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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하루 두번 폭등"

<현장> 강북도 10억 아파트 출현, "이러다 나라 망하지"

‘추병직 발(發)’ 부동산 대란이 무섭게 번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강-남북 가릴 것 없이 아파트값이 아찔한 수직상승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하루에 2차례 아파트 값이 뛴다”

<뷰스앤뉴스>는 3일 최근 강북에서 가장 아파트값이 많이 뛴 노원구 중계동을 찾았다.

중계동 은행4거리 주변은 ‘강북의 대치동’으로 통한다. <부동산114> 조사결과(11월3일 기준)에 따르면, 중계동 은행4거리 주변에 위치한 청구3차 32평형은 3억4천~4억4천만원으로 매매되고 있다. <스피드뱅크> 2일자 조사결과도 4억~5억을 호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숫자는 옛날 것이었다. 본지가 현지에서 알아본 결과, 이 곳 아파트 값 상승은 그 끝을 장담하기 힘든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었다. 은행4거리를 기점으로 한 중계동 아파트 값이 2주만에 ‘평균 1억~2억원’이 올랐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청구3차 32평형의 3일 현재 시세는 두 부동산정보업체 시세보다 최하 5천만원에서 최고 2억1천만원이 더 많은 5억~5억5천만원대로 거래되고 있었다. 건교부의 2/4분기 중계 청구3차 부동산 실거래가(6월24일 거래기준)는 3억8천2백50만원이다. 넉달 사이에 최고 1억7천만원이 뛴 것이다.

이처럼 국내 최대 부동산정보업체들이 내놓은 매매가도 현재 이 지역의 정확한 매매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유력 부동산정보업체들이 발표하고 있는 주간 아파트 시가는 “전부 엉터리”라고 단정했다.

오후 7시 중계동 은행사거리. 강북의 대치동이라고 불리우는 이 지역은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학생들을 실은 학원차량이 쉴새없이 지나다니고 있었다.ⓒ뷰스앤뉴스


중계동 H부동산 관계자는 “하루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뛴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는 그것도 안통한다. 이제는 하루에도 낮과 밤 두 차례 씩 아파트 값이 변해있다. 아침에 한번, 저녁에 또 한번 하루 두 번 집값이 뛴다. 그걸 무슨 수로 정보업체에서 기준 시세를 작성하겠나”고 말했다.

중계동의 또다른 부동산 업자는 “며칠 전 XX 아파트 부녀회에서 ‘평당 1천6백만원 이하로는 절대 내놓지 말자’고 결의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 부동산에 집을 내놓은 사람이 계약자와 거래하려다 갑자기 계약서를 찢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 일대 다 돌아보라. 여기는 지금 전시 상황이다. 아파트 전시 상황”이라고 격한 반응을 나타냈다.

주공 아파트도 다를 바 없었다. 청구3차 맞은편에 위치한 중계 5단지 주공아파트의 3일 현재 매매가는 4억1천~4억5천만원(31평형기준)을 호가하고 있다. 5단지 주공아파트 역시 중계동 ‘은행4거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15평~31평형까지 모두 5개형, 2천5백세대가 있는 중계 5단지 주공아파트의 경우 강북지역 주공아파트 중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4거리에서 불과 1.5Km 남짓 떨어져 있는 상계동 주공 보람아파트의 현 시세는 턱걸이 2억대다.

강북 노원 50평형, 드디어 시가 10억 넘기다

이 곳의 아파트 폭등 상황은 단순히 폭등이라는 용어를 쓰기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드디어 강북지역에서도 10억대에 이르는 고가 아파트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간 강북지역에서 단독주택이나 소규모 대형 빌라 위주의 10억대 이상의 고가 물량은 존재했으나, 지금처럼 단지형태로 존재하는 아파트에서 10억대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노원구 중계동 대림 벽산 51평형의 현재 시세는 10억에서 최고 12억대를 돌파하고 있다. 41평형의 경우도 최고 8억원에 내놨다. 중계 신동아 37평형의 경우도 6억5천~8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모든 일이 채 2주도 안되는 ‘10일’만에 이루어진 일이란 얘기다.

중계동 B부동산 관계자는 “상승 조짐은 판교 분양가 나오고 은평 뉴타운 분양가도 나온 두 달 전 무렵부터 있었다고 보면된다”며 “그러나 (추병직 건교부 장관의) 신도시 발표가 완전히 기름을 부었다. 결국 모든 것은 열흘만에 이뤄진 작품이라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지금도 계속 탄력을 받고 있다. 이러다 나라 망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이 곳의 아파트 값 초폭등을 우려했다.

강북의 집값상승 바람에서 소외된 일부지역에서는 아파트 제값 찾기 운동까지 벌이고 있었다.ⓒ뷰스앤뉴스


오르지 않는 지역은 ‘아파트 값 제값 받기 운동’도 펼 쳐...

