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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경고 '콧방귀' 롯데월드, 결국 대형사고

예고된 인재, 무료개장 행사에 5만명 몰려 35명 부상

롯데월드가 무료 개방행사를 실시한 26일 이용한도를 초과하는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청소년 수십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롯데월드에서는 부상 및 실종 어린이가 속출했으며, 잠실역과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인근에서는 큰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특히 무료개장 행사시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찰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롯데월드 측은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롯데월드측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시민과 네티즌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정당 및 시민단체들은 롯데월드에서 지난 6일 놀이기구 인명사고에 이어 이날 또다시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롯데측의 안전불감증을 질타했다.

새벽 4시부터 인파 몰려.3시간만에 5만명 몰려

무료개방 행사에 따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 입구와 잠실역 등에는 이날 새벽 4시부터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3시간만인 오전 7시에는 5만여 명의 관람객이 몰리면서 통제 불능 상황으로 변했다.

롯데월드 측은 예상을 초과한 인파가 몰리자 질서유지에 나섰으나, 오전 7시20분께 뒤쪽에 서있던 관람객이 앞쪽 관람객을 밀어붙이면서 중경상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롯데월드 쪽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출입구 유리창이 깨졌고, 일부 관람객들은 골절 등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과정에서 박모(3)군이 턱이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았고 이모(15)양 등 35명이 찰과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롯데월드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들로 26일 롯데월드 인근은 교통마비 상태에 빠져들었다.ⓒ연합뉴스


사고 직후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의경 4백여 명을 배치, 질서 유지에 나서면서 사태는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

이에 대해 이용객들은 사고 우려에 대한 안내방송도 없었으며 대규모 인파가 몰림에 따라 일부 시설은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됐다고 롯데측에 거세게 항의했다.

롯데월드측, 경찰 경고 무시하고 대비 없이 행사 강행

롯데월드 측은 "좋은 취지로 기획한 행사였는데 이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부상자를 포함해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롯데월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오전 7시30분부터 안전요원 2백여명을 투입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했으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서 질서를 지키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롯데월드측이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유관기관과 협조해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실제 경찰은 롯데월드 측이 경찰에 지원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송파경찰서측은 "롯데월드가 경찰력 지원 요청을 한 적이 없다"며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리면 안전사고가 우려되므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공문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경고했다"고 밝혔다.

31일까지 예정된 행사 전면 취소...시민 항의 이어져

롯데월드측은 사고 직후 당초 31일까지로 예정돼 있던 무료개장 행사를 27일 이후 전면 취소키로 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당초 고객들에게 약속했던 무료개장을 다른 방식으로 실행에 옮길지는 논의가 끝나는 대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롯데월드 측은 홈페이지에 ‘입장 제한 안내’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출발' 고객사은 초청행사와 관련하여 3월 26일 11시 현재, 일일 제한 입장객수가 되어 더 이상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라는 문구만을 띄워놓고 있다.

롯데월드는 이달 6일 발생한 놀이기구 안전사고에 대해 사과하는 뜻에서 이날 무료 개장 행사를 마련했었다.

이에 대해 각 인터넷 사이트 등에는 롯데월드 측의 안전사고 불감증을 질타하고 대책을 촉구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각 인터넷 사이트에는 “롯데의 탐욕! 관리를 잘했으면 안전사고는 방지를 할 수 있을텐데(아이디 myway357)”, “이런 롯데의 안전의식으로 제2 롯데월드 정상 운영 가능할까?(joowon20)”, “롯데월드...더러운 대기업의 상술과 피해자(dsc78)” 등 롯데월드를 비난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잇달아 발생하는 놀이시설 안전사고, 안전불감증 개선해야

최근 놀이시설에서 잇달아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시민불안감이 커지는 데 대해 최근 한국소비자보호원과 정부 및 여야 정당들은 놀이시설 회사들의 안전 불감증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사고가 롯데월드 측이 시설 이용한도를 초과하는 대형 인파가 몰릴 가능성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고 경찰측의 수 차례 경고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면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4일에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캐리비언베이 6층 스파사우나에서 천장 일부가 무너져 내려 6명이 부상하고 8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당시 사고 때도 에버랜드 측이 119 신고를 하지 않는 반면 이용객의 신고로 119가 뒤늦게 출동했고 에버랜드 측은 대피방송도 하지 않아 추가 붕괴 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물의를 빚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최근 조사 결과에서도 안전사고가 많은 계절은 활동이 왕성한 여름(32%)과 봄(29.7%)이며, 사고 발생 장소도 공원ㆍ놀이시설이 전체의 10.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놀이시설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정브리핑도 지난 22일 “놀이시설 사고는 인재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대로 안전수칙을 지키고 또 평상시 제반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는 한편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전불감증에 대해 철저한 교육을 해나가고 아울러 각종 시스템에 대한 점검을 제대로 해나가야 한다”고 잇달은 안전사고에 대해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안전사고에 대한 아무런 예방조치도 없이 무료개방 행사를 마련한 롯데월드 측으로 인해 오늘 수십명이 다치고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며 “지난 6일 롯데월드 직원의 놀이기구 추락사에 대한 사과 조치로 무료 개방한 시설에서 또 다시 안전사고를 발생하게 한 롯데월드 측의 안전불감증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박대변인은 “롯데월드는 노동자 인명사고를 선심성 무료개방으로 입막음하려 하는 등 일부 재벌들은 자신이 저지른 인명경시와 사회질서 파괴에 대한 사과 방식에서 ‘돈이면 다 된다’고 하는 천박한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을 그대로 드러냈다”며 “관련 당국은 이같은 각종 인명사고와 불법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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