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숫자가 정부가 작년에 부동산 폭등을 잡겠다며 야심적으로 내놓은 8.31대책 당시의 2배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부가 잇따라 제시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채 고가 아파트를 양산하는 실패의 연속임을 보여주는 산 증거다.

강남구 4만2천여가구로 전체의 39% 차지

6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11월 현재 서울지역에서 평균 매매가가 10억원 이상인 아파트는 총 10만9천1백66가구로, 작년 8.31대책 발표 당시 5만8백45가구의 2.1배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4만2천2백44가구로 전체의 39%를 차지했고, 서초구 2만2천74가구, 송파구 1만9천4백65가구, 양천구 1만96가구, 용산구 5천6백3가구, 영등포구 3천3백42가구, 강동구 2천7백80가구, 광진구 1천7백53가구, 강서구 1천2백48가구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강서구는 8.31대책 당시 10억원 이상 아파트가 26가구에 불과했으나 현재 1천2백48가구로 1년 2개월만에 48배가 늘어났고, 양천구(2천6백39가구)는 3.8배, 용산구(2천1백89가구)는 2.5배로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형별로는 30평형대가 전체의 35.3%인 3만8천5백30가구로 가장 많았고, 40평형대가 32.3%(3만5천2백93가구), 50평형대 20.4%(2만2천2백34가구), 60평형 이상 8.6%(9천4백22가구), 20평형대 이하 3.4%(3천6백87가구) 순이었다.

서울에서 평균 매매가가 가장 비싼 아파트는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73평형으로 41억5천만원이었으며, 2위는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7차 80평형으로 37억5천만원, 3위는 용산구 이촌동 한강자이 76평형으로 34억원, 4위는 강남구 도곡동 렉슬 68평형으로 33억5천만원이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10억원짜리 아파트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라면 평생 벌어도 살아보기 힘든 수준인데도 불과 1년3개월만에 두배가 넘게 급증했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제대로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고가 아파트를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