반면 중계동 바로 위 상계동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펼쳐지고 있었다. 상계 1~10동까지 전체 19단지가 분포돼 있는 이 곳 상계동 주공 아파트 단지는 아랫마을 ‘중계동 아파트 특수’를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지켜보고만 있었다.

상계동 S공인중개사는 “상계동은 교육시설도 없고 또 대부분 주공아파트 위주라 아파트값이 탄력을 안 받는다”며 “24평 기준으로 현재 1억7천만원까지 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 가격도 요즘 집 값 폭등에 따른 여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계동 주공아파트와 상계동 주공아파트 간 매매가가 2배 이상 차이 나기 시작하자 결국 이 곳 주민들의 불만도 폭발하기 시작했다. 중계동 M 주공아파트의 경우 중계동에 있지만 상계동 주공 아파트처럼 시세가 1억원대에 계속 머물자 주민들이 아파트 입구에 ‘아파트 제 값 받자’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주민 모임방을 개설하는 안내도 담겨있는 등 조직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모양새였다.

‘오세훈 발(發)’ 송파구의 아파트값 반전

최근 강남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이 지역은 문정동 법조타운, 송파신도시, 마천뉴타운, 장지지구 개발사업 등으로 집값 상승요인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실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35평형은 14억~14억5천만원으로 일주일새 무려 2억원이 올랐고, 문정동 올림픽훼미리 49평형도 1억원 가까이 올라 13억5천만~15억5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신도시 예정지로 선정된 인천 검단지구와 마찬가지로 최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물이 자취를 감췄고 1억원의 위약금을 물고 계약해지를 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집값 폭등의 시발점은 오세훈 시장의 말 한마디였다. 오 시장은 지난 10월 16일 송파구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송파대로 주변의 일반 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의 상업용지로의 용도변경과 관련 “가능한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거론한 송파대로 주변지역은 잠실주공5단지, 신천동 새마을시장, 방이동 먹자골목 등 총 30만평 규모. 상업용지로 용도변경이 허용되면 이 지역에는 고층 주상복합빌딩이 들어서게 된다.

특히 아직까지 재건축이 확정되지 않은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용도변경이 이뤄질 경우 고층 주상복합아파트로의 재건축이 가능해져 경제적 이익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다.

오 시장의 이 한마디는 당연히 이 지역의 집값 폭등을 몰고 왔다. 3일 현지 공인중개업자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오 시장의 발언이 소개된 바로 다음 날 아파트 가격은 1억원이 올랐다.

현지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오 시장의 발언을 ‘반전’이라고 표현하며 “작년에 송파구의 용도변경 승인을 반대한 것이 서울시였다"며 “작년에도 송파구의 추진으로 집값이 폭등했는데 이번에는 서울시가 나선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상승세가 지속돼 현재 잠실주공5단지 34평형은 13억원, 35평형은 14억 5천만원, 36평형은 16억원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불과 2주새 많게는 3억원 이상 가격이 오른 것. 여기에 더해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 발표는 이렇게 오른 거품가격을 실거래가로 고착시키고 있다. 거품이 빠질 틈도 없이 실거래가로 정착되고 있는 것.

송파구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오 시장의 발언 이후 폭등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이내 ‘용도변경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말이 나와 안정을 되찾을 줄 알았는데 정부 발표로 거품이 빠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돌아가면서 사람들의 기대심리만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호텔 2호점, 송파 신도시 등 워낙 입지가 좋아 강남의 마지막 투자처로 뽑히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부동산 가격 폭등은 최근 몇 년새 처음 있는 일”이라며 “기대심리로 매물을 거둬가고 돈 있는 사람들은 매수를 못해 안달이 난 지금의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파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 지역의 집값 상승은 정부의 신도시 정책과 맞물려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뷰스앤뉴스


“지금의 부동산 거품은 시장이 아니라 정부가 만들고 있다”

송파구의 집값 폭등은 문정동 올림픽훼미리 아파트에서도 이어졌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훼미리아파트 32평형은 9억5천만원, 43평형은 11억5천만원, 49평형은 15억원, 56평형은 18억원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지난 한달 간 많게는 1억원에서 1억5천만원까지 가격이 급상승한 것. 이 지역 역시 최근 들어 매물은 사라졌고 거래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려서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게다가 문정동은 서울시와 SH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법조타운을 비롯해 마곡 R&D센터, 장지지구 개발사업, 마천뉴타운, 송파신도시 등이 2010년을 전후로 들어서게 된다.

