 극우인사들과 잦은 접촉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모종의 정계 복귀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이회창


2002년 대선 패배 뒤 정계를 은퇴한 후 일체 공개강연을 하지 않아온 이회창 전 총재는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외교센터에서 열린 황장엽 전 북 한 노동당 비서의 저서 <민주주의의 정치철학> 출판기념회에 참석, 축사를 통해 “김대중(DJ) 정권 이후 이 정권(노무현 정권 )에 이르기까지 친북좌파 세력이 득세하면서 나라 안이 분열과 갈등으로 뒤범벅이 됐다”며 현 정부를 비난한 바 있다.

그는 DJ정부의 햇볕정책과 관련, “북이 핵무기를 개발했고, 햇볕정책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북한의 개혁개방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패”라면서 “금강산 관광사업이나 개성공단 건설, 경원선 철로 연결 등은 남측의 투자내용일 뿐 북한체제의 개혁개방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햇볕정책을 계승했다는 현 정권은 대북정책 의 명분에서 북한의 개혁개방을 빼버린 것 같다”며 “북한 독재 체제의 변화는 이미 이 정부의 관심사항이 아니며 오히려 북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나라는 북한의 자유와 민주화를 주장하거나 무원칙한 햇볕론을 비판하면 반(反)통일세력이니 수구세력이니 하는 말을 듣게끔 돼버렸다”며 “이렇게 몰아붙이는 자들이 오히려 반통일세력이고 수구세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해 참석한 우익인사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TK-충청서 복귀 여론 높아

이날 연설을 전해들은 정치권 인사들은 이 전 총재가 극우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복귀를 시도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황장엽씨 등과 절친한 조갑제 대표가 이 전 총재의 정치복귀를 촉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해석하는 분위기다.

이 전 총재가 이렇듯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최근 실시한 일부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가 지난달 2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와 함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5.1%가 정계 복귀에 반대하고, 31.2%는 정계 복귀에 찬성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반대 여론이 높으나, 이 전총재측이 주목하는 것은 그의 정계 복귀 지지층의 ‘지역성’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전 총재의 복귀에 찬성 의견을 보인 지역은 그의 고향인 대전과 충청, 그리고 전통적 지지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이었다. 또 지지 정당별로는 한나라당과 국민중심당 지지자들이 이 전 총재의 정계 복귀에 상대적으로 많은 찬성을 했다.

이 조사결과를 접한 이 전 총재 측은 상당히 고무됐고, 올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하며 특히 5.31 지방선거를 계기로 노대통령 레임덕이 급류를 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치 복귀를 위한 수순밟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정가의 관측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총재가 극우세력과의 연대형태로 정치 복귀를 시도할 경우 네거티브 이미지가 강화되면서 여론의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도 이 전 총재의 복귀에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어 과연 이 전 총재의 복귀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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