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일본 국가신용등급 두단계 낮춰
日재정적자, GDP 197%로 급증...한국에도 '적색 경고음'
1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일본의 장기외화표시 채권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낮추었다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그러나 엔화 표시 채권등급은 'Aa3'에서 'Aa2'로 한단계 상향조정해 외화표시 등급과 엔화 표시등급을 똑같이 맞췄다.
이처럼 엔화 채권 등급은 높이고 외화 채권 등급을 낮춘 것은 일본의 내부 부채 상환 능력은 양호하나 외채 상환 능력은 현저히 악화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기에서 무디스의 안쓰러움이 읽힌다. 무디스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두 계단이나 추락시키면서 일본 이상으로 골병이 든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한 게 찔리는듯, 일본의 원화채권 등급을 한 단계 높이는 편법을 동원한 것이다. 하지만 국가신용등급이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는 잣대라는 점에서 외채신용등급이 떨어졌다는 건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무디스는 실제로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장기외화표시 채권 신용등급을 두단계나 낮춘 것과 관련, "일본이 대단히 많은 국가채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재정이 쇼크와 불균형의 영향을 받기 쉬우며 급격한 금리 인상을 초래할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세계 무역에 의한 심각한 타격, 일본의 경기후퇴 등의 엄격한 영향으로 인해 정부 재정적자가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어 "일본의 외환보유고 1조달러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큰 액수이나 일본 정부의 채무와 비교하면 적은 액수로, 이것만으로는 심각한 스트레스가 가해질 경우 리파이낸스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즉 일본정부가 발행한 외화채권을 사들인 외국계가 일제히 상환 요구를 할 경우 일본이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무디스의 일본 국가신용등급 하락은 최근 25조엔(2천630억달러)의 추가경기 부양 등을 약속한 아소 다로 일본총리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본은 이미 지난 잃어버린 10년때 방만한 재정집행으로 재정적자 규모가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OECD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발 세계금융위기후 일본정부의 계속되는 경기부양 정책으로 오는 2010년에는 일본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97%로 급증하면서 세계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지난해 GDP는 4조3천820억달러. 이에 기초하면 내년도 일본의 누적 재정적자는 8조5천여억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의미다. 무디스가 일본의 1조달러 외환보유고가 외채 상환능력 측면에서 볼 때, 너무 적다는 지적을 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국, 영국과 함께 세계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유지해온 일본의 신용등급 추락은 우리나라에도 반면교사의 경고음에 다름 아니다. 우리나라의 재정적자는 일본에 비교하면 아직 크게 양호한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후 우리나라는 잇따른 추경 편성으로 재정적자가 급증하고 있어, 이러다가 우리나라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재정건전성마저 크게 훼손되면서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재정부문이 상당 부분 과거 90년대 일본처럼 토목부문에 집중되는 대목에 대한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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