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교육부총리 사퇴를 요구한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에 대해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노원갑, 46)이 김 부총리가 '철밥통'을 깨려 하기 때문에 사퇴시키려 한다는 요지의 주장을 펴,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친노 성향의 정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얼마나 이들이 반성할 줄 모르고, 자기 아집과 패거리 의식으로 똘똘 뭉쳐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졸지에 '철밥통 집단'으로 전락한 민교협 등 교수들의 전면적 반발도 예상돼, 불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초래할 전망이다.
정봉주 “민교협, 철밥통 손 대려 하니 반발”
열린우리당 교육위 간사인 정 의원은 29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병준 파문과 관련, “솔직히 말하면 민교협 등에서 반대하는데, 그분들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교육계의 전체적인 문제는 각 이해단체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점”이라며 “정책수행에서 교원평가제나 대학구조조정에 대해 철밥통을 깨거나 손을 대는 문제에 대해 목소리가 커지며 여기에는 민교협도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 구조조정을 하게되면 교수의 직위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현재 이렇게 이런 문제에 대해 목소리가 큰데 이런 시기에 이런 부분을 조절할 사람은 많지 않다”며, 김 부총리가 논문 표절 및 중복게재 파문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총리 직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김 부총리가 대학구조조정을 하려하자, 민교협 등이 논문 파문을 빌미삼아 김 부총리를 몰아내려 하고 있다는 논리였다.
민교협(상임대표 김세균 서울대 교수)은 전날인 28일 공식 성명을 통해 “김 부총리의 ‘동일논문 중복발표’ 행위는 연구윤리를 철저하게 지도·감독해야 할 주무부서의 수장으로서는 심각한 결함”이라며 김부총리 사퇴를 촉구했었다. 민교협은 군사정권에 맞서 사회.교육 민주화 운동을 벌이던 교수들이 1987년 창립한 대표적 민주화세력으로 회원숫자는 1천3백여 명에 달한다.
따라서 정 의원의 '민교협 매도' 발언은 민교협 소속교수들의 거센 반발을 야기할 게 확실하며, 전날 함께 김병준 퇴진 성명을 발표했던 전국교수노조도 이를 용납치 않을 게 확실해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정봉주 의원은 외대 영어과를 졸업한 뒤 잡지사 기자를 거쳐 영어학원 사업으로 축재한 뒤 2004년 4월 총선때 당선된 초선의원이다.
민교협 등 교수들의 김병준 사퇴 요구를 '철밥통 지키기'라고 주장, 파문을 불러일으킨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 ⓒ연합뉴스
“김병준 문제된다면 교육계에서 교육부 수장 아무도 못나와”
한편 정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김병준 대변인'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는 재탕 논문과 관련,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중복 게재한 논문은 BK(두뇌한국)21과 관련해 중복 게재했다"면서도 "그러나 도덕적 흠결은 논문 중복 게재로 이득을 보기 위해 했을 때 문제가 된다. (김부총리는) 중복게재로 이득을 본 것이 없다”고 강변했다.
그는 또 김부총리의 도덕적 흠결로 향후 정책 집행에서 영이 서지 않을 것이라는 민교협의 지적에 대해 “도덕적 흠결이 있는 부분에 대해 본인도 인정했다. 영이 서지않는 것까지 연동시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고 과대해석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6년전 일반적으로 교수들 사이에 통용되던 관행으로 앞으로 영이 서지 않는다면 교육계에서 교육계 수장은 아무도 나올 수가 없다"고 강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