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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 KT&G 이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매집

SK 주식도, 적대적 M&A 공세 재개?

해외투기자본의 KT&G에 대한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시도에 이어 외국투자자들이 국내 기업의 지분 인수에 잇달아 나서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지분 인수의 목적을 ‘경영 참가’로 밝히고 있어 이들이 추가적인 지분 매입을 통해 경영권 획득에 나설 경우 KT&G 사태 못지 않은 적대적 M&A 파문이 일 전망이다.

무엇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지분을 인수한 기업이 지난 2003년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SK, 지난 2004년 KCC와 경영권 분쟁을 한 현대엘리베이터라는 점에서 두 기업은 자칫 2년여만에 다시 적대적 M&A의 늪에 빠져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쉰들러 홀딩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54% 매입 2대주주

세계 최대의 에스컬레이터 제조업체이자 세계 2위의 엘리베이터업체인 스위스 쉰들러홀딩스AG는 28일 장외 매수를 통해 KCC와 KCC건설, 정상영 KCC 명예회장 등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1백82만1천8백92주(25.54%)를 1천4백93억원에 사들였다.

KCC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쉰들러는 단번에 2대주주이자 단일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쉰들러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최초지분변동신고서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보유 목적이 경영참가라고 밝혔다.

쉰들러는 이날 공시를 통해 ▲이사·감사의 선임·해임 ▲정관 변경 ▲자본금 변경 ▲회사 합병·합병 분할 ▲회사 해산 등 경영참가 보유목적에 관한 모든 항목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쉰들러측 홍보 대리인은 "본사는 현대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의도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으며, 우호주주로서 장기 투자하겠다는 게 쉰들러의 분명한 입장"이라며 “하지만 향후 기술 제휴나 협력 과정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몰라 지분 매입 목적을 경영참가로 밝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쉰들러측이 당장 적대적 M&A에 나서지 않더라도 현 경영진의 경영방식에 불만을 가질 경우 곧바로 경영권 분쟁이 터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증권 전문가들은 쉰들러의 이같은 지분 매입 및 공시내용에 대해 이사 및 감사 선임, 정관 변경 등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사항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날 현대그룹을 직접 방문, “우호세력으로 남겠다”는 뜻을 전했던 쉰들러가 경영 참가로 지분매입 목적을 공식화함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를 포함한 현대그룹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특히 쉰들러가 추가적인 지분매입을 통해 경영권 획득을 시도할 경우 다시 한번 경영권 및 주식갈등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우호지분 충분해 적대적 M&A는 불가능”

현대엘리베이터측은 적대적 M&A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쉰들러의 추가적인 움직임 여부를 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현정은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 여사의 지분 19.4%를 포함, 현정은 회장 3.9%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30%인데다 자사주 12.3%와 우호지분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쉰들러의 지분 25.54%에 큰 차이로 지분을 갖고 있어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이 없다는 판단이다.

현대그룹 측은 그동안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에 관심이 보여왔지만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그룹의 지주회사라는 점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넘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쉰들러가 추가적인 지분 매입에 나서는 한편 과거 KCC와의 경영권 갈등 당시 주가 상승으로 이익을 본 해외투자자 및 소액주주들을 규합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는 순식간에 경영권 분쟁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도 SK 주식 추가 매입해 관심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 역시 SK 주식을 추가 매입, 뉴질랜드 소버린자산운용과 벌였던 경영권 분쟁의 악몽이 다시 재현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는 지난 27일 SK㈜ 주식 1백33만6천8백20주를 지난해 12월8일부터 이날까지 장내 매입, 보유지분을 5.03%에서 6.06%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현재 SK의 2대주주인 템플턴에셋이 밝힌 지분 투자 목적은 쉰들러 홀딩스와 마찬가지로 ‘경영참가’다.

특히 템플턴에셋이 이달초까지 벌어졌던 KT&G 경영진과 국제적인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경영권 분쟁 당시 아이칸에 측에 선 적이 있어 자칫 다시 한번 적대적 M&A의 회오리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SK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2.77%(1천6백65만7백75주)에 불과하고 자사주 6.76%(8백82만2천3백주)를 포함하더라도 지분율이 19.53% 정도에 그치는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50.65%에 달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제기되고 있다.

주가상승 노린 투자인 듯...그러나 경영권 분쟁도 배제못해

그러나 일단 증권 전문가들은 소버린자산운용과 달리 장기투자자로 분류되는 템플턴에셋이 적대적 M&A에 나서기 보다는 향후 주가상승을 노린 투자목적으로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섰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SK가 보유한 SK텔레콤 등 우량 관계사들의 지분가치와 보유, 개발중인 유전가치와 함께 지난해 지분법 이익이 전체 영업이익 1조2천49억원의 61%인 7천3백87억원에 달하는 등 충분한 투자가치를 고려한 투자포트폴리오 변경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003년부터 3년에 걸쳐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을 치렀던 SK측은 템플턴의 지분매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7월 소버린이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겨우 벗어난 경영권 분쟁에 다시 빠져들 수 있다며 매입배경을 파악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특히 SK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인 반면 외국인 지분이 50%이상인 상황에서 외국인 지분들끼리 연합을 할 경우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SK측은 템플턴에셋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지분 매입 소식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는 전날보다 1만원 오른 8만8천5백원, SK 역시 전날보다 3백원 오른 6만2천5백원을 기록하며 두 종목 모두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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