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팔고 달러 사고'...환율 폭등
주가도 6거래일째 추락, '구조조정 갈팡질팡'에 외국시선 냉랭
외국인, 국내에서 주식 팔고 해외에서 달러 사고...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째 급등하면서 1,450원에 바짝 다가섰다. 300억달러 통화스왑후 1,250원까지 내려갔던 환율이 보름여새 200원이나 오르며 통화스왑 이전으로 '원대복귀'한 셈이다.
이날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39.00원 폭등한 1,44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300억달러 통화스왑 발표 전날인 지난달 28일의 1,467.80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16.00원 상승한 1,425.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물 유입으로 1,413.00원으로 하락하고 저가인식 매수세가 들어오자 1,430원대로 상승했다. 이후 환율은 잠시 1,420원대로 밀렸지만 장 후반 역외에서 외국인들이 적극적인 달러 매수세가 폭주하면서 1,450.00원까지 급등했다. 외국인이 이날 증시에서 1천66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점도 환율 폭등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마디로 외국인은 한국에서 주식을 팔고, 역외에서 달러를 사들이면서 쌍끌이로 환율 폭등을 주도한 셈. 한국을 바라보는 외국의 시선이 날로 냉랭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심상치 않은 징후다.
여기에다가 이달말 외환보유고 2천억달러가 붕괴되고, 한국이 순채무국으로 전락할 것이란 전망도 환율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외환당국은 이날 환율 폭등에도 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
시장 일각에서는 환율의 거침없는 급등세를 볼 때, 1,500원선까지 위태로와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코스피, 건설-금융주 급락으로 6거래일째 추락
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2.16포인트(3.91%) 급락한 1036.1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엿새 연속 내린 것은 지난 9월26일부터 10월6일까지 6거래일째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 하락세가 가장 길었던 것은 지난 6월26일부터 7월4일까지 7거래일 하락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667억원과 1천967억원 순매도했고 개인만 3천587억원 순매수로 주가하락을 막으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건설사 유동성 위기설 및 건설 구조조정 부진 소식이 확산되면서 건설업종이 6.9% 급락했고, 보험 증권 비금속광물 서비스업종 등도 5%대 하락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일대비 9.72포인트(3.09%) 내린 305.26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시장 역시 외국인이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458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37억원, 74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외국인 왜 한국 부정적으로 볼까
이날 금융시장은 300억달러 통화스왑후 잠시 호전 기미를 보이던 외국인들의 시선이 다시 싸늘해지고 있음을 극명히 보여주는 것이어서, 상황의 심각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다시 싸늘하게 보는 것은 은행이 추진하는 부실 건설사 구조조정 등이 건설업계 집단저항으로 흐지부지 조짐을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설 부실을 껴안고 갈 경우 은행 등 금융 부실도 심화되면서 국가위기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부정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
또한 이명박 대통령의 시중금리 인하 지시 등 관치금융이 강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외국인들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환당국은 일단 이달말 외국계의 연말 결산이 이뤄지면 외국계의 '셀 코리아' 공세가 둔화되면서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나, 지금 시장 분위기는 외환당국 기대와는 따로 움직이는 양상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