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추한 금호 오너의 '배째라'
수많은 임직원 고통에도 '내것'만 챙기려 버티기 계속
파산 위기에 직면한 금호 임직원들은 지금 처참할 정도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5천400여 직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두달째 월급을 못 받고 있고, 설 연휴도 마찬가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금호산업도 1월 월급을 받지 못했다.
이에 앞서 금호는 구조조정안을 밝히며 임직원 30%를 감원하고 남은 임직원들의 월급도 30% 깎겠다고 밝혔다. 다른 대다수 대기업들은 '환율 특수'로 보너스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금호 임직원들에겐 너무나 힘든 시련의 연속이다.
금호 임직원들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당사자는 다름 아닌 박삼구 명예회장 일가다. 이들은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을 봉이 김선달식으로 남의 돈으로 날로 먹으려다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를 벼랑 끝에서 밀어 떨어트렸다.
이쯤 되면 금호 오너 일가는 전 임직원 앞에 석고대죄하고 회사와 직원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오늘날의 금호가 있게 한 임직원들에 대한 마지막 예우이자 자세다.

그러나 박삼구 오너 일가는 시쳇말로 '배 째라' 식으로 버티며 임직원 전체를 나락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금호그룹 워크아웃때 채권단은 워크아웃을 받아들이는 대신 박 명예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을 요구했다. 당장 파산 위기에 몰린 계열사들을 위한 3천700여억원의 긴급 자금지원도 해주겠다고 했다. 이 돈이 들어오면 체임 등은 일단 해소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오너 일가는 최후통첩 시한인 7일 밤까지 사재 출연을 거부했다. 도리어 오너 일가인 박찬구 전회장과 아들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은 지난달 27, 28일 보유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기까지 했다. "은행권에 꿔준 돈이 18조원에 달하고 재계 서열 8위인 우리를 지방선거를 앞두고 감히 쓰러트릴 수 있겠냐"는 식이다. '대마불사식 배짱'인 셈이다.
발끈한 채권단은 8일 회의를 열어 금호에 대한 워크아웃을 중단하고 부도 처리후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애당초 이렇게 했어야 했다. 박현주 미래에셋회장 등 재무투자자들은 처음부터 박삼구 오너 일가의 경영권 박탈을 요구했다. 하지만 민유성 산업은행 회장 등 채권단의 미온적 태도가 금호 오너 일가의 오만을 키웠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단 한가지 분명해진 것은 박삼구 일가에겐 더이상 회사를 경영할 자격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자신이 범한 실수 때문에 임직원들이 겪는 고통을 외면하며 제 잇속만 챙기는 오너에게는 위기의 금호그룹을 이끌 '선장' 자격이 더이상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의 이런 모럴해저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쓰러졌던 환란이나 그 이후에도 숱하게 목격돼 왔던 풍광이며, 실제로 많은 실패한 오너들이 지금도 떵떵거리며 풍요롭게 살고 있다. 부자는 망해도 3대를 간다는 식이다.
민유성 행장은 그동안 금호 일가에게 "집 한 채를 빼놓고 모두 출연하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제 이 요구는 바뀌어야 한다. "집 한 채까지 모두 내놓아라"로. 그리고 또 한가지, "이제 금호를 떠나거라"도 추가돼야 한다. 박삼구 일가에겐 금호를 경영할 자격이 원천소멸됐기 때문이다. 비록 그 과정이 금호 임직원들에겐 고통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금호가 새롭게 부활할 수 있는 첩경이다.
재계의 한 전문 CEO는 8일 "박삼구 일가는 금호아시아나그룹뿐 아니라 우량기업인 대한통운, 대우건설까지 인수해 동반부실의 늪에 빠트렸다"며 "과거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을 사법처리했듯, 박삼구 명예회장에 대해서도 동일한 잣대가 적용돼야 마땅하다"며 법적 처벌을 주문하기까지 했다. 금호 오너 일가가 버티기로 나갈수록 세간여론은 물론, 재계여론까지도 급속 악화되는 양상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