최근 판교신도시와 은평뉴타운의 고분양가, 정부의 신도시 발표 등 외부충격으로 폭등한 집값이 당분간 고속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정동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워낙 집값 상승요인이 많은 지역이라 당분간 집값은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며 “2~3년새 두 배 가까이 집값이 뛰다가 올해 초에야 안정을 되찾았는데 현 시점에서는 얼마나 더 오를지 모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참여정부 초반에 잡지 못한 집값이 결국 임기 말년에 폭발하는 것 아니겠냐”며 “주민들의 기대심리는 내년까지 이 지역의 호가를 급격하게 끌어오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관료들이 혹시 투기하나? 왜 분양가 공개 안하나?”

강남구와 노원구 공인중개업자들은 대략 이같은 아파트 폭등 대란 원인으로 3가지를 꼽고 있었다.

첫째는 판교→은평뉴타운→추병직 신도시로 이어지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책임을 물었다. 특히 판교 신도시와 은평 뉴타운의 분양원가가 턱없이 높게 책정되자 그 여파가 강남, 신도시를 거쳐 강북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계동 문화공인중개사 대표 L씨는 “과도하게 책정된 분양가로 인해 수도권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며 “고분양가는 사람들의 기대효과를 잔뜩 높여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강제 수용해서 만든 신도시나 뉴타운을 왜 그렇게 비싼 가격에 내놓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러면서 집값을 잡겠다는 게 참...”이라며 정부 정책에 혀 끝을 찼다.

송파구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판교와 은편에서 분양가를 올려치면서 생긴 거품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고 결국 실거래가로 굳어진 상황”이라며 “거품을 실거래가로 보충하는, 즉 정부 정책과 부동산 투기바람이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역시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이다.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는 대책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K 공인중개업자는 “난 고객들에게 판단이 헛갈리면 ‘정부의 소신을 믿지 말고 자신의 소신을 믿고 밀고 나가라’고 추천한다”며 우스개소리를 했다.

문정동에서 만난 부동산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을 ‘참여정부 정권말기의 누수현상에서 오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로 설명하기도 했다.

부동산 폭등의 마지막 이유로 부동산 업자들은 ‘대선 전초전’을 꼽았다.

중계동 C부동산 K씨는 “이미 내년 대선 전초전이 시작된 것 같다”며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똑똑한가? 대선 몇 번 치르더니 이제 벌써 다 아는 거야. 내년 대선 특수가 오기전에 이미 한 해 일찍 부동산 특수를 노리고 있는거지. 그게 지금 판교-은평-검단 하고 딱 맞물려 진행되는 거야”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정말 부동산 박사들이야”라며 “국민들이 늘 관료들을 앞서가니 이거야 원... 차라리 국민들이 부동산 정책 짜는 게 더 낫겠어...허허”라고 농을 건넸다.

“로또 1등 돼도 이제 강북 고가 아파트도 못사겠네”

강남-강북의 경제 양극화를 바라보던 강북 서민층들은 이제 강북 지역 내에서조차 벌어지고 있는 ‘강북 양극화’ 현상에 분노를 넘어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중랑구 면목1동에서 만난 H부동산 관계자는 “텔레비전에서 강남 부동산이 얼마다, 강북 부동산도 얼마다 해도 그거 다 딴 나라 이야기”라며 “아파트도 별로 없는 전형적인 서민 주거지역인 이 곳 면목1동이나 6동 사람들에게는 미친 소리로 밖에 안들린다”고 분노했다.

그는 “이 뒤편(면목 1동) 다가구 주택가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냐”며 “반지하 방2개에 1세대, 1층에 2세대, 2층에 2세대, 이렇게 5가구 평균 20명이 붙어 산다”고 말했다.

그는 “반지하 방 2개짜리는 기껏해봐야 5백(보증금)에 20(월세)만원, 1층 방 두개짜리도 전세 3천만원이면 둘러친다”며 “중랑도 재개발 한다 어쩐다 해서 좋아진다는데 그럼 뭐하나? 다 강남 사람들이 와서 상가같은 알짜배기만 거둬들이는데... 투기만 부추기는 꼴이지”라고 허탈해 했다.

그는 “이제 강북 50평도 10억대를 넘겼으니 로또 1등해도 잘 하면 못사겠다”며 “요즘 로또 1등해봐야 10억 갓 넘잖아. 세금 떼고 뭐 떼고 하면 결국 그런 고가 아파트는 못사는 거지. 우리나라 사람들 왜 그렇게 로또는 잘 맞혀 1등이 수두룩 나오는거야. 되는 일 참 없다”라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부동산전문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금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을 통해 전체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가져오지 못하고 오히려 해당지역의 투기만 부추기는 것”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암암리에 다운계약서까지 나도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규제정책에서 실패했고 더 이상 시장은 규제를 두려워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공급확대정책 없이 현재의 고분양가와 집값 상승을 잡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최병성, 김동현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11 28
    개안타

    선상님이 손한번 흔들면 된다
    그럼 광신도와 주사파들이 찌그러지거든.

  • 7 16
    크크크

    빵 한개에 4억 마르크
    독일쪼가 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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