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KBL 6강 PO, "정규리그 순위는 전력순이 아니에요"

[전망] 팀별 전력변수 요인으로 정규리그 순위 무의미

2005-200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1997년 KBL 출범 이후 그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인 시즌으로 기록되며 지난 26일 마감되었다. 이전 시즌 같았으면 이미 나와있을 플레이오프 대진과 일정도 정규리그 마지막 날인 지난 26일에 가서야 확정되었다.

6강플레이오프인 준준결승은 리그 4위 부산KTF-5위 전주KCC, 리그 3위 원주동부-6위 대구동양의 경기로 확정됐다. 4-5위전은 오는 31일 부산, 3-6위전은 다음달 1일 원주에서 3전 2선승제 시리즈로 막을 올린다. 준준결승에서 승리한 팀은 각각 리그 1위와 2위를 차지한 울산모비스, 서울삼성과 5전 3선승제의 준결승을 펼친다.

디펜딩 챔피언 원주동부는 막판까지 울산모비스, 서울삼성과 함께 정규리그 우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나 리그 막바지에 충격의 5연패를 당하며 3위로 주저앉았다. 시즌 마지막 두 경기에서 승리하긴 하였으나 다소 맥이 풀린 건 사실이다. 반면 대구동양은 사상 유례가 없었던 6강 플레이오프 혼전에서 강인한 근성을 과시, 플레이오프 막차티켓을 확보하며 분위기를 타고 있다. 특히,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보이는 원주동부를 준준결승상대로 만나 벌써부터 4강행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리그 3위-6위 원주동부와 대구동양 맞대결 상대전적에서 대구동양 우위

경기를 앞둔 현재 분위기는 정규리그 3위팀인 원주동부 보다 6위팀 대구동양이 더 좋아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양팀의 상대전적은 대구동양이 4승 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구동양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26일 창원LG와의 경기에서 주전인 김승현과 오용준을 출전선수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패해서 시즌 6위가 되면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보이는 원주동부를 만날 수 있는데 굳이 주전선수를 총동원해서 한 단계라도 순위를 높여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때문이다. 특히 양팀이 최근에 벌인 지난 3월 11일 맞대결에서 대구동양은 105-69, 36점차 대승을 거둔 바 있어 더욱 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상황이다.

NBA급 가드 김승현 중심의 팀플레이 양날의 칼

대구동양은 NBA에서도 통한다는 가드 김승현의 게임리딩을 바탕으로김병철과 오용준의 고감도 3점포가 연일 불을 뿜고 있고, 여기에 외국인 용병 리 벤슨과 클라크의 팀웍을 중시하는 착실한 플레이가 더해져 오히려 포스트시즌의 전력이 훨씬 더 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하고 있다.

다만 팀 전체가 김승현의 리딩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점은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경기상황에 따라 김승현이 파울트러블에 걸린다거나 갑작스런 부상으로 경기를 정상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곧바로 완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점은 김진 감독으로 하여금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원주동부 트윈타워 위력적이나 슈터진 기복 심해

반면 대구동양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만난 원주동부의 속내는 편하지 만은 않다. 사실 김주성, 자밀 왓킨스 트윈타워가 위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손규완, 양경민이라는 확실한 슈터들과 ‘터보가드’ 김승기의 빠르고 파워 넘치는 게임리딩이 여전히 훌륭하다.

원주동부의 새용병 죠셉 쉽 ⓒ 원주동부 프로미


그러나 이번 시즌들어 원주동부는 60점대 득점을 여러 번 기록하는 등 공격력에 있어 확연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김주성, 왓킨스 콤비의 골밑 주변에서의 득점은 안정적이지만 손규완, 양경민 등 외곽슈터들의 기복이 심해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득점이 들쭉날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새용병 죠셉 쉽이 경기를 거듭할 수록 착실한 플레이를 보여줘 그나마 위안거리다.

수비에서도 주전선수들의 스피드가 대구동양 김승현의 기민한 볼배급을 쫓아가기에는 역부족이지 않느냐는 평가다. 여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김승기 이외에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 확실한 백업요원이 부족한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리그 4위 부산KTF '빅맨' 딕슨 팀이탈로 골밑 장악력 약화

한편 또 다른 플레이오프 경기를 펼치게 될 리그 4위-5위 부산KTF와 전주KCC의 경기는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양팀모두 극심한 체력소모가 예상된다. 상대전적은 4승 2패로 부산KTF가 앞서있다.

리그 4위를 차지한 부산KTF는 신기성과 애런 맥기의 내-외곽 콤비플레이가 위력적이다. 또한 송영진, 조상현 등 포워드진의 공격력도 기복이 없어 어떤 경기상황에서도 쉽게 팀 밸런스가 무너져 내리지 않는 것이 큰 강점이다. 또한 주전 가드 신기성을 노장 김희선과 스피드가 뛰어난 황진원이 받치고 있어 가드진도 탄탄한 편이다.

그러나 골 밑에서 맹위를 떨치던 나이젤 딕슨이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딕슨의 대체용병으로 영입한 캔 존슨이 경기당 15.2 득점과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평균치는 보이고 있으나, 경기당 평균 19득점에 16리바운드를 기록했던 딕슨의 위력에는 훨씬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애런 맥기-나이젤 딕슨 콤비가 구축했던 강력한 인사이드 장악력은 현저히 저하된 상태다. 남은 기간동안 얼마만큼 포스트 플레이를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베테랑 선수 즐비한 리그 5위 전주KCC 큰경기 강해

‘농구대통령’ 허재 감독이 이끄는 전주KCC는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큰 경기에 강했던 베테랑들이 즐비하다. ‘영원한 오빠’ 이상민, ‘캥거루 슈터’ 조성원, ‘소리없이 강한남자’ 추승균 등 국내리그는 물론 국제경기 경험까지 두루 갖추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여전히 기복없는 정상급 기량을 펼치고 있는데다 외국인용병 찰스 민랜드와의 호흡도 국내 구단 가운데 최고로 평가할 만큼 톱니바퀴 같은 팀웍을 자랑한다. 여기에 대체용병으로 영입된 아써 롱의 플레이도 팀 합류초기에 팀플레이와 섞이지 못하던 불안정한 단계를 벗어나, 팀 공헌도를 높이고 있는 점도 희망적이다.

또한 감독과 선수들 모두 큰 경기경험과 우승경험이 많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강점을 갖는다. 큰 경기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선수가 많다는 의미는 위기상황 또는 돌발변수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실제 경기운영에서도 실책을 최소화하며, 팀이 가진 기량을 온전하게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전력 이외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골밑 열세극복 및 주전 체력부담 덜어줄 백업요원 활약 관건

그러나 전주KCC는 아써 롱이 부산KTF의 애런 맥기에 비해 다소 기량면에서 열세라고 평가되고, 백업센터진도 이렇다 할 선수가 없어 열세가 예상된다. 또한 주전선수들의 연령이 대부분 30대 중반으로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변청운, 표명일, 손준영 등 백업선수들의 활약이 관건이다.

지난 3월 16일 부산KTF와 KCC 두 팀간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친바 있다. 결국 97-96 1점차로 부산KTF가 승리했으나 결코 전주KCC가 기량에서 빌린 경기는 아니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런 경기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매 경기마다 반전을 거듭하는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현재 각 팀은 주축선수의 부상, 용병교체 등의 요인에 의한 전력변화를 겪었으므로 정규리그에서의 상대전적이 완전히 객관적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규리그 순위와 상대전적만으로 유-불리를 논하기도 어렵다.

한국판 ‘4월의 광란’이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임재훈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